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 위치한 조계사 안팎에 1일 이명박 정부의 개신교 편향을 비난하는 수십개의 플래카드가 일제히 걸렸다. 불교계가 대정부투쟁을 선언한듯한 양상이다.
서울 안국동의 조계종 총무원 입구 왼쪽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 이명박 정부는 기독교 공화국?"이라는 문구의 대형현수막이 내걸렸다.
조계종은 현수막에 조용기 순복음교회 목사와 어청수 경찰청장이 함께 찍은 선교포스터 사진을 비롯해, 국토해양부 대중교통정보시스템 ‘알고가’의 사찰이름 삭제, 경기여고 교장의 불교 문화재 훼손 사진 등 3건의 사진을 실은 뒤 "이명박 정부는 공직이용 종교편향 즉각 중지하라"고 주장했다.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 탑 뒤엔 불교 문화제 3점을 파묻은 공립 경기여고 교장을 규탄하며 "불교성보 문화재 파묻은 경기여고 교장 파면하라"는 플래카드가 걸렸고, 조계사 일주문 앞에는 "종교편향 방치하는 교육부는 참회하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또한 일주문 옆에는 "이명박 지도에는 교회 밖에 없나? 종교편향 중단하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조계사를 시작으로 다른 사찰들도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을 질타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불교계 전체가 들고 일어나는 양상이다. 얼마전 조계사 등 전 사찰이 <조선일보>의 신정아-불교계 연관 왜곡보도를 규탄하며 <조선일보> 규탄 플래카드를 내건 데 이어 또다시 불교계가 들고 일어선 양상이다.
조계종은 이처럼 플래카드를 조계사 안팎에 내거는 동시에 이날 조계사에서 오는 4일 시국법회 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투쟁 일정을 밝혔다.
조계종과 승, 재가단체들로 구성된 시국법회추진위원회는 1일 경찰청과 교육부 1인 피켓 시위, 7월 2일 종교편향 관련 부처 항의방문, 7월 3일 경찰청 앞 '108배 항의법회'를 거쳐 4일 오후 5시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대규모 시국법회를 봉행하겠다고 밝혔다.
불교계가 이처럼 대정부 투쟁 선언에 즈음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한승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불교계를 자극케 한 관련부처들을 뒤늦게 꾸짖은 뒤 이날 오후 2시반 조계사를 찾아 자신이 직접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하겠다는 뜻을 조계종측에 전해왔다. 한 총리는 대신 오는 4일 시국법회를 취소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자, 불교계는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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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사 일주문 옆에 걸려 있는 현수막.ⓒ김혜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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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사 대웅전 앞 나무에 걸려 있는 현수막.ⓒ김혜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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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사 총무원 입구에 걸려있는 현수막.ⓒ김혜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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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스님들이 시국법회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김혜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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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스님과 불자들이 조계사 총무원 앞 주차장에서 현수막을 들고 종교편향을 규탄하는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김혜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