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17. 10:52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불교인 365 일 - 제 17 일 -
< 무업의 깨침 >
무업선사가 열반경의 좌주로 있을 대, 어느날 마조대사에게 물었다.
- 삼승의 문자는 빠짐없이 그 뜻을 궁구해보았습니다. 그런데 평소 듣건대 선문에서는
즉심시불이라 말한다는데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마조가 말했다.
"단지 그대가 모른다는 그 마음이 곧 즉심시불이다. 달리 어떤 것이 있겠는가?"
무업이 다시 물었다.
- 달마대사가 서쪽에서 와서 은밀하게 전한 종지는 무었입니까?
마조가 말했다.
"그대는 참 번거롭게 구는구먼. 돌아갔다가 다른 때 찾아오게나."
이에 무업이 그자리를 뜨려하자 마조가
"좌주여" 하고 불렀다. 무업이 고개를 마조쪽으로 돌리자 마조가 말했다.
"이것이 무엇인가?"
그말에 무업이 당장 깨치고 예배드렸다.
* 무업은 6척장신에 위엄이 넘치는 759-820년대 사람으로, 산서성에서 불경을 통달하여 대달국사라는
시호를 받아 선풍을 드날렸다. 이 대목은 마조가 즐겨사용한 즉심시불로 무업을 깨치게 하는 대목인데
즉심시불은 즉심즉불 시심시불 시심즉불 비심비불과 같은 의미이다. 여시서 心이란 본래부터 번죄와
분별심이 없는 청정한 마음을 가리킨다. 즉 청정한 평상심에 즉하는 것, 그 행위가 일상에 드러나는 작
용이 조사선의 가풍이었다.
삼승의 12분교를 두루 섭렵했던 무업도 즉심시불의 근거를 찾을수 없어서 마조에게 다시 물었던 것이다.
마조로서는 즉심시불도 모르는 주제에 정법안장의 비밀에 대해 묻는 것이 가관이었다. 그러나 마조는
기연을 살필 줄 아는 훌륭한 선장이었기에 한가할 때 찾아와 물으라고 돌려보냈다.
힘업이 고개를 떨구고 돌아가는 무업에게 마조는 천둥같은 소리로 - 무업자신의 지금 심정은 무엇이냐-
고 묻는다.
순간 무업은 실망도 의문도 가뭇없이 사라지고 자신만이 그 자리에 서 있는 줄을 깨닫는다.
즉심시불이야말로 바로 자신의 의문을 해결해주는구나 하고 생각하자니 불성상주의 도리가 비로소 훤칠
하게 드러난 것이다. 교학에 통달하고서도 의문되는 것을 선법을 통해 확실하게 밝히고서 끝내 선문에
또아리를 틀게 된 것이다.
- 현각스님의 <선문보장록 강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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