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19. 20:41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1
[문]
머릿속이 항상 걱정거리로 꽉 차있어 도무지 망상이 쉬질 않습니다.
[답]
물결이 그대로 물인 도리를 확연히 깨쳐야 의식 때문에 겪는
모든 혼란과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소. 의식이 그대로 마음이오.
생각이 그대로 마음이고. 물결이 그대로 물이라 소리요.
그걸 알지 못하고 굴리는 생각은, 온갖 이런 것과 온갖 저런 것들이
서로 뒤엉켜 지지고 볶고 온통 시끄러울 수밖에 없소.
하지만 그 본체, 즉 물결이 아무리 출렁거려도 바다는 늘
그대로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사람에게는 세상사가 지금처럼
왁자지껄 하고 시끌벅적한 이대로인 채로 적멸한 거요.
여러분에게 가장 절박한 죽고 사는 문제도 다 마찬가지요.
모든 법의 성품은 허공성이오.
삶의 성품도 허공성이고 죽음의 성품도 허공성이오.
그럼 생사문제라는 것이 결국 허공이 허공으로 바뀌는 거라 소린데,
그럼 도대체 뭐가 바뀐다는 거요?
어리석은 중생이 겉으로 드러난 모습에만 코를 꿰여있기 때문에
살아있는 모습과 죽어있는 모습을 서로 전혀 다른 것으로 생각하는 것뿐이오.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서로 확연히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요.
생로병사 사상의 변천이 없는 것을 일러 무위(無爲)라 하고,
이 무위를 알아야 비로소 부처님 제자라 할 수 있다고 했소.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네 가지 모양이 전부 빈 거요.
생주이멸(生主異滅), 성주괴공(成住壞空), 생로병사 하는 일이 본래 없는 거요.
허공꽃이 생겼다 사라졌다, 뜬 구름이 흘러왔다 흘러갔다,
신기루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등등, 그런 것과 전혀 다른 게 아니오.
그저 빈 말만 시끄러울 뿐이오. 아무 일 없는 거요.
제법실상, 즉 만법이 인연으로 난 것이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자체의 성품이 없다고 보는 그 순간, 하늘 땅 삼라만상이 몽땅 다 함몰하오.
아무 것도 없는 거요. 없어져서 없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없는 거요.
움직임이 없고, 변함이 없는 본래 마음에 의지해서 나(生)는 생각도
당연히 움직임이 없고 고요한 거요.
마치 바다의 물결이 하루 종일 출렁거려도 바다는 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온갖 망념, 망상이 일어도 여러분의 본래 마음은 항상
적멸(寂滅)해서 티끌 하나 움직인 흔적조차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오.
그것만이 진실이오.
- 현정선원 법정님
가슴이 아련한곡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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