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의 화엄사상

만해 한용운 선생은 근대 한국이 낳은 高士였다. 선생은 애국지사요 불학의 碩德이며 문단의 巨擘이었으며 선생의 진면목은 이 3가지만을 아울러 보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왜 그러냐 하면 지사로서의 선생의 강직했던 기개 고고한 절조는 불교의 온축과 문학작품으로써 빛과 향기를 더했고 선교쌍수의 종장으로서의 선생의 증득은 민족운동과 서정시로써 표현되었으며 선생의 문학을 일관하는 정신이 또한 민족과 불을 일체화한 님에의 가없는 사모였기 때문이다. 혁명가와 선승과 시인의 일체화 이 것이 한용운 선생의 진면목이요 선생이 지닌바 이 3가지 성격은 마치 정삼각형과 같아서 어느 것이나 다 다른 양자를 저변으로 한 정점을 이루었으니 그것들은 각기 독립적인 면에서도 후세의 전범이 되었던 것이다<조지훈 민족주의자 한용운>

 

화엄사상은 법계연기다. 法界=法에 의해 형성되는 세界. 법은 Dharma<이치> 연기를 말한다. 화엄사상의 핵심은 법계연기이며 법계는 연기법에 의해 이루어진 장엄한 세계를 뜻한다.

연기<Pratityasamutpada>는 Pratitya조건+sam함께+utpada일어난다 무수히 많은 조건들이 화합하여 일어난다는 뜻이다. 

 

분필을 보자. 누가 무엇으로 만들었나? 기술자가 석회질로 만들었다. 기술자는 누구이고 석회질은 무엇인가? 기술자는 인류학 석회질은 지질학과 결부된다. 인류학과 지질학은 결국 지구의 문제이며 지구는 더 나아가 우주의 문제가 된다. 분필만 해도 전 우주를 다 따져야 한다. 끝이 있겠나?

 

一中一切多卽日 一卽一切多卽一 一微塵中含十方 一切塵中亦如是 한 티끌의 먼지 속에 온 우주의 드라마가 다 들어있다. 일체의 모든 먼지도 다 이와 같다. 미당 서정주 선생의 가을 국화꽃이 피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에서 처럼 가을 국화꽃은 봄의 소쩍새와 관련이 있다 말한다. 하지만 가을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 읊을 수 있지만 봄의 초기조건에서 보면 아무 것도 알 수 없다. 이런 상호 얽힘의 작용은 너무 Chaos하고 복잡하다. 이 복잡성Complexity이 연기며 이 연기<法>는 무상 무아 무자성<印> 하다.          

 

1.無常 – 영원히 불변하는 것은 없다<역동성> 2.無我 – 동일하게 남아있는 자아는 없다<다양성>   

3.無自性 – 자기만 따로 고립 고정된 것은 없다<개방성> 重重無盡한 무수히 겹겹으로 연결된 인드라망 Network다. 그런 여러 조건 속에서 생기고 사라진다. 따라서 영원불변한 것은 없다.

 

일주일 전의 나가 나인가? 나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변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현재의 나는 일주일 전의 나가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나는 내 이름으로 불린다. 동일하게 남아있는 것은 名<이름 개념 가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이름은 마음이 지어낸 것이다.

 

법계<Network 인드라망>는 분별심으로 보면 염오된 세계이고 무분별심으로 보면 청정한 세계다. 그 마음이 어떻게 드러나느냐에 따라 세계가 드러나는 방식이 다르다. 마치 마음이 이름을 지어내듯이 그 마음이 세계를 지어낸다. 이것이 바로 일체유심조다.      

 

一切唯心造의 造란 무슨 뜻인가? 마음으로 금 나와라 해서 금이 나오나? 창조주의 얘기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물질적으로 물건을 지어낸다는 뜻이 아니고 법<사건 의미>을 지어낸다는 뜻이다.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세상의 의미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無自性 고립 고정된 것은 없다. 그렇다면 몰개성인가? 각각의 고유성<개성>을 인정할 수 있나? 역설적이지만 空과 緣이기 때문에 각각의 고유성이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 화엄사상의 역설이며 특징이다. 그래서 고립되고 고정된 것에서 벗어날 때만 각각의 고유성이 드러날 수 있다. 교통체계라는 network 신호체계라는 Context 속에 우리는 빨간 신호등엔 서고 파란 신호등엔 간다. 뭘 의미하는지 다 안다. 이는 빨간색 파란색만의 고유한 의미가 있다는 소리다. 각각의 색깔이 고유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고유성이 서로 다르게 고정되어 있다면 그 의미는 통용되지 않는다. 부분-고유성-자유 평등. 전체-조화-중생구제.   

 

불교의 그물 網<Network-상의성-공존 자존>. 기독교의 그물 망<緖-창조성-초월 지배>. 유교의 그물 網<위계성-통제 통치>.

이상 김종욱 교수의 만해의 화엄사상 강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