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선동귀집(萬善同歸集) 영명연수선사(永明延壽禪師) 총송(總頌)

2018. 8. 25. 17:14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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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선동귀집(萬善同歸集) 영명연수선사(永明延壽禪師) 총송(總頌)




菩提無發而發 佛道無求故求

보리무발이발 불도무구고구


보리심은 발함 없이(자취 없이) 발하며, 불도는 구함 없이 구하고

 

妙用無行而行 眞智無作而作

묘용무행이행 진지무작이작


묘용妙用은 행함 없이 행하며 참된 지혜는 지음 없이 짓는 것이다  


 

興悲悟其同體 行慈深入無緣

흥비오기동체 행자심입무연


대비심을 일으켜 일체가 한 몸임을 깨닫고

대자심을 행하여 깊이 무연無緣에 까지 들어가나니

 

無所捨而行檀 無所持而具戒

무소사이행단 무소지이구계


줄 것 없으되 보시를 행하고 가질 것 없으되 계를 지니며

 

修進了無所起 習忍達無所傷

수진료무소기 습인달무소상


수행 정진하되 일으킬 바 없음을 요달하고

인욕을 익히되 상傷할 바 없음에 이르도다.



 般若悟境無生 禪定知心無住

반야오경무생 선정지심무주


반야란 경계가 무생無生임을 깨달음이고

선정禪定이란 마음이 무주無住임을 아는 것이니

 

鑒無身而具相 證無說而談詮

감무신이구상 증무설이담전


무신無身임을 비추어 상相을 갖추며

무설無說임을 증하여

불법의 진리를 상세하게 설명함을 펴도다.



建立水月道場 莊嚴性空世界


건립수월도량 장엄성공세계


수월水月같은 도량을 건립하여 성품性이 공한 세계를 장엄하고

 

羅列幻化供具 供養影響如來

나열환화공구 공양영향여래


환화幻華의 공양구를 차려 그림자와 같은 여래를 공양함에

 

懺悔罪性本空 勸請法身常住

참회죄성본공 권청법신상주


본래 공空한 죄성罪性을 참회하고 법신法身이 상주常住키를 권청하며

 

廻向了無所得 隨喜福等眞如

회향료무소득 수희복등진여


마침내 얻을 바 없음에 회향하고 복덕이 진여와 같음을

수희(隨喜: 좋은 일)를 따라서 함께 기뻐함하며

 

讚歎彼我虛玄 發願能所平等

찬탄피아허현 발원능소평등


피아彼我가 허현虛玄함을 찬탄하고 능소(能所: 능동(주)과 피동(객))

또는 주체와 객체가 평등키를 발원하노라.



 

禮拜影現法會 行道足?虛空

예배영현법회 행도족섭허공


영현(影現: 그림자)이 나타남의 법회에 예배함에 진공眞空을 밟아

행도(行道: 번뇌의 속박)에서 벗어나려고 수행함를 삼고

 

焚香妙達無生 誦經深通實相

분향묘달무생 송경심통실상


묘하게 무생無生을 통달하므로 분향하며 깊이 실상實相을 통달하므로 경을 읽나니

 

散華顯諸無著 彈指以表去塵

산화현제무착 탄지이표거진


산화(散花)는 집착 없음을 나타내고

탄지(彈指: 손가락을 튕김)진로(塵勞: 번뇌)를 제거함을 표하였도다.



 

施爲谷響度門 修習空華萬行

시위곡향도문 수습공화만행


메아리와 같은 도문度門을 베풀어 공화(空華:실체 없이 이름)만 있음에

비유와 같은 만행萬行을 수습修習하매

 

深入緣生性海 常遊如幻法門

심입연생성해 상유여환법문


깊이 연緣으로 나는 성해(性海: 진여의 깊고 넓음을 바다)에 비유에 들어가

언제나 환幻과 같은 법문에 노니노라.


 

誓斷無染塵勞 願生惟心淨土

서단무염진로 원생유심정토


내 맹세코 물듦이 없는 진로塵勞를 끊어 유심唯心의 정토에 나기를 발원하노니

 

履踐實際理地 出入無得觀門

이천실제리지 출입무득관문


실제의 이지(理地: 진리의 경지)를 남김없이 거친 뒤에 얻을 것 없는

관문(觀門:마음?부처?정토를 살펴보는)의 문을 마음대로 드나들며

 

降伏鏡像魔軍 大作夢中佛事

항복경상마군 대작몽중불사


그림자 같은 마군魔軍을 모조리 항복 받고 한바탕 꿈속의 불사佛事를 지어

 

廣度如化含識 同證寂滅菩提

광도여화함식 동증적멸보리

널리 환화(幻華)와 같은 함식(含識: 육도를 윤회하는 중생)을 제도하고

다 함께 적멸보리를 증득하여지이다.

 

영명연수선사(永明延壽禪師)



 

생각이 멈추는 그 곳에 보리수가 자란다

 - 틱낫한스님 -

 

머릿속, 생각이 멈추는 그 곳에 보리수가 자란다.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의 몸과  마음에 대한

모든 생각이 불명확한 것임을 알게 된다.

우리는 '생각 없음' 을 연습해야 한다.
 
뜻이 아니다. 생각의 경계를 넘어 영원한 무엇이

따로 있다는 착각에 사로잡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머리에 떠오르는 모든 생각이 멈추는 것이 '깨어남' 이다. 

'생각 없음' 은 '공(空)' 으로 번역될 수 있다. 

 모든 사물이 '공' 함을 볼 때, 

우리는 생각 없음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깨어남은 어딘가 먼 곳에 있지 않다.

우리 지각(知覺) 속에 있다.

 
옛사랑이 생각날때 듣는 조용한 노래모음

“산속에서 무엇을 하세요?”

할머니가 간드러지게 묻는다.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무슨 공부를 하세요?”

“마음을 닦는 공부를 합니다.”

할머니는 신기한 듯 관심을 가지고 물었다.

“마음을 닦아서 무엇 하려고요?”


해월이 대답한다.

“목동은 소를 다루고, 목수는 나무를 다루지요.

지혜있는 사람은 자신을 다룹니다.

자신을 다루는 일은 무슨 일보다 중요합니다.

자신을 다루고 이끌지 못하면 고통 속에서 나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할머니는 얼굴을 약하게 씰룩거리며 다시 강하게 물었다.

 “행복을 위해서 공부하는 것인가요?”


해월은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싶어졌다.

“맞습니다. 행복을 위한 것이지요. 한때 일시적 행복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영원토록 행복하기 위해서…

거친 나의 마음을 잘 다루고 이끌어서 자아를 완성시키는 일입니다.”

다시 말을 이어 갔다.

“자아를 완성시킨 마음으로 이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켜

모두가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기 위해서입니다.” 

 

- 석암스님의 소설 <군야>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