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고 바라보기

2016. 5. 14. 22:18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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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고 바라보기

바로 지금 이 순간, 모든 무의식적 전제, 믿음, 판단을 멈추어 보십시오.

어디에도 의식의 초점을 두지 말고 그냥 활짝 열어두어 보십시오.

그냥 존재만 하십시오.

그 텅 비어있는 의식의 공간 속에서 온갖 변화작용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어떤 의도도 없는데 모든 것이 저절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소리가 들립니다. 그런데 들리는 소리뿐만 아니라 소리가 드러나는 바탕이랄까,

소리의 근원이랄까가 감지됩니다. 미묘하지만 어떤 무엇이 있습니다.

생각을 일으키지 말고 그저 소리에 공명하는 그것을 느껴보십시오.

그것 자체로 공명하십시오. 스스로 공명하고 있는 의식 자체로 존재하십시오.

어떤 모양도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무엇을 느껴보십시오.

대상이 없는 의식 자체가 스스로를 느끼는 기분은 어떨까요? 느껴보십시오.

지각이 일어나는 텅 빈 배경을 의식해 보십시오.

의식하는 그것이 의식되는 바로 그것임을 보십시오.

찰나의 순간 신비의 문 안으로 들어가십시오.


- 몽지님

 

 

쥐똥나무에게 사과하다

쥐똥냄새 나는 이름이 싫다고
개명해달라고 말도 못하는 쥐똥나무
이렇게 고운 향기를 가지고 있다고
한 번도 각주를 달지 않은 쥐똥나무

향기는 보지 않고 쥐똥만 보는 시대
겉모습에 취한 세상은 눈에 보이는 것이 먼저란다
쥐똥나무야 미안하다

공원에 나갔다가 반성문 한 장 쓰고 돌아왔다

- 마경덕, 시 '쥐똥나무에게 사과하다' 부분 -


요즘 쥐똥나무가 하얗게 꽃을 피웠습니다.
꽃 지고 맺힌 열매가 익으면 마치 쥐똥 같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공원에서는 윗부분을 싹둑 잘라버려서 작고 보잘것없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키도 크고 향기도 좋습니다.
눈에 들지 않는 이름, 혹은 선호도에 밀린 것에
우리는 편견을 입혀 폄하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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