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4. 14. 21:43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종소리는 어디에서 오는가? / 몽지님
한국의 유미거사라 칭송받는 백봉(白峯) 김기추(金基秋) 거사가
깨달음을 얻고 지은 오도송(悟道頌)은 다음과 같습니다.
홀연히도 들리나니 종소리는 얼로오노 忽聞鐘聲何處來
까마득한 하늘이라 내집안이 분명허이 廖廖長天是吾家
한입으로 삼천계를 고스란히 삼켰더니 一口呑盡三千界
물은물은 뫼는뫼는 스스로가 밝더구나 水水山山各自明
첫 두 구절을 현대적으로 풀이하면,
“홀연히 들리는 종소리는 어디에서 오는가?
아득한 저 하늘(허공)이 바로 나로구나!” 정도로 옮길 수 있을 것입니다.
- 홀연히 들리는 종소리는 어디에서 오는가?
바로 지금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를 들어보십시오.그 소리는 어디에서 옵니까?
소리가 저 바깥에서, 하나의 몸뚱이인 나 바깥에서 들린다는 것은
우리가 오랫동안 익힌 분별일 뿐 사실이 아닙니다.
- 아득한 저 하늘(허공)이 바로 나로구나!
나는 하나의 몸뚱이,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하나의 마음이 아니라,
눈앞의 허공 전체, 온 우주가 바로 모양 없는 나, 살아있는 생명이자
의식으로서의 나 자신입니다. 소리는 바로 이 눈앞의 허공, 이 눈앞에
살아있는 생명, 이 눈앞의 의식에서 일어났다 다시 그곳으로 돌아갑니다.
소리는 오고 가고 나타났다 사라지지만, 진정한 나 자신, 소리의 근원은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나타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언제나 바로 지금 여기 눈앞에 이와 같이 있습니다.
마지막 두 구절 “한 입으로 온 우주를 몽땅 삼키니, 산은 산, 물은 물
제각각 스스로 밝더라.”는 이와 같이 온 세상이 나 하나, 허공과 같은 성품,
영원한 생명 하나로 평등한 가운데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인 차별의 현상이
펼쳐지고 있음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나와 세계는 둘이 아닙니다. 내가 곧 세계이고, 세계가 곧 나입니다.
이것이 한 입으로 온 우주를 몽땅 삼킨 소식입니다.
생각으로 그리 되는 것도 아니요, 수행을 해서 그리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한 망상을 쉬게 되면 본래 그러하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습니다.
나와 세계가 둘이 아닌 가운데, 그래도 나는 나이고 세계는 세계입니다.
하나에도 머물지 않고, 둘에도 주저앉지 말아야 합니다.
바람결에 하롱하롱 떨어지는 벚꽃 잎이 소리 없는 소리의 출처를 누설하고 있습니다.
향긋한 커피 향기가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닌 이 자리를 곧장 가리키고 있습니다.
- 홀연히 들리는 종소리는 어디에서 오는가?
조용히 두 손 모아 합장할 뿐입니다.
남수련노래 모음
01*저무는 충무로
02*청춘등대
03*까치가 울면
04*추억의 테헤란로
05*낭주골 처녀
06*우중의 여인
07*목포의 눈물
08* 선부의아내
09*사할린
10*오지않는 님
11*고 향 설
12*남강의 추억
13*눈물의 오리정
14*청춘 등대
15*갈매기 쌍쌍
16*물새 한마리
17*산팔자 물팔자
18*여수 야화
19*망향초 사랑
20*그정 못잊어
21*울면서헤진 부산항
22*은혜냐 사랑이냐
23*함경도 사나이
24*원일의 노래
25*두 나매
26*금박 댕기
27*한잔의 한잔 사랑
28*삼각산 손님
29*고향의그림자
30*두견새 우는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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