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제1권 5/5 참된 견해란 무엇인가

2008. 7. 18. 11:0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능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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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 엄 경

    능엄경:제1권 5/5 참된 견해란 무엇인가 아난이 그 말을 다 듣고 난 후 슬피 눈물을 흘리면서 엎드려 꿇어않아서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부처님을 따라 발심하여 출가하였사오나 부처님의 위엄과 신령스러움만 믿고서 늘 스스로 생각하기를 '내가 애써 닦지 아니하여도 부처님께서 나에게 삼매를 얻게 해 주실 것이다'라고 여겼습니다. 몸과 마음은 본래 서로 대신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지 못한채 저의 본심을 잃었으니 몸은 비록 출가하였으나 마음은 도에 들어가지 못함이 마치 가난한 아이가 아버 지를 벌고 도망간 것과 같습니다. 오늘에야 비로소 제 아무리 많이 들었다 하더라도 수행 하지 않으면 듣지 아니한 것과 같음을 알았사오니 이는 마치 사람이 말로만 음식을 말하고 먹지 않으면 결코 배부르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지금 두 가지 장애에 얽매인 것은 진실로 고요하고 항상한 심성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니, 바라옵건대 여래께서는 궁하고 외로운 것을 불쌍하게 여기셔서 오묘하고 밝은 마음을 발하여 저의 도안을 열어 주소서." 그때 부처님께서 가슴의 만자로부터 보배의 빛을 뿜어내 시니 그 찬란하고 밝은 빛은 백천 가지 색으로 어울렸다. 부처님께서는 그 빛을 시방의 티끌처럼 많고 넓은 부처 님의 세계에 일시에 두루 퍼지게 하여 시방에 있는 보배로운 사찰과 모든 부처님의 정수리에 닿게 하셨다 가다시 되돌려서 아난과 여러 대중에게 이르게 하셨다. 그런 후에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너를 위하여 큰 법 깃발을 세우고, 시방의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오묘하고 은밀하며 비밀스럽고도 깨끗한 밝은 성품을 깨우쳐 깨끗한 눈을 뜨게 하리라. 아난아, 네가 아까 내게 대답하기를 '빛나는 주먹을 봅니다. '라고 하였는데 이 주먹의 광명은 무엇으로 인하여 생긴 것이며 어떻게 주먹이 되었으며 너는 무엇으로 보았느냐?" 아난이 대답했다. "부처님의 온몸은 염부단금이므로 보배의 산처럼 빛나옵니다. 때문에 광명이 있는 것이고 저는 그것을 눈으로 보았습니다. 또 수레바퀴 같은 무늬가 있는 다섯 손가락을 구부려 쥐고서 사람들에게 보여 주셨으므로 주먹이 되었나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오늘 진실한 말로써 네게 말하나니, 지혜 있는 모든 사람들을 비유로써 깨닫게 하리라. 아난아, 내 손이 없으면 내 주먹을 만들 수 없는 것과 같이 만약 네 눈이 없으면 네가 보는 것도 이루어질 수 없으리니 네 눈을 내 주먹과 같은 이치로 비유하면 그 의미가 서로 통하겠느냐?" 아난이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저의 눈이 없으면 제가 보는 것은 이미 이루어질 수 없으니, 여래의 주먹에 비유하면 사실과 이치가 서로 통할 듯하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서로 통한다고 말하였으나 그 이치는 그렇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만약 내 손이 없으면 주먹은 반드시 없겠지만 저 눈이 없는 사람에게는 보이는 것이 전혀 없지는 않으리니,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네가 시험삼아 길에 나아가서 소경에게 '무엇이 보이느냐'고 물으면 그 소경은 '지금 내 눈에는 오직 까맣게 어두운 것만 보이고 다른 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대답할 것이다. 이 이치로 보건대 앞의 대상이 어두울지언정 보는 것이야 어찌 없다고 하겠느냐?" "모든 소경들이 눈앞에 오직 까맣게 어두운 것만 보이는 것을 어떻게 보는 것이라고 하겠습니까?" "아난아, 모든 소경들은 눈이 멀어서 오직 까맣게 어두운 것만 보는 것과 저 눈을 가진 사람이 깜깜한 방에 있는 그 두 가지 깜깜한 현상이 다르냐, 다르지 않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저 깜깜한 방에 있는 사람과 저 소경들의 캄캄함을 비교해 보면 조금도 다름이 없습니다." "아난아, 만일 눈 먼 사람이 대상이 캄캄한 것만 보다가 홀연히 눈의 광명을 되찾게 되면 반대로 그 대상의 갖가지 빛깔을 보게 되리니이것을 '눈이 보는 것'이라고 한다면, 저 어두운 방 안에 있던 사람이 대상이 캄캄한 것만 보다가 홀연히 등불을 켜면 역시 대상의 갖가지 �깔을 볼 것이니 이것은 마땅히 등불이 보는 것이라고 해야겠구나. 만약 등불이 보는 것이라면 이는 등불이 능히 보는 것이므로 등불이라고 이름하지 못할 것이며, 또 등불이 보는 것이라면 너와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등불은 빛을 나타낼 수 있을지언정 이렇게 보는 것은 눈이지 등불이 아니며, 눈은 빛깔을 나타낼 수 있을지언정 이렇게 보는 성품은 마음이지 눈이 아니니라." 아난은 다시 이 말을 듣고서도 여러 대중들과 함께 아무 말없이 잠자코 있었으나 마음은 아직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여래께서 자비하신 음성으로 말씀해 주시기를 바라면서 합장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자비하신 가르침을 기다렸다. 그때 세존께서는 도라면처럼 부드러운 그물 모양의 빛나는 손을 들어 수레바퀴 같은 무늬가 있는 다섯 손가락을 편 채로 아난과 여러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처음 도를 이루고 녹야원에서 교진여 등 다섯 비구와 너희 사부대중을 위하여 말하기를, '모든 중생이 보리와 아라한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모두 객진번뇌로 인하여 그르치는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너희들은 그때 무엇을 깨달아서 지금 성인의 과업을 이루었느냐?" 그때 교진여가 일어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지금 장로로서 대중 가운데에서 유독 저만이 '알았다'는 이름을 얻은 것은 '객진'이란 두 글자를 깨닫고 성인의 과업을 이룩했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면 마치 길 가는 사람이 객주집에 들어가 잠을 자거나 밥을 먹다가 밥 먹고 잠자는 일을 마치고는 행장을 꾸려서 머물 여가도 없이 다시 길을 떠나지만 객주집 주인은 떠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머물지 못하는 사람은 나그네이고 머무는 사람은 주인이니 머물러 있지 못하는 이를 '나그네'라고 할 것입니다. 또 비유하면 비가 개이고 밝은 태양이 떠오르면 햇빛이 문틈으로 들어와 밝게 비치는데 그때 허공에는 떠다니는 작은 먼지가 있어 이리저리 날아다니지만 허공은 고요한 것과 같습니다. 이것을 미루어 생각해 보면 맑고 고요한 것은 허공이요, 움직이는 것은 티끌이므로 저는 움직이는 것을 '먼지'라고 정의를 내리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때 부처님께서 대중 앞에서 다섯 손가락을 구부렸다가 펴고 폈다가 구부리시며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무엇을 보느냐?" 아난이 대답하였다. "저는 여래께서 온갖 보배로운 수레바퀴 같은 손바닥을 대중 앞에서 폈다 쥐었다 하시는 것을 봅니다." "네가 내 손이 대중 앞에서 폈다 쥐었다 함을 본다고 했는데, 그것은 내 손이 폈다 쥐었다 하는 것이냐, 아니면 네가 보는 것이 펴졌다 쥐어졌다 하는 것이냐?" "세존께서 대중 앞에서 보배의 손을 폈다 쥐었다 하시므로 제가 여래의 손이 스스로 폈다 쥐었다 하심을 본 것이지 저의 보는 것이 펴졌다 쥐어졌다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것이 움직였고 어느 것이 가만히 있었느냐?" "부처님의 손도 가만히 있지 아니하였습니다만, 저의 보는 것도 오히려 고요하다고 할 것이 없는데 어느 것을 가만히 있지 않았다고 고집하여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하니라." 이때 부처님께서 손바닥으로부터 한 줄기의 보배광명을 뿜어 아난의 오른쪽에 있게 하니, 아난이 머리를 돌려 오른쪽을 보았다. 또 한 줄기 빛을 뿜어 아난의 왼쪽에 있게 하니 아난이 또 머리를 돌려 왼쪽을 보거늘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 머리가 지금 무엇 때문에 움직였느냐?" "여래께서 보배의 빛을 내시어 너의 왼쪽, 오른쪽에 보내셨기 때문에 왼쪽과 오른쪽을 보느라고 머리가 저절로 움직였습니다." "아난아, 네가 부처님의 보배의 빛을 보느라고 머리가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였다고 하니, 그것은 네 머리가 움직인 것이냐, 아니면 보는 것이 움직인 것이냐?" "세존이시여, 저의 머리가 저절고 움직인 것이지 저의 보는 성품은 오히려 가만히 있는 것조차 없으니 어찌 움직였다고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때 부처님께서 널리 대중에게 다시 말씀하셨다. "만약 중생들이 동요하는 것을 대상 물질[塵]이라하고 머물러 있지 않는 것을 나그네라 한다면, 너희들은 아난의 머리가 스스로 움직였을 뿐 보는 것은 움직이지 않았음을 관찰하고, 또 너희가 나의 손은 스스로 폈다 쥐었다 하였으되 보는 것은 펴졌다 쥐어졌다 함이 없는 것임을 깨달아라. 어찌하여 지금 너희는 동요하는 것을 몸으로 여기고 또한 대상인 물질이라고 생각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생각마다 생겼다 없어졌다 하면서 참다운 성품을 잃어버리고 뒤바뀐 짓을 하느냐? 더욱이 성품의 참마음은 잃어버리고 물체를 몸인 줄 알고 있으면서 그 속을 돌고 돌아 스스로 끌려 다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