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윤회|…… 강병균 교수

2016. 12. 31. 20:0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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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윤회


불교닷컴 [연재] 강병균 교수의 '환망공상과 기이한 세상'




데자뷰(기시감)와 자메뷰(미시감)




- 기억이 모두 없어지는 것은 죽는 것과 동일하다
 
- 기억은 과거·현재·미래를 이어주는 접착제이다
  기억이 없어지면 삼세는 모래알처럼 흩어진다

- 치매에 걸린 도인을 보는 것은 최고의 충격이다
 
- 그때 도인의 참나는 도대체 무얼 하고 있을까?
  십자가 위에서 처형을 당하는 자신을 바라보며 깔깔 웃던 예수의 참나처럼
  3차원을 초월한 심계에서 치매에 걸린 자기를 바라보며 껄껄 웃고 있을까?


당신 회사 회장이 평사원인 당신에게 제안을 한다. "여보게, 김 대리(과장 부장). 회사사정이 너무 어려워. 올해 한 해만 오지에서 무보수로 근무를 해줘. 대신 그 보답으로 내년 1월 1일에 사장으로 벼락승진시켜 줄께. 단 그때는, 올해 말까지의 모든 기억을 상실할거야. 어때, 내 말대로 할 거지?"
당신은 회장의 제안을 수락할 것인가? 아마 아무도 수락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고? 곰곰이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이해가 안 간다면 다른 예를 하나 들겠다.

지긋지긋하게 가난한 혹은 부에 대한 중증 욕구불만에 걸린 당신에게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복을 받아 내년부터 20년간 벼락부자가 되어 잘살 것이다, 그러니 내 말대로 하라"고 하면 그 사람 말을 따를 것인가? ‘어차피 희망 없는 인생, 에라 모르겠다, 따라보자‘고요?

하지만, 그 20년 동안에는 20년 전 과거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그 20년 후에는 그 시점 이전의 과거를 전혀 기억하지 못해도 그 사람의 제안을 따를 것인가?

윤회가 정확히 이런 일이다. 전생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73억 지구인구 중에 전생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기억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몇 있지만, 기억폭이 몇 생에 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기억내용에도 신빙성이 없다.) 설사 내세에 좋은 곳에 태어나도, 또 부자나 권력자나 미남미녀로 태어나도 전생을 까마득하게 잊어버려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꿈속에서 부자가 되어 사는 것과 뭐가 다를까? 사실은 이보다 못할 것이다. 꿈은 기억이라도 하지만, 이 경우는 기억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를 기억을 하지 못할’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단 하루라도 희생하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오늘 뼈 빠지게 일하면 내일 소원이 이루어지지만, 내일은 오늘까지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모래는 내일까지의 일을 기억하지 못할 거라면, 누가 오늘 뼈 빠지게 일을 할까? 아침에 눈을 뜨고 보니, 그저께 뼈 빠지게 일한 것은 기억이 나는데 어제 일은 전혀 기억이 없다. 보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받은 기억이 없다.

윤회론을 믿는 게 정확히 이런 일이다. 현생을 기억하지 못할 내생을 위해서 그리고 내후생(來後生)에 기억하지 못할 내생을 위해서, 금생에 몸과 마음과 시간을 바쳐가며 ‘종교가 하라는 대로 하며 사는’ 사람들은 정확히 이런 사람들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속담이 있는데, 개똥밭에 굴러도 ‘기억이 있는’ 삶이 ‘기억이 없는’ 삶보다 나을 것이다. 아무리 내생에 금은보석 궁전에 살아도 그때 금생을 기억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사실상 그때 당신은 사라진, 즉 죽은 것과 같기 때문이다.

지금 당신이 행복한 것은 먼 옛날 침팬지 시절에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사자에게 산 채로 잡아먹히던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그때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다면, 아니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사자를 동물원에 가두어놓고 구경하는 지금이 어찌 행복할 수 있을까? 사자를 볼 때마다 그 당시의 처참한 기억이 떠오르면, 온맘과 온몸이 공포와 통증으로 전율(戰慄)하며 몹시 불행할 것이다. 사자 떼에 밀려 뒤로 엎어진 하얀 배 위로 두둥실 떠가는 흰 구름이 어리는 당신의 왕방울 눈에는 눈물만이 가득할 것이다. 이런 때는 소나기라도 내려야 하건만 무심한 하늘에는 마른 먼지만 날린다.

시도 때도 없이, 이런 장면이 떠오르면 어찌 행복할 수 있을까?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가짜 기억이 없는 것은 축복이다. 진짜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기에 축복이다. ‘정말 그런 일들이 무수히 일어났는데 단지 당신이 기억을 못할 뿐이라고’ 기억에도 없는 일들을 들추며, 불행을 강요하는 자들에게는 단호히 저항하라. 자칫 잘못해서 그 말에 넘어가면, 행복한 당신이 갑자기 불행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생에 사자에 뜯어 먹힌 적이 없는 당신이, 금생에 사자나 다름없는 자들에게 산 채로 뜯어 먹힐 수 있기 때문이다. 진실로,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가짜기억(deja vu)이 없는 것은 축복이다.

6도윤회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일이 안 일어나는 것은 미스터리한 일이다. 다음은 어느 대수행자의 법문이다.

“지금 당신이 불행한 것은 먼 옛날 침팬지 시절에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사자에게 산 채로 잡아먹히던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그때 기억이 지금 생생하게 남아있다면, 아니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사자를 동물원에 가두어놓고 구경하는 지금이 어찌 불행할 수 있을까? 사자를 볼 때마다 180도로 뒤바뀐 처지에 희열이 솟아오를 것이다. 온맘과 온몸이 공포와 통증으로 전율(戰慄)하던 그 당시의 처참한 기억이 떠오르면, 지금 몹시 행복할 것이다. 괴롭히던 고질병을 잡은 느낌, 원수를 사로잡은 느낌일 것이다. 사자 떼에 밀려 뒤로 엎어진 하얀 배 위로 두둥실 떠가는 흰 구름이 어리는 ‘눈물로 가득 찬’ 그 옛날 당신의 왕방울 눈이 생각나면, 더욱 행복할 것이다. 눈물겨운 고난의 시절이 마침내 다한 느낌일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이런 장면이 떠오르면 어찌 불행할 수 있을까? 일어난 일을 잊어버리지 않는 것은 축복이다. 진짜로 그런 일이 일어났기에 축복이다. 진실로, 일어난 일을 잊어버리지 않는 것은 축복이다. 나는 이런 일들을 다 기억하기에, 사람으로 환생한 지금, 너무 행복하다. 보살 여러분들도 옛 기억을 회복하여 나처럼 행복해지기를 바랍니다.” 

참된 수행자들이 행복한 것은 전생의 기억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금생의 탐진치(貪瞋痴) 번뇌를 여의면 누구나 행복하다.




강병균 : 서울대 수학학사ㆍ석사, 미국 아이오와대 수학박사. 포항공대 교수(1987~). 포항공대 전 교수평의회 의장. 전 대학평의원회 의장. 대학시절 룸비니 수년간 참가. 30년간 매일 채식과 참선을 해 옴. 전 조계종 종정 혜암 스님 문하에서 철야정진 수년간 참가. 26년 전 백련암에서 3천배 후 성철 스님으로부터 법명을 받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은 석가모니 부처님이며, 가장 위대한 발견은 무아사상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음.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명상음악 모음 30곡

     

     

    01. 본래의 마음 02. 청정한 마음 03. 내마음은 가을달인가 04. 마음의 문을 열며 05. 연심 06. 마음의 노래 07. 일심 08. 마음의 눈 09. 백년심 10. 마음의 그림자
        11. 애심 12. 머무는 바 없는 빈마음 13. 마음이 마음을 안다 14. 마음이 허공 같을때 15. 마음의 도리 16. 마음의 슬픔 17. 무심 18. 마음의 언덕 19. 이 마음 빈 들이여 20. 마음에 향기를 담고
            21. 마음 22. 마음이 청정하며 23. 도의 마음 24. 아름다운 마음 25. 내 마음의 기도 26. 향심 27. 티끌같은 이마음 28. 가슴에 묻어둔 그대 29. 나그네의 마음 30. 보리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