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와 기억상실증 |…… 강병균 교수

2017. 4. 15. 22:19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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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와 기억상실증





불교닷컴 [연재] 강병균 교수의 '환망공상과 기이한 세상'





기억이 하루만 지속되는 사람이 있었다. 자정을 넘기면 그날 기억은 다 잃어버렸다. 기억상실증에다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 희귀질병에 걸린 이 사람은 하루해가 지면, 하루만 더 살아도 여한이 없겠다고, '내일 아침 눈을 뜰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간절히 빌었다.

하지만, 다음날 하루를 더 살아도 '그 전날 하루만 더 살아도 원이 없겠다던 마음'을 다 잊어버렸다. 그래서 매일매일 기도는, 늘 새로운, 마지막 절박한 소원이었다.

그런데, 하늘이 깜빡 잊었는지 이 사람을 데려가지 않아서, 그는 그런 식으로 20년을 더 살았다. 그동안의 7,300일은 7,300번의 축복이었지만, 그는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첫 날이나 마지막 날이나 동일하게 불행했다.

그의 마음에는 지금까지 놀랍게 이어진 자기 생명에 대한 고마움이 없었다. 마지막 날, 의사로부터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는 최후통첩을 받는 순간 이 사람은 서럽게 울었다. 왜 하루만 더 사는 게 허용이 되지 않느냐고.

매일매일 소원을 빌고 매일매일 7,300번이나 소원이 이루어졌지만 그는 그 사실을 전혀 몰랐다.

승려가 와서 '죽어도 환생을 할 터이니 당신 삶이 끝나는 게 아니라며 울지 말라' 위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사람들은 누구도 과거생을 기억하지 못하는데, 그리고 자기도 과거생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데, 환생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눈물범벅이 된 눈을 치켜뜨고 항변했다. 어제 일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으로부터 나온 말이었다.

어제의 축복을 기억하지 못해 오늘 불행한 사람이, 설사 환생한들 과연 행복할까? 단기기억은 사라졌어도 장기기억은 남아있던 사람이 불행하다면, 아예 (환생하기 전의) 모든 기억이 사라진 환생한 사람이 행복할까? 설사 행복하다 해도, 과연, 환생하기 전의 사람과 같은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

완벽하게 과거기억을 다 잃어버리고 살다 죽은 사람을 본 적이 있다. 가족은 물론이거니와 그 어떤 사람도 알아보지 못했다. 생활에 필요한 지식도 다 잃어버렸다. 텔레비전 전화기 가전도구가 뭔지도 몰랐고, 사용방법도 몰랐다. 하지만 그는 살아있었다. 밥을 먹고 변을 보았다. 눈과 귀와 코가 열려있었다. 의식도 있었다. 그런데, 과연, 그는 기억상실에 걸리기 전과 같은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다른 사람이었을까?




강병균 : 서울대 수학학사ㆍ석사, 미국 아이오와대 수학박사. 포항공대 교수(1987~). 포항공대 전 교수평의회 의장. 전 대학평의원회 의장. 대학시절 룸비니 수년간 참가. 30년간 매일 채식과 참선을 해 옴. 전 조계종 종정 혜암 스님 문하에서 철야정진 수년간 참가. 26년 전 백련암에서 3천배 후 성철 스님으로부터 법명을 받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은 석가모니 부처님이며, 가장 위대한 발견은 무아사상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음.

水作銀杵舂絶壁(수작은저용절벽)

폭포는 은 절구공이가 되어 절벽을 찧고


雲爲玉尺度靑山(운위옥척도청산)

구름은 옥으로 만든 자인 양 청산을 재도다.

 

月白雪白天地白(월백설백천지백)

달빛도 희고 눈빛도 희니 천지가 모두 희고


山深夜深客愁深(산심야심객수심)

산도 깊고 밤도 깊고 나그네의 수심도 깊도다.

 

燈前燈後分晝夜(등전등후분주야)

등불을 켜고 끔으로써 밤과 낮을 구분하고


山南山北判陰陽(산남산북판음양)

산은 남쪽과 북쪽으로 음지와 양지를 알게 한다.


- 김삿갓 시에서




술 / 김복수


꽃다운 청춘에 너를 만나
크게 한번 웃어보았다

눈물 콧물 잔 속에 담고
답답한 마음 허허 웃었다
떨그럭거리는 세상마저
잠시 내 곁에 앉아도 좋았다

어느 날은 바람 펄럭이는 포장마차에서
또 어던 날은 목로주점에서
나는 너를 마셨다
술술 넘어가는 너를 마셨다

언제나 취한 손을 잡아주는 것은
내가 아닌 너였다

그러나 이제는 헤어져야 한다
죽어 사별이 아닌 빠이빠이 다

네가 나를 버린 것이 아니라
내가 너를 버린 것이다

그래도 뜬 구름처럼
불쑥. 너와 함께 어디론가 멀리 흘러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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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백만송이 장미
03. 당신의 눈물
04. 무정 부루스
05. 모르리
 
06. 바다의 여인
07. 백팔번뇌
08. 사랑의 눈동자
09. 미련
10. 묻어버린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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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서울야곡
17. 사랑이란 두글자
18. 섬마을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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