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기고 싶은 그리움 / 만해 한용운

2018. 3. 18. 12:4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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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기고 싶은 그리움 / 만해 한용운 그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어느 햇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내 안에서만 머물게 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바람 같은 자유와 동심같은 호기심을 빼앗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내게만 그리움을 주고 내게만 꿈을 키우고 내 눈 속에만 담고 픈 어느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내 눈을 슬프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 마음을 작게 만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만을 담기에도 벅찬 욕심 많은 내가 있습니다
          일물(一物): 인생선(人生線)
           
          공수래(空手來) 공수거(空手去) 시인생(是人生)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게 인생이로다
           
          생종하처래(生從何處來) 사향하처거(死向下處去)
          삶은 어디서 왔으며 죽어선 어디로 가는가
           
          생야일편부운기(生也一片浮雲起)
          삶이란 한 조각 떠도는 구름이 생기는 것
           
          사야일편부운멸(死也一片浮雲滅)
          죽음이란 한 조각 떠도는 구름이 사라지는 것
           
          부운자체본무실(浮雲自體本無實)
          떠도는 구름 그 자체는 원래 없는 것이요
           
          생사거래역여연(生死去來亦如然)
          삶과 죽음 오고 가는 것 역시 그러하도다
           
          독유일물상독로(獨有一物常獨露)
          그러나, 한가지 스스로 명백한 사실이 있으니
           
          담연불수어생사(湛然不隨於生死)
          생사를 따르지 않는 분명한 이것이 있도다
           
          담연저일물마(湛然這一物麽)
          한 물건 이것이 무엇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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