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적 민족주의

2007. 6. 9. 16:01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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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대전 대장경에서 444부의 경전을 인용해 1741회의 인용문을 적은 책으로 화엄경을 1741회 인용문 중 211회나 인용했다. 이 책은 만해의 불교사상 뿐만 아니라 독립사상과 문학사상 등 그의 전 사유의 골간을 알 수 있는 책이다.

 

법계연기=事事無碍 사건과 사건이 장애나 걸림없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物 事 정신과 육체가 한꺼번에 연출되는 사건. 우주사적 찰나의 사건.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적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갓이 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만해 한용운의 알수 없어요>

누구=님 法 Dharma이다.  사사무애=사건과 사건의 고유성<자유 평등>. 사건과 사건의 조화<救世>

 

사사무애상의 자유 -  각자의 고유성을 걸림없이 드러내는 것=自由. 서로가 방해받지 않음=自在. 스스로 고유하게 존립=自存. 자유가 침해받는다면 바로잡고 저항해야 한다 주장<자유의 민족주의>.

참된 자유는 남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음을 한계로 삼는 것으로서 약탈적 자유는 평화를 깨뜨리는 야만적 자유가 되는 것이다<만해 한용운의 조선독립의 서>

  민족이 다른 민족의 간섭을 받지 않으려는 것은 인류가 공통으로 가진 본성으로서 이 같은 본성은 남이 꺾을 수 없는 것이며 또한 스스로 자기 민족의 자존성을 억제하려 하여도 되지 않는 것이다. 이 자존성은 항상 탄력성을 가져 팽창의 한도 즉 독립자존의 길에 이르지 않으면 멈추지 않는 것이니 조선의 독립을 감히 침해하지 못할 것이다<만해 한용운의 조선독립의 서>

 

사사무애상의 평등 각자의 고유성을 드러낼 수 있는 대등한 존재. 자유 평등. 모두의 불성-우주의 근원 중심. 無중심=多중심. 나름대로의 중심이라는 말은 뒤집어 말하면 아무 데도 중심이 없다. 모두가 세상의 중심이라는 말이다.

금후의 세계는 다름아닌 불교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무슨 까닭으로 불교의 세계라고 하는 것인가? 평등한 때문이며 자유로운 때문이며 세계가 동일<동등>하게 되는 때문에 불교의 세계라고 이르는 것이다<만해 한용운의 조선불교의 진로>

그러나 부처님의 평등정신이야 어찌 이에 그칠 뿐이겠는가? 무수한 華藏세계의 이런 세계 속에 있는 하나 하나의 물건 하나 하나의 일을 하나도 빠트림 없이 모두 평등하게 만드시는 터이다<만해 한용운의 조선 불교유신론>

 

불교에 입각한 평등의 민족주의다. 사건<부분 자유 입세간 자비>과 사건<전체 평등 출세간 지혜>의 조화. 어떤 일이 있어도 폭력은 쓰지 않는다는 평화 세계주의다. 救世주의 세간불교 대중불교 지향.

자국과 타국 이 주와 저 주 이 인종과 저 인종을 논하지 않고 똑같이 한 집안으로 보고 형제로 여겨 서로 경쟁함이 없고 침탈함이 없어서 세계 다스리기를 한 집안 다스리는 것 같이 함=세계<평화>주의

나는 마땅히 널리 일체 중생을 위하여 일체 세계와 일체 악취 중에서 영원토록 일체의 고통을 받으리라<조선 불교유신론에 인용된 화엄경 구절> 

 

불교가 출세간의 도가 아닌 것은 아니나 세간을 버리고 세간에 나는 것이 아니라 세간에 들어서 세간에 나는 것이니 비유컨대 연이 더러운 진흙탕인 비습오니에 나되 더러운 진흙탕에 물들지 아니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불교는 염세적으로 고립 독립하는 것이 아니오 구세적으로 입니입수하는 것이다<만해 한용운의 조선 불교의 진로>  

불교는 사찰에 存하는가? 아니다. 불교는 경전에 存하는가? 또한 아니로다. 불교는 실로 각인의 정신적 생명에 존재하며 그 자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이 자각을 계발하여 각인의 가치와 광명을 인정하는 길이 하나 둘이 아닌즉 나는 불교가 참으로 그 大理에 立하여 민중과 접하여 민중으로부터 化하기를 바라노라<만해 한용운의 조선 불교의 진로> 

 

만일 일본이 침략주의를 여전히 계속하여 조선의 독립을 부인하면 이는 동양 또는 세계평화를 교란하는 일로서 미일 중일 전쟁을 위시하여 세계적 연합전쟁을 유발하게 될지도 모른다<만해 한용운의 조선 독립의 서>

실제 30년 뒤 미일 중일 전쟁이 있지 않았던가?  3.1운동은 완벽한 만해의 작품이었다. 독립선언서를 만들고 처벌이 두려워 찔끔 찔끔 짜며 후회는 자들이 있자 만해 한용운은 똥바가지를 날렸다. 민주주의적 화엄적 보편적 개방적 민족주의가 우리가 추구해야할 가장 바람직한 민족주의다.

이상 김종욱 교수의 화엄적 민족주의 강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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