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 엄 경
능엄경:제3권 13/16 바람의 성품
아난아, 바람의 성품은 실체가 없어서 움직이고
고요함이 일정하지 아니하다.
네가 옷깃을 여미고 대중에게 들어갈 적에 가사
자락이 펄럭여서 곁에 있던 사람에게 미치면 곧
가벼운 바람이 그 사람의 얼굴에 스치리니
그 바람은 가사에서 나왔느냐, 허공에서 생겼느냐,
그 사람의 얼굴에서 생겼느냐?
아난아, 그 바람이 만약 가사 자락에서 생기는
것이라면 너는 바람을 입었으므로 옷자락이 날려
네 몸에서 벗겨져 나가야 할 것이다.
내가 지금 설법할 적에 이 모임에서 옷을 늘어뜨렸
으니 너는 나의 옷을 보아라.
바람이 어디에 있느냐? 옷 속에 바람을 숨겨 놓을
곳이 없느니라.
만약 허공에서 생긴다면
네 옷이 펄럭이지 아니하였을 적에는 어째서
바람이 일어나지 않느냐?
허공의 성품은 항상 있는 것이므로 바람도 마땅히
항상 있어야 할 것이며 바람이 없을 적에는 허공이
마땅히 없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바람이 없는 것은 알 수가 있지만 허공이
없어지는 것은 어떤 모양일까?
만약 생기거나 없어짐이 있다면 허공이라고
이름하지 못할 것이고 허공이라고 이름한다면
어찌하여 바람이 나오겠느냐?
만약 바람이 그 사람의 얼굴에서 저절로 생기는
것이라면 그 사람의 얼굴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마땅히 네게로 불어와야 할 것인데 네가 옷을 여밀
적에 어찌하여 바람이 거꾸로 부느냐?
너는 자세히 살펴보아라.
옷을 여미는 것은 너에게 있고 얼굴은 저 사람에게
소속되어 있으며 허공은 고요하여 동요하지 않는데
바람은 어느 곳으로부터 불어오는 것이냐?
바람과 허공은 성품이 서로 통하지 아니하므로
화합할 수 없으니, 바람은 어디서부터 온 데가 없이
저절로 생겼단 말인가?
너는 완전하게 알지 못하는구나.
여래장 속의 성품이 바람인 참다운 허공과 성품이
허공인 참다운 바람이 깨끗하고 본래 자연 그대로여서
우주에 두루해 있으면서 중생들의 마음을 따르고
아는 바 정도에 따라 응하나니,
아난아! 만일 너 한 사람이 의복을 약간 펄럭이면
가벼운 바람이 나오고 우주에서 골고루 펄럭거리면
우주에 가득하게 생기나니 세상에서 골고루 생기는데
어찌 장소가 따로 있겠느냐?
업을 따라 나타나거늘 세상 사람들은 지혜가 없어서
인연과 또는 자연의 성품으로 의혹하나니
이는 다 의식하는 마음으로 분별하고 헤아리는 것이므로
다만 말로만 있다고 할 뿐 실제 의미는 전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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