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제도와 개인의 자율성 (제 2편 위정)

2007. 11. 11. 16:44사상·철학·종교(당신의 덕분입니다)/유교(儒敎)

728x90

사회제도와 개인의 자율성 (제 2편 위정)

제2편 위정(爲政)

 

ⓛ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덕으로써 정치를 하는 것은 마치 북극성이 그 자리에 있고 여러 별들이 그것을 향해 돌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니라."
(子曰 爲政以德 譬如北辰.居其所 而衆星 共之)

 

<강독>

그것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덕(德)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결국 인간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궁극적 지향점이 아닐까.
사람은 누구나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지만 사람이 모여 사회를 이루면 대립·갈등·투쟁이 끊이질 않는다.
이 근본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 정치의 이상이다.
민주주의가 발달한 현대는 그 제도나 사회구조 면에서  공자 시대보다 훨씬 더 이러한 이상을 실현하는데 유리한 환경이라고 보인다. 
그럼에도 아직 진정한 이상 정치의 실현은 요원하기만 하다.

덕치(德治)는 민주주의 제도에서 보면 결국 자율(自律)이 아닐까.
아무리 제도를 갖춰도 자율할 수 있는 사람이 준비되지 않으면 실제적으로 자율 사회로 나갈 수 없고 오히려 여러 가지 부작용들이 나타나기 쉽다.
지금의 실정을 보면 제도에 비해 사람의 의식이 뒤쳐지는 불균형이 현저하다.
이 불균형을 시정하는 것이 이상정치 실현의 중심 테마로 보인다.
제도도 계속 발전 시켜 가야 하겠지만 '자율할 수 있는 사람'으로 진보해 가는 것이  더욱 근본적인 테마로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공자의 사상은 현대에서 오히려 더 살려질 수 있는 면이 있다고 생각된다.

 

<실례>

A; 자율만 강조하는 것은 지금의 실정에서는 무리가 아닐까요.
 자율 능력이 부족한 현실을 생각하면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는 다소간 타율적 규제(시스템, 규범 등)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나 같은 경우는 타율이 더 편할 때가 있어요.

 

B; 제 경험인데 저는 별 생각 없이 '알아서 해보시지요'라고 말했는데, 본인은 소외감을 느꼈다고 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C; 그 경우는 소통이 문제가 아닐까요. 사실 말은 소통의 도구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소통이 안되면 충돌이 있는데 충돌 이후가 중요한 것 같아요. 진정한 소통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하지 않을까요.

 

D; 사람이 모이면 대립이나 갈등이 발생하게 마련인데 그것을 조정할 수 있는 지도자 또는 어른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E; 그 경우 지도자라는 말보다는 (뭔가 지도자라던가 어른이라고 하면 위계질서를 연상하게 되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조정자로서의 역할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자연스럽게 사람들로부터 받아들여지는 권위가 세워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예컨대 가족 안에서 아버지가 이런 역할을 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지 않아요.
내가 아는 어떤 가정의 경우는 막내 아들이 나이가 어림에도 그런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하고 있는데 그 사람의 경우를 보면 장유유서(長幼有序)와 같은 자연적 질서는 충분히 존중하면서 무리없게 그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 때 가장 중요한 능력은 부모를 비롯한 형제자매들로부터 마음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F; 집단 내의 자율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일을 주도해온 사람들, 특히 책임감이나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웃음) 그 일이나 역할을 풀어 놓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G; 덕치(德治)는 위정자에게 요구되는 덕성이 아닌가요.

 

H; 치자(治者)와 피치자(被治者)가 분리되어 있던 공자의 시대와 달리 치자와 피치자의 동질성을 바탕으로 하는 민주주의 시대에 덕치란 결국 국민 스스로 자치(自治)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I; 덕(德)이란 그 시대 사회의 조건에 따라 구체적인 모습이 달라질 수도 있고, 특정한 사람에게 체화(體化)되어 나타나기도 하겠지만 시대와 공간을 넘어서 궁극적으로 인간이 지향하는 목표 즉 모두의 자유와 행복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인간의 숭고한 의지 같은 것이 아닐까요.
우리 시대에 이러한 덕을 실현하는 정치라면 주어진 상황 속에서 자율을 확대해 가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것은 단지 의식(意識)의 문제로 환원해서도 안되고, 제도나 물질 면에서 자율이 확대될 수 있는 조건이나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 의식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