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O(병원경영지원회사), 독이 될까? 약이 될까?

2007. 7. 17. 18:03일반/노인·의료·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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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의료법 개정문제가 의료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의료법 개정문제가 대두되면서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MSO’(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 병원경영지원회사)에 대한 관심 또한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MSO란 무엇인지에 대해 심도 있게 짚어보기로 하자.
지난해 재경부가 서비스산업 경쟁력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의료서비스의 다양화ㆍ첨단화를 위한 제도개선방향으로 제시한 주요정책중 하나가 MSO라 할 수 있다.  
MSO란 병ㆍ의원들의 지분투자로 설립되는 주식회사형태로서 의료행위와 관계없는 병원경영 전반(구매, 인력관리, 진료비 청구, 마케팅, 홍보 등)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지칭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MSO 모델로는 미국의 HMO(Health Maintenance Organization: 건강관리의료단체)를 들 수 있는데, HMO는 의료기관의 다양화와 전문화에 따른 관리의료(Managed Care)의 필요성에 따라 가격협상, 정보화구축, 경영효율화를 목적으로 의료기관 간 네트워크 구축을 목적으로 탄생했으며 대표적인 회사로 HCA(Hospital Corporation of America), TLC Vision Corporation 등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득증가, 고령화 등으로 의료소비에 대한 욕구는 상대적으로 높고 의료수준 또한 세계적인데 비해, 획일적인 규제정책 및 차별화된 서비스의 공급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여건으로 소득대비 의료비지출은 상대적으로 낮고 의료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 또한 낙후된 실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불합리를 개선하고 최근 시급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병ㆍ의원의 경영수지 개선 등 의료산업발전과 장기적으로는 국제사회에 맞추어 의료법인의 영리화를 시행하려는 전초적인 방법으로 MSO란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MSO를 통해 기대되는 효과는 첫째, 원가절감 및 생산성 향상을 통한 병원경영의 효율화이다. MSO를 통한 공동구매, 인력의 공동관리 등이 가능해짐으로써 개인별 구매나 관리보다 원가가 절감돼 병원경영의 수익구조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둘째, 수평, 수직적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한 의료산업의 경쟁력 강화이다.
수평적 네트워크를 통한 공동브랜드화가 가능해지고 1, 2, 3차 의료기관 간 수직적인 네트워크를 통한 진료체계의 일원화로 경쟁력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셋째, 비영리법인도 수익ㆍ투자행위를 용이하게 할 수 있다. 현행법상의 의료법인은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영리사업을 할 수 없으며, 영리사업에 투자도 할 수 없었으나 영리단체인 MSO에 대한 지분참여가 가능해짐으로써 간접적이나마 이를 통한 영리사업의 수행을 할 수 있게 되고, 병원의 경영합리화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됐다.
넷째, 의원급 의료기관의 네트워크화를 통한 병상구조조정이다.
현재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병상은 약 9만9,000개로 전체 병상의 27.4% 수준에 이르기 때문에 국가적인 병상운용상으로는 비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MSO를 통한 1, 2, 3차 의료기관간의 네트워크가 가능해지면 의원급에서는 고비용이 소요되는 병상을 유지할 필요성이 없어져, 결과적으로 의원급의 경영효율 증대와 병상구조조정이 가능해 진다고 할 수 있다.
다섯째, 고가 의료장비의 효율화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표적인 고가의료장비 과다보유국이다. 중소병원에서 앞 다퉈 고가의 의료장비를 구입하다보니 고가의료장비의 활용도가 선진국에 비하여 현저히 낮고 이것이 병원경영악화의 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MSO를 통한 네트워크가 이루어지면 의료장비의 공동이용으로 고가의 의료장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이용률이 높아져 이러한 문제점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의료산업의 전반적인 저변확대를 통해 의료관광 상품개발 등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게 되고, 지금까지 미흡한 부분이었던 비급여 중심의 민간의료보험시장이 활성화 될 가능성이 커지는 등 MSO 도입으로 인한 기대효과는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MSO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몇까지 우려되는 점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의료기관의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부분이다. MSO간의 시장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 회사차원의 경쟁이 심화되어질 것이고, 이로 인한 홍보비의 과다 지출 등 부작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MSO의 활성화가 비보험 위주의 진료과목에 편중될 가능성이 있어 가뜩이나 불균형적인 의료계체계가 더욱 기형화될 기능성이 크고, 일부 유명 병ㆍ의원의 경우 MSO를 통한 세력화ㆍ권력화로 의료시장독점을 도모할 것이라는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
그렇다면, 설립가능 한 MSO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자.
MSO의 종류는 지분참여형태, 수평적인 결합이냐 수직적인 결합이냐 또는 구속력의 여부 등 그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수백까지의 조합을 취할 수 있어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우나, 여기에서는 재경부에서 발표한 내용을 기준으로 몇까지 대표적인 유형을 살펴보기로 한다.


1. 원가절감형 모델  
MSO를 통하여 의약품ㆍ의료기기ㆍ의료소모품 등을 공동구매하고, 의료장비와 시설을 공동으로 이용하며 인력관리ㆍ법률회계 등 경영에 관련된 분야는 MSO의 전문 인력이 전담 관리해 비용적인 측면의 경영성과를 중시하는 모델이다.
가장 접근이 쉬운 모델이며 개인의원간의 네트워크 형태로 보급이 용이하여 의원급에서 공동개원(2인 이상)이 활성화되는 현 추세에서 필요성이 증대된다고 할 수 있다.

2. Network 추구형 모델
MSO를 통한 의료기관간의 네트워크 활성화를 목적으로 활용되어진다. 2개 이상의 의료기관이 지분출자를 통해 MSO를 설립 후 브랜드, 의료기술, 진료연계 등 의료기관 활성화를 통한 수평적 네트워크 형태를 이루며, 이를 통한 의료기관내 공동구매, 의료기기 공동이용 등 규모의 경영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 원가절감형 모델보다는 한층 더 네트워크병의원간의 구속력을 가지며 그룹화 형태를 취하는 모델이라 할 수 있다.

3. 산업연계형 모델
MSO를 통해 병ㆍ의원, 의약품, 의료기기 등 의료관련 산업을 관광ㆍ보험ㆍ금융 등 여타산업과 연계시킨 모델로 비급여중심으로 민간의료보험이 활성화되어 의료시장의 규모가 커지면 민간보험사와 의료기관간의 비급여진료비 가격협상과 진료비청구 업무, 관광사, 금융기관 등과의 업무제휴 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또한, 의료법인의 경우 지분참여를 통해 그동안 불가능했던 의료관광산업 진출, 보험 연계상품 개발 등 사업다각화를 기할 수도 있다.

4. 자본조달 지원형 모델
현행 의료법상에서는 의료법인 및 개인 병의원에 대한 외부자본 투자유치가 불가능(의료법 제30조 제2항에 의해 비의료인은 의료기관 개설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공동투자도 불가능하다는 대법원의 판례에 기초)했으나 개정 의료법상에서는 MSO를 통해 투자가 가능해지게 된다.
MSO가 외부자본을 유치 후 병ㆍ의원에 병원시설 임대ㆍ리스, 경영위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외부자본의 의료기관 투자가 가능해 진다고 볼 수 있다.  
MSO는 서비스 제공대가로 의료기관으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수익으로 이를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형태를 취하게 된다.
이제 우리나라 현재의 MSO의 현황을 알아보기로 하자.
의료법개정 전이라도 개인의원들 간 MSO 설립에 관해서는 의료법상 규제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단지 프랜차이즈 관련법령(가맹사업공정화법)에 의한 규정만 충족하면 되기 때문에 사실상 개인의원들 간 MSO 설립은 제한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즉, 원장개인의 출자나 설립에 의한 MSO 형태의 회사설립은 제한이 없고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히 활성화 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현재 예치과, 고운세상피부과, 함소아한의원 등 일부 비급여과목의 개인 병ㆍ의원을 중심으로 한 프랜차이즈형태의 MSO가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고 지난해 11월에는 네트워크병의원협회를 출범시키면서 조직화형태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공동브랜드사용의 수준이고 공동구매ㆍ투자 등 궁극적인 MSO 형태라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여건상 공보험 등 규제 중심적인 의료공급체계에서는 본격적인 MSO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또 다른 이유로는 불투명한 회계 관행, 단독개원에 따른 개개인의 경영관리 마인드의 의식 부족 등이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이제 MSO는 그 시행시기만 남겨두었을 뿐, 시행에 대한 반론은 무의미 하다고 할 수 있다. MSO가 궁극적으로 의료계에 득이 될 지, 아니면 독이 될 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현재의 의료산업에 크나큰 변화를 가져올 것은 분명한 일이다.
미리 준비하고 대처하는, 그래서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는 현명한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글 최영선 본부장(닥터멤버스 컨설팅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