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경영지원회사 MSO, 병원 굶주리게 한다?

2007. 7. 17. 18:04일반/노인·의료·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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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경영지원회사 MSO, 병원 굶주리게 한다?

                                                           뉴시스 | 기사입력 2007-06-19 07:54  

의료법 전면 개정이 의료계의 최대 화두인 가운데, 법 개정에 따FMS 병원경영지원회사(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 이하 MSO) 설립에 대한 관심이 의료계 안팎으로 뜨겁다.


그동안 일반적인 회사 영리법인처럼 대놓고 수익추구가 힘들었던 의료법인이 MSO를 통해자본을 투자, 간접적으로 수익추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병원경영 개선이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네트워크병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의료수준은 세계적인 수준이고 환자들의 니즈도 매우 강한데 비해 건강보험에 근거한 획일적인 의료서비스 공급 정책으로 병의원들은 의료기기와 시설 등 투자는 많이 하되, 상대적으로 그에 따른 수익은 얻지 못하고 있다”며 “MSO가 활성화되면, 병원경영 개선을 통해 보다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보다 많은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실제로 MSO허용은 정부가 의료서비스선진화 방안 중 도입을 고려하는 가장 핵심적인 사안. 의료기관 네트워크화에 따른 경영효율성 재고를 위해 이번 의료법 개정안에도 MSO활성화를 위한 전제조건이 녹아있다.


의료법 개정안에 따르면, 의료법인이 부대사업에 자본금을 50%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부대사업 허용 등을 통해 MSO설립을 사실상 용이하게 하고 있다.


또 비전속진료(프리랜서의사) 허용과 함께 병원 간 인수합병, 비급여 항목에 대한 보험사-의료기관간 가격계약도 가능토록 해, 의료기관 네트워크화에 따른 MSO 자본·투자를 통해 궁극적으로 의료법인의 영리화가 이뤄질 것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그러나 이처럼 MSO를 통한 의료기관의 수익추구가 가속화되면서, 오히려 이것이 의료기관별 양극화를 가속화시켜 영세 의료기관을 옥죌 것이란 주장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의료기관의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부분이다. MSO간 시장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 회사차원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고, 이로 인한 홍보비의 과다 지출 등 부작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


보건의료노조 이주호 정책실장은 “MSO허용이 이뤄지면 병원은 순식간에 현대, 삼성과 같은 주직회사 영리병원을 탈바꿈될 것”이라며 “대기업에 기반해 끊임없이 수익을 추구하는 거대병원과 그것이 불가능한 영세병원 간 양극화도 심해져 의료기관의 독점화가 우려된다”고 전한다.


실제로 MSO는 병원건물, 의료기기, 전산시스템, 인력관리, 제약·치료재료, 법률회계 컨설팅, 경영 지원 등 병원과 관련된 모든 분야를 투자명목으로 병원에 제공하고 그 수익금을 가져갈 수 있다.


또 파견업체와 계약을 맺고 병원 인력을 제공하는 일까지 담당할 수 있고 그에 따라 병원 직원에서 하루아침에 파견업체 직원으로 변모하는 경우도 실제 발생하고 있다.


19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이미 대학병원 중 일부에서는 이미 ‘원가절감형 모델’에 기초한 MSO를 운영하고 있다.


원가절감형 모델 MSO는 의약품ㆍ의료기기ㆍ의료소모품 등을 공동구매하고, 의료장비와 시설을 공동으로 이용하며 인력관리ㆍ법률회계 등 경영에 관련된 분야는 MSO의 전문 인력이 전담 관리해 비용적인 측면의 경영성과를 중시하는 모델.


이 모델에 근거해 최근 전산정보시스템 운영 MSO를 설립한 모 대학병원은 산하 병원들의 정보시스템 통합 작업을 추진하던 와중, 기존 병원 직원들을 모조리 해고한 뒤 MSO 직우원으로 채용했다. 하루아침에 병원 직원이 외부 용역회사 직원으로 달라지게 된 것.


이와 관련 이주호 정책실장은 “병원경영지원회사가 들어서면 병원은 대다수 수익을 MSO로 옮겨 담아 병원 투자자들에게 배당하게 돼 병원 내 수익은 거의 남기지 않을 것”이라며 “대부분 병원 구성원을 위해 쓰일 예산이 모두 병원경영지원회사로 빠져나가 직원들의 근로조건은 더욱 열악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그는 “MSO의 활성화가 비보험 위주의 진료과목에 편중될 가능성이 있어 가뜩이나 불균형적인 의료계체계가 더욱 기형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보건의료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서라도 MSO 도입은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MSO가 과연 의료계에 얼마나 득실을 가져다 줄지 이처럼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전세계적으로 의료산업화 추세 속에서 MSO 도입에 따른 국내 의료계의 파장이 어떠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석유선기자 sukiz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