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는자도 없고 받는자도 없다

2020. 3. 7. 15:44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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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는자도 없고 받는자도 없다


4. 짓는자도 없고 받는자도 없다


이제 우리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을 깨쳐서 「나(生)는 일도 없고 멸(滅)하는

일도 없어서, 항상 저절로 '참되고 여여한 법성'(眞如法性)을 밝힘으로써

세속의 생사법 가운데서 인연을 따르면서도 끝내 움직임이 없는 경지에 든다

는 것을 알았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바로 <그 자리>에 있는 거예요. 손끝 하나 까딱하지 않고,

아무런 노력도 들이는 일 없이, 다만 지금 이대로의 자세로 바로 그

<인연을 따르되 변함이 없는(隨緣不變) 세계>를 살고 있는 겁니다.

만약 누군가가 이 경지를 얻기 위해 조금이라도 애를 쓴다면 곧 어긋납니다.

지금 목전에서 어지럽게 생성과 소멸이 이어지는, 바로 이대로가 적멸(寂滅)한

거예요.

이 <작용이 그대로 작용이 아닌 도리>(作卽無作)를 분명히 깨달아서 전혀

아무 조작도 없이 몰록 깨달아 들어가는 것이 바로 돈오(頓悟)인 겁니다.

그래서 제가 늘 입버릇처럼 말하지 않았어요?

「시간도 노력도 밑천도 들이는 일이 없이 곧바로 깨달아 들어가야 한다」고

 말이에요. 애써 공력(功力)을 들여서 이루는 것, 즉 유위행을 통해서 이루는

모든 것은 허망한 겁니다. 얻은 것은 곧 잃고, 이룬 것은 곧 허물어지고, ···

그러니 어찌 그런 것을 참되다고 하겠어요?

이것이 곧 '무생법인'의 요체(要諦)입니다.

따라서 '무생법인'을 얻기 위해 노력을 한다던가, 반대로 '무생법인'은 애써

공력을 들여서 증득할 게 없다고 알아서 닦지 않는다던가, 이 양쪽이 모두

틀린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여러분,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같은 거예요. 그러니까 「하면 틀린다.

하지 않으면 더 틀린다」고 한 게 아니겠어요?

이렇게 되면 거개의 사람이 어리둥절해서 어찌 할 바를 몰라 합니다.

그리곤 기껏 생각해 낸다는 게 유위행을 버리고 '무위'(無爲)에 들어야 한다고

떠듭니다.

여러분, '유위'가 그대로 '무위'예요. '하는 것'이 그대로 '하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 이렇게 '움직이는 몸'이 그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인 거예요. ···

여러분, 이 세상은 일찍이 털끝만큼도 움직인 적이 없어요. 오늘도 저 바다는

종일토록 출렁입니다만, 바다는 끝내 늘고 줄고 하는 일이 없습니다.

여러분, 이것은 이치로 따져서 알아낼 일이 아닌 거예요. '진실'이 본래 그런 겁니다.

그래서 이 '무생법인'을 증득한 경지를 일러서 '부동지'(不動地), 즉 '움직임이

없는 경지'라고 하는 거예요. 또 이 경지에 이른 보살을 '제8지 보살'(第八地菩薩)

이라고 하구요(화엄경에서 보인 52位의 계위 중 48위에 해당하는 지위).

또 이 '제8 부동지'를 다른 이름으로 '동진지'(童眞地)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모든 '세간의 지혜'를 가지고는 전혀 헤아려 짐작할 수 없는 '참된 지혜'가

비로소 생겨나는 지위이기 때문입니다.
그 전까지는 즉, 제7지 이전에는 여러 가지 방편에 의지하면서 열심히 갈고

닦아서, 보다 높고, 보다 깊은 경지를 '개발'하기도 하고, '증득한 바'도 있어서,

이것은 순전히 '인과법'을 따르면서 '유위행'을 행하는 '세간의 지혜'(世間智)였는데

비해, 이제 '남(生)이 없는 도리'를 깨달아 마친 제8지에 이르러서는 전혀

<공력을 들이는 일이 없는 지혜>(無功用智), 즉 '작용이 없는 근본지혜'

(無作根本智)가 나타나서, 바야흐로 비로소 햇내기 어린 소년(童蒙)이 처음으로

'참된 지혜'에 깨달아 드는 '첫머리'이기 때문에 이것을 '동진지'라고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 세상이 본래 '작용 없는 근본지혜'(無作根本智)에 의해 운용(運用)되고

있다는 건 차치하고, 우선 '나 자신'에게로 시선을 돌려서 한번 차분히 생각해 봅시다.

··· 어떻습니까? 여러분은 공(功)을 들여서 무슨 일을 할 때, 무얼 가지고 공을 들입니까?

'몸'과 '입'과 '뜻'으로 공을 들이는 게 아니겠어요? 그런데 '연기법'에 의해서,

모든 법은 '자체의 성품'이 없는, 허깨비와 같은 존재라는 사실이 이미 밝혀졌는데,

그런데도 아직 '내 몸'과 '내 입'과 '내 뜻'은 여전히 저마다 고유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우길 수가 있겠어요? 이것은 정말 뿌리깊은 집착입니다.

사람들이 이런 미망(迷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까닭은 바로 이것이 '자기 부정'에

다름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자기 자신'을 부정한다는 게 두려운 거예요.
여러분, 조금도 두려워할 일이 아닙니다.

두렵기는커녕, 지금껏 평생을 두고 숙명처럼 지겹게도 짊어지고 다니던 그 천 근이나

되는 짐을 단숨에 집어 팽개칠 수 있다면, 그게 어찌 두려워할 일이겠어요?

여러분, 이 '몸'과 '입'과 '뜻'이 바로 그 지겨운 짐보따리였던 겁니다.

'자체의 체성'이 없어서 전혀 허깨비와 같은 이것을 '나'인 줄로 오인하고는,

천진한 '본래의 성품'을 등지고 살았던 까닭에 오랜 겁(劫)을 두고 '생사의 고해'

(生死苦海)를 헤매는 신세가 되었었는데, 그런데도 아직 성큼 깨달아 들지 못하고,

문 밖에서 서성이며 망설이고 있는 건, 아직도 무시(無始) 이래로 줄곧 꾸어오던

그 끔찍한 '꿈'을 깨지 못해서 그러는 겁니다.

그 꿈속에서 지금처럼 이렇게 분주히 '움직이는 몸'과 '움직이는 마음'을 붙잡아서

'나'로 삼고는 바쁘게 이쪽 저쪽으로 설치다가 홀연히 꿈을 깨고 나면, '나'는

여전히 자리에 편안히 누워 있는 걸 볼 수 있지 않겠어요?

그러니 만고에 뭐가 두려워할 일입니까.

아무리 해도 이 '나'(我)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친구가 있기에,

하루는 아주 작정하고 한 바탕 장을 벌였어요.

― 하기야 그 일만 해결된다면 또 다른 게 뭐가 있겠어요?···

『당신은 지금 살아있는 게 분명하니까 당연히 '생명력'을 갖고 있겠지요?

생각하고 말하고 손발을 움직이고 하는 바로 그 '생명력' 말이에요.』

사실 이런 질문은 보통의 경우 얼마나 황당합니까.

『네!? ··· 물론이지요.』
『그렇다면 당신은 그 생명력을 어떻게 유지합니까? 만약 당신이 아무 런 손을

쓰지 않아도 그것이 저절로 늘 유지될 수 있다면 그건 분명 당신의 생명력이라고

해도 되겠지만 말이에요.』

『? ···』

『어때요? 밥도 먹어야 하고 옷도 입어야 하고, ··· 또 뭡니까? 물도 마셔야 하고,

물론 공기도 호흡해야 하고, 그래야 살 수 있는 거 아니에요?

만약 그 모든 게 없이도 살 수 있다면, 그렇다면 그건 당신의 생명력이 분명합니다.

어때요? 그렇게 할 수 있겠어요?』

『아닙니다. 그러면 살 수가 없지요.』
『그렇다면 「'나'는 살아 있다」고 말하는 건 무슨 뜻입니까? '나'에겐 고유의

생명력이라고 할 만한 게 본래 없는데, 그렇다면 '밥'이 사는 겁니까,

'반찬'이 사는 겁니까? 아니면 '물'이 살아요, '공기'가 살아요? ··· 그것도 분명히

아니잖습니까? 그렇다면 '산다'는 건 과연 뭡니까?』
『? ···』

옛날 어떤 미혹한 놈이 '수행'을 함네 하고 설치다가, 나름대로 한 소식했다고

떠벌리는 꼴을 보다 못한 선지식이 「죽과 밥의 기운으로 재롱 부리지 말라!」고

일갈(一喝)하던 광경이 눈에 선합니다.

결국 '수행의 주체'가 '나'인 줄 알고 있는 동안은 천 리 밖이에요. ···

이제 「모든 것은 다만 '인연'으로 말미암을 뿐, '작용의 주체'도 없고

 '수용의 주체'도 없다」는 말이 믿깁니까?

'닦는 자'도 없고 '닦을 것'도 없는 게 어김없는 '진실'이라면, 여러분, 이 지경에

이르면 '몰록 쉰다'는 말인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흔히 수산주(修山主)로 통하는 소수 선사(紹修禪師)가 다음과 같은 게송을 남겼습니다.

만법은 이것이 '마음의 광채'요,
모든 '인연'은 다만 '성품'의 비추어냄일 뿐이라.
본래 '미혹한 이'도 없고 '깨달은 이'도 없나니
다만 오늘에 당장 깨달아 마칠 일이다.

후에 이 게송을 접한 심문분(心聞賁) 선사는 맨 끝 구절인

다만 오늘에 당장 깨달아 마칠 일이다」라고 한 대목에 이르러서,···
『어떻게 깨달아야 할까? ··· 』 하고, 짐짓 어리둥절해 하는 시늉을

지어 보였다고 합니다.

만약 여기서 당장에 몰록 쉬지 못하고, 다시 머리를 갸웃거리고 입으로 중얼거리면서

그 말속을 더듬고 헤아리고 한다면 또 다시 삼천 년은 좋이 기다려야 할 겁니다.


- 대우거사 

신나는 트로트 메들리 노래 모음

01. 여정 / 정하나준것이
02. 처녀 뱃사공
03. 한방의 부르스 / 딱걸렸어
04. 사나이눈물 / 슬퍼마오
05. 똑똑한 여자 / 꽃보다 아름다운너
06. 해남아가씨 / 돌려줄수 없나요
07. 모정의 세월 / 흙에살리라
08. 꽃바람 / 자기야
09. 다함께차차차 / 엔카
10. 밤차로 가지말아요 / 뭐야뭐야
11. 사랑해당신 / 애인이 돼주세요
12. 대지의 항구 / 이별의 부산정거장
13. 짚세기신고왔네 / 와인글라스
14. 밤차로 가지말아요 / 장미꽃 한송이
15. 이낌없이 주련다 / 한송이 꽃잎
16. 옥이 / 건배
17. 거짓말 / 둘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