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꿈속의 일

2016. 6. 25. 20:47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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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기분이 나빠 상대방에게 불끈 화를 내고는

      이내 화를 낸 제 스스로를 또 책망합니다.


[답] 늦었더라도 그렇게 제 스스로를 돌이켜 볼 여유가 생겼다는 건

그만큼 성숙했다는 얘기니 너무 스스로를 들볶지 마시오.

우리 옛말에도 있듯이 그저 미운 애한테 떡 하나 더 준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지내면 만사에 갈등이 있을 수가 없소.

단, 만법이 인연생기(因緣生起)라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자체의 성품이 없으니, ‘나’도 남도, ‘나의 생각’도 남의 생각도,

‘나의 것’도 남의 것도 그게 몽땅 다 꿈속의 일일뿐 전혀 실체가 없다는

실을 투철하게 사무쳐야 하오.

그러면 그렇게 소중히 고이고 섬기던 ‘나’와, ‘나 아닌 것’과의 사이가

점점 희미해지다가 마침내 이 세상 삼라만상이 몽땅 다 하나요,

한 바탕이라는 사실이 우뚝 드러나는 거요.

여기엔 복잡하고 오묘한, 아무나 알아들을 수 없는 대단한 이론이나

철학이 있는 게 아니오. 이 세상 그 무엇도 인연으로 말미암지 않고

존재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은

누구라도 당연히 그렇게 여기는 바 아니오?

 

그렇다면 그게 무슨 의미인가, 인연으로 말미암지 않는 건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은 무슨 의미인가를 좀 더 깊고 진지하게 참구하는

것이야말로 소위 깨닫는가 깨닫지 못 하는가의 건인 거요.

그것은 다른 누가 어떻게 대신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오.

오직 제 스스로의 힘으로 이 세상의 근본을 낱낱이 밝혀야 하오.

지금 여러분은 이 세상을 요령 좋게 살아가는 처세술이나 도덕률을

배우기 위해 여기 앉아 있는 것이 아니오. 평상심이 도(道)라는 말도 있듯이

불법(佛法)은 지극히 평상한 거요.

그러니 불법이니 불교니 하는 이름으로 뭔가 나름대로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화를 내면 안 된다든가, 남에게 양보해야 한다든가 하는 그 어떤 모습에

부합되도록 자기를 조종, 통제해서 일정한 틀 속에 집어넣으려 한다면

그건 스스로를 창살 없는 감옥에 가두는 것과 다르지 않소.

전혀 거꾸로 가는 거라 소리요.

이 말을 화를 내도 좋다는 뜻으로 알아듣는 당나귀는 없을 줄 아오.

요는 화를 내는 마음을 여의고 너그럽게 품을 줄 아는 성인의 마음으로

바꾸기 위해 트머리에서 먼지 피우며 이쪽저쪽 하지 말고, 얼른

밖으로만 치닫는 그 마음을 거두어 본 바탕으로 회심할 줄 알아야 하오.

“화를 내기는 내는데 화를 내는 자를 찾을 수가 없구나”

하는 말을 깊이 새겨보시오.

 

-현정선원 법정님 / 해솔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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