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같은 생각인 망상(妄想)
- 망상(妄想)이 본래 망상(妄想)이 아닌 줄 아는 '그 놈'
[대중] 마음의 부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제 주위에 계신 보살님들이나
거사님들을 보면 행복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저는 행복하고 평화로운 모습보다는 늘 불행한 마음이 먼저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행복하고 평화로운 그런 마음을 얻고 싶습니다.
[스님] 내가 방에 앉아있을 때, 잘 생기고 돈도 있어 보이는 그런
남자가 찾아와서 ‘지나가다 잠시 차라도 한잔 얻어먹으려고 들렀습니다’
하면 그 남자에게 차를 주고는,
‘거사님 댁에 여러 가지 애로가 많은 거 같네요’ 하고 말하면
‘네 애로가 많이 있습니다’ 라고 말할 때 내가 거사님을 ‘도와주겠습니다.
내가 능력이 있습니다’ 하면 좋아하겠지?
[대중] 네!
[스님] 그런데, 그 사람은 천하에 사기꾼이야. 상대방을 속여서
사기를 치는 도둑놈인데, 내가 그 사람이 사기꾼 도둑놈인 줄 모르는데
그 사기꾼 도둑놈이 나에게 접근을 하면 내가 그 놈에게 속아서 사기를
당해요 안당해요?
[대중] 사기를 당하겠지요.
[스님] 그 사람이 사기꾼인 줄 알았을 때는 어때요?
[대중] 사기를 당하지 않겠지요.
[스님] 마찬가지로 여기 계신 보살님들이 어제 저녁에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했던 그런 생각들은 전부 허망하고 헛된 사기꾼 같은
망상(妄想) 입니다. 사람들한테는 고요한 마음, 만족하는 마음,
즐거운 마음, 편안하고 행복한 마음의 세계가 있는데 사기꾼 같은
망상(妄想)은 그런 마음을 못 이루게끔 망치는 사기꾼 도둑놈입니다.
망상(妄想) 그 자체가 사기꾼이고, 사람들의 희망을 성취 못하게
방해하고, 행복과 편안한 마음을 해치는 것임을 알았을 때 그같은
허망한 이런 저런 생각, 즉 망상(妄想)을 계속 해야 하나요 말아야
하나요? 망상(妄想)이라는 사기꾼을 따라가야 돼요 말아야 돼요?
[대중] 망상(妄想)도 멀리해야 하고
또한 망상(妄想)이라는 사기꾼을 따라가면 안됩니다.
[스님] 망상(妄想)이라는 사기꾼을 따라가면 안됩니다.
망상(妄想)이 사기꾼인 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내가 방 안에 앉아서 이런 저런 생각들을 많이 일으키는데 그걸 보고
좋지 못한 사기꾼 같은 망상(妄想)이 나한테 많구나,
망상(妄想) 이것이 나에게 허망한 마음을 일으키게 하고,
허망한 욕심을 부리게 하고, 망상(妄想)을 따라가게 해서 제2 제3의
행동을 저지르게 만들고 나를 망치게 하는구나 하고 비로소
깨달는 거예요. 이거는 성과가 매우 좋은 거예요.
만약 망상(妄想)이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나에게 그런
도둑놈의 마음, 사기꾼 같은 마음이 있는 줄 전혀 모르고 계속
망상(妄想)에 속아서 사기꾼 같은 망상(妄想)을 따라다니게 됩니다.
결혼을 한 여자들이 애들 학교 가고 남편 출근하면, 집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놀러다녀야지, 모임에 가야지, 등산 가야지 이런 생각을
하잖아요? 그런 생각들 전부가 다 사기꾼 같은 망상(妄想)에 끌려
다니는 겁니다.
그래서 망상(妄想)에 의해서 좋지 못한 행동을 하고, 좋지 못한 일을
저지르고, 불행한 일을 당하게 되고 그러는 겁니다.
망상(妄想) 자체가 사기꾼이고 도둑놈인 줄 아는 걸 일컬어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기꾼 같은 망상(妄想)을 보고
망상(妄想)인 줄 아는 '그 놈'을 돌이켜서 가만히 살펴보니까
망상(妄想)이 본래 망상(妄想)이 아닌 줄 깨달았습니다.
그런 사람은 마음이 영원히 안정(安定)이 되어 있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어떤 삿된 것에도 끄달리지도 않고 여러 곳에 마음이
흔들려서 마음이 괴롭다든지 불안하다든지 하는 그런 게 일체
없습니다. 마음이 영원히 안정이 되어 있습니다.
먼저 망상(妄想)이 사기꾼인 줄 알아차리는 게 중요합니다.
사기꾼 같은 망상(妄想)은 나를 해치는 도적이니까 사기꾼 같은
망상(妄想)을 따라가면 안됩니다.
그 다음에 망상(妄想)이 사기꾼인 줄 아는 '그 놈'이 무엇인가를
깊이 추적해 들어가 보면, 망상(妄想)이 본래 망상(妄想)이 아닌데
내가 잘못 알았구나 하고 알아차리게 됩니다.
망상(妄想)이 본래 망상(妄想)이 아닌 줄 아는
'그 놈'을 바로 알아차리게 됩니다.
- 출처:학림사 오등선원 지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