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철법사의 법문

2016. 6. 18. 18:43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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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철법사의 법문

[육군 제25사단 원경 최원철 법사 /bbs '장병의 시간']

 

우리가 사는 세상을 흔히 사바세계라고 한다.
'사바'란 인내를 의미하는 것이니, 사바세계에 사는 모든 중생들은 필연적으로 '참아야 하는

괴로움'을 가지고 있다.
사는 동안에 누구나 사고팔난(四苦八難)을 겪으면서 끝없이 인내해야 하는 것이 사바세계

중생들의 운명이다.
사바세계의 지배자는 마왕 파순이다.

마왕 파순은 깨달음을 방해하는 모든 경계를 의미하는데
중생의 마음을 미혹하게 하여 사바세계에서 벗어나지 못 하게 한다.
때로는 고통으로, 때로는 즐거움으로 중생을 유혹하면서 사바세계에서 벗어나지 못 하게 한다.
하지만 부처님은 마왕 파순의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깨달음을 증득하여 사바세계를 벗어나

대자유를 성취하였다.

마왕의 유혹은 고통의 유혹과 즐거운 유혹이 있으니, 이것을 역경과 순경이라고 한다.
역경(逆境)은 인생의 고난과 시련이다.
마왕은 고난과 시련을 중생들에게 주면서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들어서 사바세계를 빠져나갈

엄두를 내지 못 하게 한다.
① 박복한 사람은 하루 종일 먹고 사는 일에만 매달려야 겨우 살 수 있어서 수행은 엄두도

내지 못 해
② 원수같은 사람을 보내 함께 생활하도록 해서 마음을 다 뒤집어 놓아 원망과 증오심이

들끓게 하여 정신 못 차리게 함
③ 수행자가 수행정진할 때 우환이나 집안에 질병, 생업의 위기 등이 발생하여 수행의 길을

포기하게 하기도 함

순경(順境)은 달콤한 유혹으로 기쁨과 즐거움을 주어서 그 즐거움에 취하게 해서 사바세계를

빠져나가지 못 하게 한다.
① 전생에 지은 복덕이 너무 많은 사람은 세상살이에 괴로움이 없고 즐거움이 너무 커서

   그 즐거움에 취해서 사바세계를 벗어나겠다는 마음을 내지 않음
② 수행자에게는 아름다운 이성의 유혹이나 편안한 가정, 사업의 번창, 많은 사람들로부터

받는 존경과 추앙이

초심을 잃게 하고 교만하고 나태하게 하여 사바세계의 즐거움에 빠져들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순경과 역경을 겪으면서 거기에 빠져들면 마왕의 유혹은 단지 삶의 고통을 주는

장애일 뿐이지만
거기에 빠지지 않고 자신을 성장시키는 기회로 활용하면 마왕의 유혹은 깨달음의 길에

도움을 주는 보살님들의 가피가 된다.


사바세계는 금과 잡석을 가려내는 용광로이다. 용광로에서 모든 잡석을 제거하면 순수한

금을 얻을 수 있듯이
마왕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오히려 그 유혹을 수행의 방편으로 삼아서 내 마음의 잡석을

제거하면
오히려 나를 성장시키는 기회가 된다.

즉 마왕의 유혹에 흔들리는 자신을 바라보면서 그 원인이 되는 마음을 찾아서 비우고 버리면
언젠가는 순금과 같은 귀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광석의 입장에서는 용광로가 시련과 장애일 수 있지만
이런 제련과정을 통해 얻은 황금은 너무나 값진 보물이며
용광로는 값진 보물을 얻게 해준 매우 고마운 존재이다.

마찬가지로 중생의 입장에서는 사바세계가 너무나 고통스러운 장애와 시련이고
마왕은 너무나 악하고 원망스러운 존재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깨달음을 이루게 되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보물이며
사바세계와 마왕은 나의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최고의 도량이자 최고의 스승인 것이다.

'유마경 불사의편'에 보면 '마왕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보살의 화현'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마왕은 불가사의 해탈에 머무는 보살들이 방편으로 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나타나는 것이다.
불가사의 해탈에 머무는 보살이라야 위덕이 있어 마왕의 핍박으로 중생에게 난감한 일을

보일 수 있는 것이지
범부는 아무 세력이 없으므로 마왕과같이 중생을 핍박하지 못 하니
마치 큰 코끼리가 하는 일을 나귀는 감당할 수 없는 것과 같다' 라는 구절이다.

이처럼 인생의 역경은 중생을 깨달음으로 인도하기 위하여 보살님들이 마왕으로 화현하여

핍박하는 것이다.
따라서 수행자는 인생의 역경을 보살의 가피라 생각하여

거기에 빠지지 말고 지혜롭게 극복하면서 자신을 성장시켜야 한다.

인생의 역경을 지혜롭게 극복하며 성장했다는 것은 그가 겪은 어려움이 좋은 결과로 마무리

되었다는 뜻이 아니다.
일의 결과에 상관없이 어려움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평상시에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던 자기

내면의 중생심을 발견하고
그것을 항복받아 수행이 진일보 되었다는 뜻이다.
이 세상의 일은 때로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기도 하고 때로는 실패한 상태로 마무리 되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일의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하여 나를 어떻게 성장시킬까 하는 것이다.

작은 역경을 지혜롭게 극복하면 좀 더 큰 역경이 다가오는데 그 이유는
이미 극복한 고난으로는 수행자의 마음을 유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살님들이 좀 더 강한 역경으로 다음 단계의 수행을 도와주시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수행을 도고마성(道高魔盛)이라 하였으니, 수행의 경지가 높아질수록 어려움도 함께

커진다.
하지만 이미 대승수행의 핵심을 간파하여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수행자에게는 어떤 인생의

역경도 두렵지 않으니
경전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무유공포(無有恐怖)' 라고 하였다.
수행자에게 인생 최고의 역경이 도래하면 그때가 바로 깨달음이 목전에 임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살면서 만나게 되는 행운과 불행, 선연과 악연, 천사와 악마, 제불 보살과 마왕은 동전의 앞뒤와

같아서
어떠한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인생의 이 되기도 하고 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수행자는 이런 상대적인 것들에 얽매이지 말고, 모두를 깨달음으로 이끄는 방편으로

삼아서 정진해야 한다.
역경은 더 이상 장애가 아니라, 사바세계를 반드시 벗어나야 할 이유를 가르쳐줘서 수행의

의지를 더욱 굳게 하는 계기가 되며
순경은 더 이상 사바세계의 즐거움에 빠져들게 하는 유혹이 아니라 나의 수행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면서
동시에 업보를 소멸하고 공덕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것이 바로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키는 진정한 대승수행의 '생활 속의 수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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