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제4권 9/9 원만한 성품

2008. 7. 18. 12:23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능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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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 엄 경

    능엄경:제4권 9/9 원만한 성품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처음 수행할 때 인위(因位)에서 깨닫는 마음으로 늘 머무르기를 구하고자 하거든 과위(果位)의 명목과 서로 응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과위 중에 보리와 열반.진여와 불성.암마라식과 공여래장.대원경지 등 일곱 가지 명칭이 그 이름은 비록 각기 다르나 깨끗하고 원만해서 그 자체의 성품이 단단하게 섞임은마치 금강왕(金剛王)이 항상 머물러서 무너지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그 보고 듣는 것이 밝고 어둡고 움직이고 고요하고 통하고 막힘을 여의면마침내 실체가 없음이 마치 생각하는 마음이 앞에 나타나는 대상 물질을 여의면 본래 아무것도 없는 것과 같으니, 어떻게 장차 끊어버리는 것으로써 수행하는 원인을 삼아 부처님의 일곱 가지 항상 머무는 과업을 얻을 수 있겠나이까? 세존이시여, 만약 밝고 어두움을 여의면 보는 주체가 마침내 공(空)하게 되어 마치 앞에 나타나는 대상 물질이 없는 것과 같으며, 생각의 자성이 없어진 것과 같아질진대 이리저리 순환하면서 미세하게 추구하여도 본래 나의 마음과 마음의 처소가 없을지니 장차 무엇으로 원인을 삼아 최상의 깨달음을 구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전에 말씀하시기를 '맑고 정밀한 것이 원만하고 항상하다'고 하셨는데 그것이 진실한 말씀이 못되고 끝내는 농담 같은 말씀이 되었으니 어떻게 부처님은 진실한 말씀만 하시는 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바라옵건대 큰 자비를 베푸셔서 저희들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소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많이 듣는 것만 즐겨 배우고 모든 번뇌를 다 끊지 못해 다만 마음 속에 뒤바뀐 원인만을 깨닫고 참으로 뒤바뀐 것이 앞에 나타나는 것은 알지 못하나니, 네가 아직도 진실로 마음 속으로 믿어 복종하지 않을까 염려하여 지금 내가 시험삼아 티끌 세상의 모든 일들을 들어서 너의 의혹을 제거시켜 주리라." 그때 부처님께서 라후라에게 명하여 종을 한 번 치게 하시고 아난에게 물으셨다. "너는 지금 종소리가 들리느냐, 들리지 않느냐?" 아난과 대중들이 함께 대답했다. "저희들은 듣고 있습니다." 종소리가 없어지자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너는 지금 들리느냐, 들리지 않느냐?" 아난과 대중들이 함께 대답했다. "들리지 않습니다." 그때 라후라가 또 한 번 종을 치자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너는 지금 들리느냐, 들리지 않느냐?" 아난과 대중들이 또 대답했다. "모두 듣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물으셨다. "너는 어떤 것을 듣는다고 하고 어떤 것을 듣지 못한다고 하느냐?" 아난과 대중들이 모두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종을 쳐서 소리가 나면 저희들이 듣고, 종을 친 지가 오래되어 소리가 사라져서 메아리까지 다 없어지면 들리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또다시 라후라를 시켜 종을 치게 하시고는 아난에게 물으셨다. "지금 소리가 나느냐, 나니 않느냐?" 아난과 대중들이 함께 대답했다. "소리가 납니다." 조금 있다가 소리가 없어지자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지금은 소리가 나느냐, 나니 않느냐?" 아난과 대중들이 대답했다.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잠깐 있다가 라후라가 다시 와서 종을 치니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지금은 소리가 나느냐, 나지 않느냐?" 아난과 대중들이 모두 대답했다. "소리가 납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물으셨다. "너는 어떤 것을 소리가 난다고 하고 어떤 것을 소리가 없다고 하느냐?" 아난과 대중들이 모두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종을 쳐서 소리가 나면 소리가 있다고 하고, 종을 친 지가 오래되어 소리가 사라지고 메아리까지 없어지면 소리가 없다고 하나이다." 부처님께서 아난과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지금 어찌하여 스스로 하는 말이 이랬다 저랬다 하느냐?" 아난과 대중들이 함께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희들이 지금 무엇을 이랬다 저랬다 했다고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네게 들리느냐고 물으니 너는 들린다고 말하였고, 또 너에게 소리가 나느냐고 물으니 너는 소리가 난다고 말하여, 듣고 소리가 나는 데 대한 대답이 일정하지 아니하니 그것이 어찌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아난아, 소리가 사라지고 메아리까지 없어진 것을 너는 들음이 없다고 말하는데 만약 참으로 들음이 없을진댄 듣는 성품이 이미 없어져서 마른 나무와 같으리니 종을 다시 친들 네가 어떻게 들을 수 있겠느냐? 있음을 알고 없음을 아는 것도 그 들리는 대상인 소리가 있었다 없었다 하는 것이지 어찌 저 듣는 성품이야 네게서 있었다 없었다 하겠느냐? 듣는 것이 참으로 없다고 할진댄 무엇이 없다는 것을 알겠느냐? 그러므로 아난아, 듣는 가운데 소리가 저절로 생겼다 없어졌다 할지언정 네가 듣는 데 있어서 소리가 생기고 없어짐이 너의 듣는 성품으로 하여금 있었다 없었다 하게 하는 것은 아니니라. 너는 아직도 뒤바뀌어서 소리를 듣는 것으로 착각하나니 어찌 혼미하여 항상한 것을 끊겼다고 여기는 것을 이상한 일이라 하겠느냐? 끝내는 모든 움직임.고요함.열림.닫힘.통함.막힘을 여의고서 듣는 성품이 없노라고 말하지 못하리라. 마치 깊이 잠든 사람이 침대에서 한참 자고 있을 적에 그 가족들이 다듬이질이나 방아를 찧으면 그 사람이 잠결에 방망이 소리와 절구소리를 듣고는 다른 소리로 착각하여 종을 치거나 북을 치는 줄로 여기면서 '꿈 속에서는 어찌하여 나무 두드리는 소리 같으냐'고 하다가 문득 깨어나면 그것이 절구소리인 것을 깨닫고는 집안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내가 지금 꿈을 꾸었는데 이 절구소리를 북소리로 잘못 들었었노라'고 하리라. 아난아, 그 사람이 잠결에 기억하겠냐마는 그 몸은 비록 잠을 자고 있었으나 듣는 성품은 혼미하지 않았으니, 가령 너의 몸이 없어져서 목숨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그 성품이야 어찌 너에게서 없어지겠느냐? 모든 중생들이 시작도 없는 과거로부터 모든 빛과 소리를 따르면서 생각을 좇아 흘러 돌아서 일찍이 깨끗하고 오묘하고 항상한 성품은 깨닫지 못하여 항상한 것을 따르지 않고 나고 없어지는 것만 좇아다니므로 이로 말미암아 세세생생에 잡념으로 흘러 돌게 되나니 만약 나고 죽음을 버리고 참되고 항상함을 지키면 항상한 빛이 앞에 나타나서 감각기관과 그 대상 물질, 그리고 의식하는 마음이 때를 따라 없어질 것이다. 생각하는 형상이 허망함 티끌이고 의식하는 마음이 더러운 때가 된다. 두 가지를 모두 멀리 여의면 너의 법안(法眼)이 때를 따라서 맑고 밝아지리니 어찌 최상의 깨달음을 이루지 못하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