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의 생활실천

2017. 1. 8. 12:57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금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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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의 생활실천


보시하는 것처럼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 또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보시야말로 생활속에 깨달음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최고의 수행입니다. 사람들 모두 '생활속에 불교.. 생활속에 수행..'을 찾지만 막상 이것

을 가르쳐 주면 실천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상생활 속 보시라는 수행이 그렇습니다. 


보시는 불교에서 하는 수행의 핵심입니다. 불교를 지혜의 증득과 자비심을 실천하는 종교라고 합니다.

지혜를 증득했을 때 자비심이 일어나고 이 두가지의 수행이 생활 속에서 보시를 실천하게 이끕니다.


[금강경]에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무릇 상(相)이 

있는 것은 모두가 허망한 것이니 상이 있는 모든 것에서 상이 없는 사실을 본다면 곧바로 여래(부처)를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모든 相을 깨버림이 곧바로 깨달음임을 말하는 것입니다. 相에는 아상(我相), 즉

나라고 하는 것이 있다고 여기는 잘못된 생각, 착각, 환상이 모든 相의 根本이며 我相에는 '내 것이다' 

하는 物質的 所有觀念과 '내가 옳다'는 精神的 固定觀念이 있습니다.


이 두 개의 相 중에서 '내것이다'고 하는 소유관념의 아상을 깨버리는 생활 속 수행이 바로 '보시'입니다.

생활 속 보시 수행을 통해 우리는 깨달을 수 있습니다. 생활 속 보시 수행은 다만 복 짓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我相을 깨버려서 깨달음에 이르는 근본이 되는 수행입니다.


그야말로 일상생활 속에서 일하며 수행하는..생활 속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수행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훌

륭한 수행이 보시입니다. 보시를 실천함은 곧 緣起의 理致를 실천하는 것이자 자비심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사상을 緣起法이라는 이름으로 부름니다. 이 세상에서 '나'는 나 홀로 나일 

수가 없습니다. 이 세상 모든 존재(것, 현상)는 서로간에 물샐틈도 없고 털끌만큼도 오차가 없는 상호 인연

들... 사람들... 존재들...그 중심에 '나'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너와 나는 서로 분리된 둘이 아닙니다. 나와 

너는 서로 의지하여 연기하는 존재이기에 실제로 너와 나는 서로 분리된 둘이 아닙니다.


이 세상 그 누구라도 나와 인연되지 않은 자가 없으며 그 어떤 작은 먼지 티끌 속에서도 나의 인연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듯 '나'는 지금의 이 모습, 이 생각, 이러한 외모를 가진 한낱 작은 존재로서의 나가 아니

라 '全切로서의 나(Wholeness)', 연기하는 존재로서 一切로서의 나(Oneness)입니다.


그렇기에 연기의 이치를 깨우치면 이 세상 그 어떤 존재도 '나' 아닌 것이 없게 됩니다. 둘이 아닌 이 세상

속에서 너와 내가 서로 분리된 둘이 아니라는 동체대비심(同體大悲心), 자비심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실로 

연기법을 깨닫고 나니 너와 내가 서로 분리된 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되는 것입니다. 나와 자연만물이 

서로 분리된 둘이 아닙니다. 연기된 세상에서는 '내 것' '네 것'의 分別이 있을래야 있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나와 너 그리고 이 세상 이 우주만물이 서로서로 분리된 둘이 아니라면 내가 네게 무엇을 보시했다는 相을 

일으킬래야 일으킬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삼륜청정(三輪淸淨)이라 말합니다. 즉 내가, 누구에게, 

무엇을 보시했다는 生覺이 모두 비워진 보시를 실천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런 보시가 바로 '무주상보시'

이며 이런 보시 수행이 '보시바라밀'이라고 말합니다. 


내것을 남에게 주고 나면 아깝지만 가만히 명상을 하며 보시를 한다면 그 맑음에 마음이 비워질 것입니다.

그 밝은 보시 행위로 사람들은 더욱 청정해 질 것입니다. 그런 청정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수행력은 나날

이 높아만 갈 것입니다.


본래부터 이 세상에는 내것이 없었기에 무엇을 남에게 주어도 없어진 내것이 없습니다. 본래부터 이 세상

모든 것(존재, 현상)은 그저 있는 그대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현전해 있을 뿐입니다. 텅~비어 있을 

뿐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현상, 존재)는 그냥 텅~빈채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현전해 있을 뿐인데

分別을 일으키는 마음, 분별심이'내 것' '네것'이라는 허망하고 어리석은 망상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본래부터 이 세상 모든 것이 내 것인데 요만큼만 내것이다 하고 분별하고 규정하고 한정하는 소유물이라는 

생각의 울타리를 쳐 놓으니 내 소유물이라는 생각의 울타리 안 그 만큼만 내 것이 됩니다. 진정 이 세상 모든 

것을 가질 수 없게 됩니다. 내것이라는 생각의 울타리를 치워버리세요. 그러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

이 내 것입니다. 아니 내것, 네것도 아닌 그저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여여(如如)합니다. 무소유가 온 세상 

전부를 소유하는 것입니다.


- 법상스님

애절한 트로트메들리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