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하게 졸고 있다

2019. 9. 28. 17:46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시 [禪詩]

728x90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한가하게 졸고 있다


텅 빈 절에 해는 기우는데

무릎을 안고 앉아 한가하게 졸고 있다.

소슬바람에 놀라 깨어보니

서리 맞은 낙엽이 뜰에 가득하네.


斜陽空寺裏  抱膝打閑眠  蕭蕭警覺了  霜葉滿階前

사양공사리  포슬타한면  소소경각료  상엽만계전


- 경허집

 

 

*  꺼져가는 한국불교를 일으키신 경허(鏡虛, 1849~1912) 스님의 시다.

텅 빈 절에서 홀로 좌선을 하면 성성하기도 하고 졸기도 한다

어떤 경험을 하든지 그것의 작용일 뿐이다. 소슬바람에 깨어보니

뜰에 낙엽만 가득하여 한가한 도인의 禪味가 느껴진다

허망하기 뜬구름일세 / 부설거사 사부시


  妻子眷屬森如竹 金銀玉帛積似邱  

  처자권속삼여죽   금은옥백적사구

 

  처자와 권속들이 대숲처럼 많이 있고

  금은보화와 비단들도 언덕처럼 쌓였는데,

 

  臨終獨自孤魂逝  思量他是虛浮浮

  임종독자고혼서  사량타시허부부

 

  죽음에 다다르니 나 홀로 가는구나.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허망하기 뜬구름일세.

 

  朝朝役役紅塵路  爵位纔高己白頭 

   조조역역홍진로    작위재고기백두

 

  매일매일 세상사 속에서 시달리다가

  벼슬이 겨우 조금 높아지니 머리는 이미 백발이네.

 

  閻王不怕佩金魚  思量他是虛浮浮

  염왕불파패금어  사량타시허부부



  염라대왕은 벼슬이 높은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허망하기 뜬구름일세.

 

  錦心繡口風雷舌  千首詩輕萬戶候

  금심수구풍뢰설    천수시경만호후

 

  비단결 같은 마음과 훌륭한 말솜씨와

  뛰어난 문장과 만승의 제후라도 

 

  增長多生人我本  思量他是虛浮浮

   증장다생인아본    사량타시허부부

 

  다생토록 아만만 높이는 근본이어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허망하기 뜬구름일세.

 

  假使說法如雲雨  感得天花石點頭

  가사설법여운우    감득천화석점두

 

  가령 설법이 구름 같고 비 내리는 것 같아서

  하늘에선 꽃비가 내리고 돌이 점두를 하더라도 

 

  乾慧未能免生死  思量他是虛浮浮

   건혜미능면생사    사량타시허부부

 

  온전하지 못한 지혜로는 생사를 면할 수 없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허망하기 뜬구름일세.


* 신라시대에 환속한 부설거사의 四浮詩는 유명한 詩이다

재물과 명예뿐 아니라 감동적인 법문이나 꽃비가 내리더라도 

生死解脫하는 지극한 깨달음이 없다면 죽음앞에서는 허망한 뜬구름이다.

이 몸 받아 살아 있을 때에 해탈하는 일이 가장 큰 일이다


 


 


성인 애창가요 모음
 
 
  

01.사나이 눈물 02.와인글라스 03.천상재회 04.남자의 길 05.조약돌 사랑 06 단한번의 포옹 07.빈 손 08.어 메 09.내 영혼의 히로인 10.둥 지 11.인 생 12.울산아리랑 13.사랑 과 인생 14.무조건 15.애당초 16.정주고 내가 우네 17.그 사람이 보고싶다 18.마지막 여자 19.내 삶을 눈물로 채워도 20.해바라기꽃 21.바람같은 사람 22.서울의 밤 23.아리랑 처녀 24.누 이

25.서울아 평양아 26.어 이 27.미스터유 28.남자라는 이유로 29.사랑은 아무나 하나 30.미움인지 그리움인지 31.해피데이 32.찰랑찰랑 33.해오라기 34.재 회 35.?방각하 36.백갈매기 37.큰소리 뻥뻥 38.어느 구름에 비들었는지


 

// 

'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 > 선시 [禪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맑은 지조와 텅빈 마음   (0) 2019.10.13
관세음觀世音   (0) 2019.10.06
모든 알음알이를 던져버려라   (0) 2019.09.21
일생(一生) /서산대사  (0) 2019.09.14
마음이 부처  (0) 2019.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