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
몇 년간 공부를 해도 별 변화가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훌쩍 깨닫겠습니까?
< 답변 >
법문을 듣는 자세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오.
깨닫지 못한 범부가 불각(不覺)을 벗어나 정각(正覺)을 이루는 것을 흔히들
‘깨닫는다’ 혹은 ‘도를 닦는다’ 등등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소.
‘닦는다’는 뜻이 ‘나’라는 범부가 범부 지위에서 벗어나 성인의 지위에 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알고 있지 않소? 그렇다면 그것은 생사법이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마땅치 않은 것을 마땅한 것으로 바꿔치기
하겠다는 것인데, 이 세상에 그런 법은 없소.
만법은 오직 인연으로 말미암을 뿐, 이 세상은 몽땅 하나의 여여(如如)한
법계뿐임을 잊지 마시오.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이 세상 삼라만상이
범부의 눈에는 전부 다르고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이오.
깨닫는 것과 깨닫지 못하는 것이 전혀 다르고, 큰 변화가 있는 것과
아무 변화도 없는 것이 전혀 다른 것으로 보이지만, 그러나 그게 몽땅
하나의 법계 안의 일이라 소리요. 그래서 항상 여여하다는 말을 하는 거요.
이 세상이 아무리 울퉁불퉁 형형색색 천차만별로 보여도 그게 다
하나의 성품자리를 여의는 게 아니오.
그 성품자리를 일러 본체라고도 하고 마음이라고도 하는 거요.
‘마음뿐’이라는 말을 늘 하는 소리려니 하고 절대 건성으로 흘려듣지 마시오.
부처님법의 핵심이오. ‘마음뿐’이라는 말은 이 세상 일체만법이 전부 마음이 지어
나툰 바라는 뜻이오. 마음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거요. 말 그대로 마음뿐이오.
그 마음이 본래 ‘나’요. 이 가죽주머니 안에 갇혀 빼꼼히 내다보고 있는 놈이
‘나’가 아니고! 그러니 이 세상 어떤 것도 ‘나’ 아님이 없는 거요.
그걸 까맣게 잊고 그 본래 마음에 비추어진 그림자(業影)만을 보고 깨달아야
한다는 둥, 성불해야 한다는 둥 전전긍긍 온통 먼지를 피우고 있는 거요.
아무리 그래도 그 모든 것을 비추어 나툰 그 마음자리는 항상 여여해서 미동도 없소.
그러니 어서 빨리 이 세상의 모든 존재가 다 내 마음 위에 비추어진 허망한
그림자임을 분명히 깨치는 일 이외에 중요한 게 무엇이겠소?
거기에 무슨 시간과 노력을 들일 일이 있소? 한순간 천년 묵은 악몽에서
훌쩍 깨어나면 되는 거요.그 마음자리는 항상 여여해서 미동도 없소.
그러니 어서 빨리 이 세상의 모든 존재가 다 내 마음 위에 비추어진 허망한
그림자임을 분명히 깨치는 일 이외에 중요한 게 무엇이겠소?
거기에 무슨 시간과 노력을 들일 일이 있소?
한순간 천년 묵은 악몽에서 훌쩍 깨어나면 되는 거요.
- 대우거사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