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편전/여공스님

2008. 7. 11. 17:42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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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공스님의 와편각(瓦片刻)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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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오분율, 출가선언 ㅣ

나는 하늘에 태어나기를 원치 않는다.
많은 중생이 삶과 죽음의 고통 속에 있지 아니 한가.
나는 이를 구제하기 위해
궁을 떠나는 것이니
위 없는 깨달음을 얻기 전에는 결코
돌아오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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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유구필응감응도교(有求必應感應道交) ㅣ

불보살께 간절히 기도하면
반드시 감응이 있다.진실한 기도는
부처와 중생의 교감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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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육조혜능(六祖慧能) ㅣ

보리본무수(菩提本無樹)
명경역여대(明鏡亦如臺)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하처야진애(何處惹塵埃)

보리의 나무는 본래 없는 것이니
밝은 거울 또한 그 틀이 없는 것이라
본래 한 물건도 없는데
어느 곳에 티끌 먼지 묻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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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금강경(金剛經) ㅣ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

이 세상 모든 것은
꿈 같고, 허깨비같고, 물거품같고, 그림자같고
이슬같고 또한 번개불과 같으니
마땅히 이와 같이 보아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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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황벽희운(黃檗希運),전심법요(傳心法要) ㅣ

내외신심일체구사
(內外身心一切俱捨)

그대가 진정코
자유롭고자 한다면
안으로나 밖으로나
몸과 마음에 대한
집착을 모두 털어 버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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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부설거사(浮雪居士)의 게(偈) ㅣ

가사설법여전우(假使說法如電雨)
감득천화석점두(感得天花石點頭)
건혜미능면생사(乾慧未能免生死)
사량야시처부부(思量也是處浮浮)

설령 설법이 뛰어나서
하늘을 감동시켜 꽃을 뿌리고
돌이 고개를 끄덕인다 해도
마른 지혜, 나고 죽음을 면치 못한다면
생각하면 할수록 허무할 뿐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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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금강경(금강경) ㅣ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응당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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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백팔참회승도(百八懺悔僧圖) 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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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임제의현(臨濟義玄) ㅣ

생사불염거주자유(生死不染去住自有)
생사에 물들지 않으면 거주가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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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임운무작(任運無作) ㅣ

흐르는 대로 맡겨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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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마음이 어디 있느냐 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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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틱낫한스님 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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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틱낫한스님 ㅣ

나는 느낀다.
내가 살아 숨쉬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경이로운 순간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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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보리달마(菩堤達磨) ㅣ

관심일법총섭제행
(觀心一法總攝諸行)
직지인심견성성불
(直指人心見性成佛)

오로지 마음 살피는 한가지 일에 모든 행이 들어있다.
바로 마음을 가리켜 견성하여 성불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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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인곡당 법장(仁谷堂 法長)스님의 게(偈) ㅣ

아유일발낭 (我有一鉢囊)
무구역무저 (無口亦無底 )
수수무불남 (受受無不濫)
출출이불공 (出出而不空)

나에게 바랑이 하나 있는데
입도 없고 또한 밑도 없다
담아도 담아도 넘치지 않고
주어도 주어도 비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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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백장광록(白丈廣錄) ㅣ

불피음계(不被陰界)
제팔오욕팔풍(諸八五欲八風)
지소표익 (之所飄溺)
즉생사인단 (卽生死因斷)
거주자유 (去住自由)

애욕에 물듦이 없고
또한 의지하고 머묾에
지혜의 알음알이에 묶이지 않는다면
오고 감이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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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금강경오가해(金剛經五家解),야보스님 ㅣ

죽영소계진부동(竹影掃階塵不動)
월천담저수무흔(月穿潭底水無痕)

대나무 그림자가 섬돌을 쓸되
티끌은 일지않고
달빛이 연못을 뚫되
물에는 흔적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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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육조혜능(六祖慧能) ㅣ

차법재중생위만혹(此法在衆生爲萬惑)
재보살위만행재여(在菩薩爲萬行在如)
래위만덕일의천일(來爲萬德一義天一)

이 법이 중생에게 있으면 만혹이 되고
보살에게 있으면 만행이 되며
여래에게 있으면 만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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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칠불통계(七佛通戒)의 게(偈) ㅣ

제악막작(諸惡莫作)
중선봉행(衆善奉行)
자정기의(自淨基意)
시제불교(是諸佛敎)

모든 악을 짓지말고
애써 선을 행하라
스스로를 맑히는 것이
모든 부처님들의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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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중도정견(中道正見) 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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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법화경 방편품(法華經 方便品) ㅣ

제법종본래(諸法從本來) 상자적멸상(常自寂滅相)
모든 법은 본래 항상 스스로 적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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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무문선사 (無問禪師)의 게(偈) ㅣ

춘유백화추유월(春有白花秋有月)
하유량풍동유설(夏有凉風冬有雪)
약무한사괘심두(若無閒事掛心頭)
편시인간여시절(便是人間如時節)

봄에 꽃피고 가을은 달 뜨네
여름엔 청량한 바람과
겨울에는 눈 내리네
쓸데없는 생각만 마음에 두지 않는다면
이것이 바로 좋은 시절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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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대일경(大日經) ㅣ

계성즉시법신장광설(溪聲卽是法身長廣舌)
산색즉시법신춘추상(山色卽是法身春秋想)

시냇물 소리가 곧 법신비로자나부처님의 설법이요
산빛이 곧 법신부처님의 모습이니라






    
    기왓장에 새긴 부처



    여공스님의 와편각(瓦片刻)전




    풀숲에 감춰져 있던 퇴락한 절집안의 오래된 깨진 기와조각에
    부처님의 말씀과 조사스님들의 게송을 새기기 시작하면서
    와편각(瓦片刻)이라는 말을 사용했습니다.
    와편각은 글자 그대로 '기와조각에 새기는 글'입니다.
    하고많은 새김질의 소재 중에서 하필
    깨진 기와조각에 주목 했던 것은
    그 것이 오랜 세월 우리네 영욕의 절집안 내력과 함께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 그대로 '버려진' 것들이어서
    푸른 이끼를 뒤집어 쓰고 절집안 뒤켠에 버려진 것들에게
    어떻게 하면 그 장엄을 되돌릴 수 있을까
    생각하던 긴 뒤척임의 소산입니다.
    다행히 기와는 스스로
    그 질감이 지극히 불교적이기도 하고
    혹은 전생의 기억까지 들춰 내주는 오랜 것이기도 해서
    불교예술이라는 그릇에 담아져도
    시방삼세 부처님 법을 훼손할 염려는 없다고 여겼습니다.
    크게 보아 어떤 재료와 도구로 만들어지든지
    그 내용과 형식이 부처님 법의 장엄이라는 명분에 합당한 것이라면
    설령 도둑의 칼이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칼이라는 도구가 강도가 들었을 때는 강도의 칼이 되고
    부처님이 들었을 때는 법의 칼이 되는 것이니
    '글자를 새겼으므로 서각이다, 도구가 다르니 전각이다'는 말은 무위롭습니다.
    새기는 방법과 도구의 모양만 가지고
    이것이다 저것이다 예단하는 것조차 우리가 꿈꾸는 영화로운
    부처세상이되는 데는 하등 도움될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와편각은 이미 기법을 초월한 그 무엇입니다.
    그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와편각(瓦片刻)은 이미 서각이네 전각이네 하는
    세속의 분별을 떠나 오로지 부처님 법 을
    장엄하는 방편의 하나로 기능할 것이고
    문화포교사로서의 전법활동을 위한 법(法)의 칼로
    기능하는 일에 더 할 것도 덜 할 것도 없는 행위입니다.
    그 것으로 족하다 하겠습니다.
    어느 땐가는 사라질 기와조각을 찾아 들고 그 기와조각을 닦아
    햇빛에 말려놓으면 깨진 조각 하나하나가 숱한 설법을 했습니다.
    글 읽다가 가슴 미어지게 벅차오를 때,
    돌이 고개를 끄덕이고 무릎을 치고 좋아라 환희심이 온 몸을 휘감을 때,
    그 때마다 거기에 그 빛을 새기기 시작했습니다.
    철사를 갈아 새기기도 했고 묵은 마음과 게으른 영혼과
    온갖 쓰린 것들을 갈아 피나게 새겼습니다.
    기와조각에 부처님 말씀을 새기기 시작했더니
    기와는 다시 부처님 법 가득한 장엄법문을 했습니다.
    달마를 새기고 조사께서 동쪽으로 온 까닭을 묻는
    숱한 납자들의 의심을 담아 혜가를 새기고
    도신, 홍인, 임제를 새기고 벽암록이니 육조단경이니 법을 설하는 인연
    닿는 말씀들을 새기기 시작했습니다.
    아함을 새기고 법구경을 새기고 꽃이 개화하듯 하는 게송을 새겼더니
    그 속살에서 곰팡이꽃 같은 작은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이 새기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끝나지 않은 이 작은 꽃을 내어보이고자 했더니
    두방망이질로 가슴 떨리는 것은 참 기쁜 일입니다.
    깨진 조각으로 버려진 기와를 만나 마음을 얻었으니
    이보다 더 큰 법열이 있을까. 버려진 보잘것 없는 와편에게 보내는 미소입니다.
    벽돌을 갈아 거울을 만드는 일 만큼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기와를 갈아 부처를 새기는 일 또한
    문자 이전의 니르바나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깨진 기와조각에 부처를 새기는 이 일은
    내 공부의 방편이기도 하고
    대중에게는 꽃 들자 미소짓는 이심전심의 한 마음이기를 바랍니다.
     

    행여 이 행위가
    조사스님들께는 누가 되지는 않았는지 자꾸 돌아보며 정진할 일입니다.
      여공 합장.

    이여공 │ 李如恭

    여공스님은

    부처님 법의 칼로

    문자반야를 장엄하면서

    '내 마음의 절'

    불각사(佛刻寺)에 삽니다.

    
                                          - 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