집 짓는 자여

2016. 5. 1. 10:49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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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짓는 자여

이 공부를 하는 사람은 모두 출가자입니다. 집을 떠난 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집은 우리가 거주하는 물리적인 가옥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육신이 집입니다. 이 육신이 나라는 생각이 집입니다.

오감으로 경험되는 세계가 집입니다.

오감으로 경험되는 세계가 객관적인 사실이란 생각이 집입니다.

이 공부를 하는 사람은 이 육신과 세계라는 허구의 집을 떠나야 합니다.

발생한 것은 결국 소멸합니다.

발생했다가 소멸하는 헛된 것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됩니다.

집은 짓는 것은 머무는 것이요, 머문다는 것은 집착한다는 것이요,

집착한다는 것은 괴로움의 원인입니다.

원인을 지으면 반드시 그에 합당한 결과가 발생합니다.

이 공부를 하는 사람은 언제나 머무는 바 없이 길 위에 있습니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길 위에 다시 헛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이 길을 발견한 사람이 길 위에 다시 집을 짓고 있다면

어서 그 집을 등지고 길을 떠나십시오.

이 길을 개념화하는 것이 집을 짓는 일입니다.

개념화한다는 것은 대상화한다는 말입니다.

대상화한다는 말은 소유한다는 말입니다.

소유한다는 것은 구속되는 것입니다. 집착이요, 괴로움의 원인입니다.

어서 사망의 소굴에서 빠져 나오십시오.

온전히 깨어있는 정신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이 길을 걸어 가십시오.

한 걸음 한 걸음이 바로 이 길입니다.

아무것도 소유한 것 없이 이 길을 걸어 가십시오.

어디에도 머물지 말고, 어디에도 다시 집을 짓지 말고

모든 것을 내버려 둔 채 이 길을 가십시오.

집 짓는 자여, 이제 너를 보았노라!
너는 이제 다시 집을 짓지 못하리라!
모든 서까래는 부서졌고,
대들보는 산산조각 났다.
나의 마음은 열반에 이르렀고
모든 욕망은 파괴되어 버렸다!

 

- 몽지님

 

 

으름덩굴 꽃 / 백승훈 

꽃몸살 앓던 산벚꽃이
제 풀에 몸을 허물고 나면
떡갈나무 숲에선
한나절 뻐꾸기 울고
산벚꽃 진 자리
초록그늘 드리운 덩굴 속에선
암꽃 수꽃 숨어 핀
수줍음 많은 으름꽃들이
사랑을 속삭였다

몰래 하는 사랑이
더 뜨겁다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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