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 타인의 시선

2016. 5. 28. 20:2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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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네 걸음,
전후좌우 어디에도 떨어지지 말고 가게.
산이 다하고 물이 다한 때를 만나거든
다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좋은 곳이네.

- 효봉학눌(曉峰學訥, 1888~1966)

일보이보삼사보(一步二步三四步)
불락좌우전후거(不落左右前後去)
약봉산진수궁시(若逢山盡水窮時)
갱가일보시호처(更加一步是好處)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닙니다.

이것 아닌 것도 아니고, 저것 아닌 것도 아닙니다.

오직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네 걸음일 뿐입니다.

한 걸음은 한 걸음이 아닌 한 걸음입니다.

두 걸음도 한 걸음이요, 세 걸음, 네 걸음도 역시 이 한 걸음입니다.

앞도 아니고 뒤도 아니요, 왼쪽도 아니고 오른 쪽도 아니며,

한 가운데마저도 아닌 곳은 어디입니까?

한 걸음 앞으로 나오십시오. 한 걸음 뒤로 물러나십시오.

왼쪽으로 한 걸음 갔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한 걸음 가십시오.

다리 없는 사람이 한 걸음을 걷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 걸어가십시오.

부처 있는 곳에도 머물지 말고, 부처 없는 곳은 얼른 지나가십시오.

만 리 길에 풀 한 포기 없는 곳으로 가기도 하고,

그 길 위의 풀 하나하나를 모두 밟고 가기도 하십시오.

가다가다 산이 다하고 물이 다한 곳에 이르거든,
거기에서 다시 한 걸음 더 나아가십시오.

한 걸음, 오직 한 걸음뿐입니다

 

- 몽지님(몽지릴라밴드에서)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타인의 시선 / 이재호

 

햇빛이 나누어 주는 것은 사랑이다. 
아무도 나눌 수 없는 진실을 
햇볕은 만들어 내고 있다. 

내가 나에게 힘들어 하고 
내가 나를 아프게 하면서 병들게 할수록 
내가 나를 배반하는 아집(我執)에 사로잡힌다. 
그때쯤 타인의 시선이 되어 나를 보면 보인다. 

 

밤하늘에 뜨는 저 달빛이 나누어 주는 것은 
순리이기도 하지만 배려가 쌓이는 여백이다. 

여유롭지 않으면 찾을 수 없는 실패한 삶의 

목록과 세목들이 부끄럽고 후회스러울 때 

나눔은 삶의 지도책이다. 
나눔은 누구에게나 경전이 된다.

 


 may it be - En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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