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가는 바라문 바라드바자

2007. 6. 9. 13:57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숫다니파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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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 발원문>
한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스며있고 한 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땀과 정성과 노고의 무한한 공이 담겨 있습니다. 은혜로운 이 음식으로 이 몸 길러 몸과 마음 바로 하여 바르게 살겠습니다. 이 공양으로 베푸신 님들께 감사드리며 감사히 공양 들겠습니다.

새싹들도 떡잎이 둘로 나뉘면서 자랍니다. 커지려면 나눠야 하는 진실을 깨달았습니다. 사람 몸도 세포가 나눠져야 성장합니다. 커진다는 것 성장한다는 것은 자기를 나눈다는 것입니다. 그 것이 생명체의 본성입니다.


<밭 가는 바라드바자>
밭 갈고 있던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씨를 뿌리는 데 오백 자루의 괭이를 소에 메웠다. 스승께서는 오전 중에 바리때와 가사를 걸치고 밭 갈고 있는 바라드바자에게로 갔다. 마침 음식을 나눠 주고 있기에 스승은 한 쪽에 가 서 계셨다. 바라드바자는 음식을 받기 위해 서 있는 스승을 보고 말했다.

사문이여 나는 밭 갈고 씨를 뿌린 후 먹습니다. 당신도 밭 갈고 씨를 뿌리십시오. 갈고 뿌린 다음에 먹으십시오. 바라문이여 나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갈고 뿌린 다음 먹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당신의 멍에 호미 호미날 작대기나 소를 본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어째서 바라문이여 나도 밭 갈고 씨 뿌리며 갈고 뿌린 다음에 먹습니다 라고 하십니까? 당신은 농부라고 자칭하지만 밭 가는 것을 본 일이 없습니다. 당신이 밭을 간다는 것을 알아 듣도록 말씀해 주십시오.

믿음은 종자요 고행은 비이며 지혜는 내 멍에와 호미 부끄러움은 호미자루 의지는 잡아 메는 줄 생각은 내 호미날과 작대기입니다. 몸을 근신하고 말을 조심하며 음식을 절제하여 과식하지 않습니다. 나는 진실을 김매는 것으로 삼고 있습니다. 부드러움과 온화함이 내 멍에를 떼어 놓습니다. 노력은 내 황소여서 나를 안온의 경지로 실어다 줍니다. 물러남이 없이 앞으로 나가 그 곳에 이르면 근심 걱정이 없습니다. 밭갈이는 이렇게 해서 이뤄지고 단 이슬<감로>의 과보를 가져 오는 것입니다. 이런 농사를 지으면 온갖 고뇌에서 풀려나게 됩니다.

우유죽을 드십시오. 당신은 진실로 밭가는 분이십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단 이슬의 과보를 가져다 주는 농사를 짓기 때문입니다. 시를 읊어 얻은 것을 나는 먹을 수 없습니다. 바라문이여 이 것은 바르게 보는 눈을 뜬 사람들이 하는 일이 아닙니다. 시를 읊어 생긴 것을 눈을 뜬 사람들<제불>은 받지 않았습니다. 바라문이여 법에 따르는 이 것이 눈을 뜬 사람들의 생활 방법입니다.

완전한 사람 대선인은 번뇌의 더러움을 다 없애고 나쁜 행위를 소멸해 버린 사람에게는 다른 음식을 드리십시오. 그것은 필경 공덕을 바라는 이의 복밭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고오타마시여 이 우유죽을 저는 누구에게 드려야 합니까? 바라문이여 신 악마 범천들이 있는 세계에서 신 인간 사문 바라문을 포함한 뭇 중생 가운데 완전한 사람<여래>과 그의 제자를 빼놓고는 아무도 이 우유죽을 먹고 소화시킬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니 이 우유죽일랑 산 풀이 적은 곳에 버리십시오.

그리하여 밭 가는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그 우유죽을 생물이 없는 물속에 쏟아 버렸다. 그런데 그 우유죽을 물속에 버리자마자 부글부글 소리를 내면서 많은 거품을 내뿜는 것이었다. 마치 온종일 뙤약볕에 쪼여 뜨거워진 호미날을 물속에 넣을 때 부글부글 소리를 내면서 많은 거품이 이는 것과 같았다. 이때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모골이 송연하여 스승의 두발에 머리를 조아리며 여쭈었다.

놀라운 일입니다. 고오타마시여. 마치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주듯 덮인 것을 벗겨 주듯 길 잃은 이에게 길을 가리켜 주듯 혹은 눈이 있는 자는 빛을 보리라 하여 어둠 속에서 등불을 비춰 주듯 당신은 여러 방편으로 진리를 밝혀 주셨습니다. 저는 고오타마 당신께 귀의하고 진리와 도를 닦는 스님들 모임에 귀의합니다. 출가하여 완전한 계율을 받겠습니다.

그 후 바라드바자는 홀로 사람들을 멀리하고 부지런히 정진하여 마침내 더 없이 청정한 행의 궁극을 현세에서 스스로 깨달아 증명하고 구현하며 살았다. 태어나는 일은 끝났다. 청정한 행은 완성됐다. 할 일을 다 마쳤다. 이제 또 다시 이런 생존을 받지 않는다 라고 깨달았다. 그리하여 바라드바자 장로는 성인의 한 사람이 되었다.

이상 도문스님 숫타니파타 밭가는 바라문 바라드바자 강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