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제5권 1/6 맺힌 것을 푸는 요점

2008. 7. 18. 12:35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능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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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 엄 경

    능엄경:제5권 1/6 맺힌 것을 푸는 요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비록 제2의(第二義)의 문을 말씀하셨으나, 지금 관찰해 보건대 세상에서 맺힌 것을 풀려는 사람이 만약 그렇게 맺히게 된 원인을 알지 못하면 저는 이 사람은 끝끝내 풀 수 없다고 말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와 이 모임 가운데 있는 배울 것이 있는 이와 성문들도 이와 같아서 시작이 없는 과거로부터 모든 무명과 더불어 함께 생기고 함께 없어지나니, 비록 이렇게 많이 들은 하나의 훌륭한 근기를 지녀서 이름만 출가하였다고 할 뿐, 마치 하루씩 거르는 학질에 걸린 것과 같습니다. 바라옵건대, 큰 자비로써 빠져서 헤어나지 못함을 불쌍하게 여겨 주소서. 오늘 이 몸과 마음이 어찌하여 이렇게 맺혀졌으며 어떻게 하는 것이 푸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또한 미래에 고난받을 중생으로 하여금 윤회를 면해서 삼계(三界)에 떨어지지 않게 해 주소서." 이렇게 말하고 대중들과 함께 온몸을 땅에 던지고 눈물을 흘리면서 정성을 다하여 여래의 가장 높은 가르침을 기다렸다. 그때 세존께서 아난과 모임 가운데 있는 모든 배울 것이 있는 자들을 가엾게 여기시고, 또한 미래의 모든 중생을 위하여 세간을 벗어나는 원인을 말씀하시어 장래의 법안(法眼)을 만들어 주려 하사 염부단자금광(閻浮檀紫金光)의 손으로 아난의 정수리를 어루만지시니, 그때 시방에 부처님의 넓은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그 세계에 계시는 수없이 많은 부처님의 정수리로부터 각각 보배의 빛이 나왔다. 그 광명은 동시에 저 세계에서 기타림으로 와서 여래의 정수리에 닿자 여러 대중들이 지금까지 없었던 일을 보게 되었다. 그때 아난과 모든 대중들이 함께 시방의 티끌처럼 많은 부처님께서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아난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다. "훌륭하다. 아난아, 네가 나면서부터 함께 생긴 무명이 너로 하여금 윤회하고 전전하게 하는, 나고 죽는 것이 맺혀진 근원을 알고자 할진댄 그것은 오직 너의 여섯 가지 감각기관 때문이요 다른 물건 때문이 아니며, 네가 또 최상의 보리가 너로 하여금 해탈하여 편안하고 즐겁게 하는, 고요하고 편안하고 오묘하고 항상함을 속히 증득하는 방법을 알고자 할진댄 그것도 역시 너의 여섯 가지 감각기관으로 인함이지 다른 물건이 아니니라." 아난은 비록 이러한 진리의 말씀을 들었어도 마음은 아직 분명치가 못하여 머리를 조아리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째서 저로 하여금 나고 죽음에 윤회하게 하며, 편안하고 즐겁고 오묘하고 항상하게 하는 것 모두가 여섯 가지 감각기관이요, 다른 물건이 아니라고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감각기관과 그 대상인 물질은 근원이 같고, 얽매임과 해탈도 둘이 아니며, 인식하는 성품의 허망함이 허공의 꽃과 같느니라. 아난아, 대상인 물질로 말미암아 앎을 발하며, 감각기관으로 인해서 형상이 있나니 형상과 보는 주체가 성품이 없어서 허수아비와 같느니라. 그러므로 네가 이제 알고 보는 주체로써 앎을 성립한다면 곧 무명의 근본이고,알고 보는 주체에 보는 것이 없으면 이는 곧 열반으로써 번뇌가 끊긴 참되고 깨끗한 것이니 어떻게 그 가운데에 또다시 다른 물체를 용납하겠느냐?"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밝히기 위하여 게송을 설하셨다. 참다운 성품에는 작위(作位)함이 없거늘 인연으로 생기는 것은 허깨비와 같다네 작위도 없으며 생기거나 없어짐도 없어서 진실하지 못함이 허공의 꽃과 같느니라. 거짓을 말하여 진실을 나타낸다면 거짓과 진실이 둘 다 거짓이라네 진실도, 진실이 아닌 것도 아니거늘 어찌하여 보는 주체이다, 보이는 물질이다 하겠느냐? 중간에 진실한 성품이 없나니 그러므로 허깨비와 같느니라 맺히고 풀림이 원인이 같아서 성인과 범부가 두 길이 아니라네. 너는 어우러진 마음 속의 성품을 보아라 허공과 실체 이 두 가지가 다 아니니 혼미하여 어두우면 곧 무명이요 밝게 열리면 곧 해탈이니라. 매듭을 푸는 데는 차례를 따라서 여섯이 풀리면 하나도 따라서 없어지리라 감각기관 가운데 원만한 놈 선택하면 흐름에 들어가서 바른 깨달음을 이루리라. 아타나(阿陀那)의 미세한 의식은 습기가 사나운 흐름[濕流]을 이루나니 진실과 진실 아님에 미혹할까 염려하여 내가 늘 말하지 않았노라. 제 마음에서 제 마음을 취하면 환망(幻妄) 아닌 것이 환법(幻法)이 되고 취하지 않으면 환망 아닌 것조차도 없으리니 환망이 아닌 것도 오히려 생기지 않거든 환법이 어떻게 이루어지랴. 이것을 이름하여 '묘련화'요 '금강왕보각'이며 '여환삼마지'라 하나니 짧은 시간에 배울 것이 없는 경지를 초월하리라. *아비달마(阿毘達磨)는 시방 바가범(薄伽梵, 세존)의 오직 이 한 길만이 열반에 이르는 문이니라. 이에 아난과 여러 대중이 부처님의 최상의 자비하신 가르침인 *기야(祇夜)와 *가타(伽陀)가 섞여 엉겼 으면서도 정밀하고 밝아 오묘한 이치가 맑게 통함을 듣자옵고 마음의 눈이 밝게 열려서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고 찬탄하더니, 아난이 합장하여 이마를 땅에 대어 예를 드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지금 부처님께서 차별 없는 큰 자비로 말씀하신 성품은 청정하고 오묘하고 항상하다는 진실한 법구를 들었사오나 마음으로는 아직도 여섯이 풀리면 하나까지도 없어지는 매듭을 푸는 차례를 모르고 있습니다. 원컨대 큰 자비를 베푸시어 여기에 모인 무리들과 장래의 중생들을 다시 가엾게 여기셔서 법음(法音)을 베풀어 속에 밴 때까지 깨끗이 씻어 주소서." 그때 부처님께서 사자좌에서 *열반승(涅槃僧)을 정돈하고 *승가리(僧伽梨)를 여미신 다음 칠보로 장식한 책상을 끌어당겨서 *겁바라천(劫波羅天)이 바친 화건(華巾)을 가져다가 대중앞에서 이를 매어 매듭을 만들어 아난에게 보이시면서 말씀하셨다. "이것을 무엇이라고 하느냐?" 아난과 대중들이 모두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것은 매듭이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다시 *첩화건(疊華巾)을 매어서 또 한 개의 매듭을 만들고는 다시 아난에게 물으셨다. "이것을 무엇이라고 하느냐?" 아난과 대중들이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것도 매듭이옵니다." 이와 같이 차례로 첩화건을 매어 모두 여섯 개의 매듭을 만들었는데 한 번씩 매듭을 만들 때마다 첩화건으로 만든 매듭을 들고서 아난에게 물으셨다. "이것을 무엇이라고 하느냐?" 아난과 대중들도 그와 같이 차례로 부처님께 대답했다. "그것도 매듭입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처음 첩화건을 맨 것을 네가 매듭이라고 하였는데 이 첩화건의 실제는 본래 한 가닥이었거늘 너희들은 어찌하여 두번째와 세번째에도 또한 매듭이라고 하느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첩화건은 짜서 만든 수건으로서 비록 본래는 하나이나 저의 생각으로는 여래께서 한 번 매시면 한 개의 매듭이라고 하고, 만약 백 번 매시면 백 개의 매듭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더구나 이 수건은 다만 여섯 개의 매듭뿐이어서 일곱은 되지 못하였으며 다섯에 머물지는 않았사옵 거늘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다만 처음 것만 인정하시고 두번째와 세번째 것은 매듭으로 인정하지 않으려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첩화건은 네가 알다시피 원래는 하나였으나 내가 여섯 번 매듭을 매었을 때에 여섯 개의 매듭이란 이름이 있게 되었나니 너는 자세히 관찰하여라. 수건의 본체는 같은 것이지만 매듭이로 인하여 달라진 것이다. 네 생각은 어떠하냐? 처음 매어서 매듭이 된 것을 첫번째라고 말하고 그렇게 하여 여섯번째 매듭까지 생겼으니, 내가 지금 여섯번째 매듭을 가지고 첫번째 매듭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여섯번째 매듭이 만약 그대로 있으면 이는 여섯번째 매듭이지 결코 첫번째 매듭이 될 수는 없습니다. 비록 제가 여러 생을 두고 끝까지 밝혀본다고 한들 어떻게 이 여섯번째 매듭의 이름을 바꿀 수 있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여섯 개의 매듭이 같지는 아니하나 근본 원인을 따져 보면 하나의 수건으로 된 것인데 그 매듭을 섞이게 한다는 것은 마침내 성립될 수 없느니라. 곧 너의 여섯 개의 감각기관도 역시 이와 같아서 필경 같은 가운데에서 마침내 다른 것이 생기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굳이 이 여섯 개의 매듭이 하나로 이루어지지 못함을 싫어해서 하나가 되기를 원한다면 다시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 아난이 말하였다. "이 매듭을 만약 그대로 두면 시비가 벌떼처럼 일어나서 그 가운데 자연 '이 매듭은 저것이 아니고, 저 매듭은 이것이 아니다'라고 하는 일이 생길 것입니다. 만약 부처님께서 오늘날 다 풀어서 매듭이 생기지 않게 하시면 곧 '이것이다, 저것이다'하는 일이 없어져서 오히려 하나라고 이름할 것도 없을 것이거늘 어떻게 여섯이 성립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섯이 풀리면 하나까지 없어지는 이치도 그와 같느니라. 네가 시작이 없는 과거로부터 마음의 성품이 어지러워짐을 따랐기에 깨닫고 보는 것이 허망하게 생겨났으며, 그렇게 생긴 허망함이 쉬지 아니하여 보는 주체가 피로해지고 물질의 현상이 생기게 된 것이다. 이는 마치 눈동자가 피로해지면 곧 허공에 헛보이는 꽃이 생기는 것과 같으니,맑고 정밀하고 밝은 것과는 동떨어져서 일체 세간의 산과 강, 이 땅덩어리와 나고 죽음과 열반이 어지럽게 일어나나니 이는 모두가 곧 어지럽고 혼란한 피로에서 생긴 뒤바뀐 헛꽃의 현상이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피로 때문에 생기는 현상은 매듭지어진 것과 같은 것이니 어떻게 풀어 없애야 되겠습니까?" 여래께서 손으로 매듭이 생긴 수건을 잡고서 그 왼쪽을 당기며 아난에게 물으셨다. "이렇게 하면 풀리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다시 손을 돌려 그 오른쪽을 당기면서 또 아난에게 물으셨다. "이렇게 하면 풀리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손으로 왼쪽과 오른쪽을 각각 당겼으나 마침내 풀지 못하였으니 너는 방편을 말해 보아라. 어떻게 해야 풀리겠느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마땅히 매듭 중심에서부터 풀면 풀릴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만약 매듭을 풀려거든 매듭 중심에서부터 풀어야 하느니라. 아난아, 내가 말하기를 '불법은 인연으로부터 생긴다'고 하였으니 세간과 화합하는 거친 현상들을 취해서 말한 것이 아니니라. 여래는 세간과 출세간의 법을 발명하여 그 근본 원인이 인연한 바를 따라 나오는 것을 깨달으며,이와 같이 항하사처럼 많은 세계 속에 한 방울의 비까지도 그 수효를 알며, 앞에 나타나는 갖가지 현상 가운데 소나무는 곧도 가시나무는 굽었으며,따오기는 희고 까마귀는 검은 것에 대하여 그 까닭을 모두 알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아난아, 너의 마음 속을 따라서 여섯 가지 감각기관 중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하여라. 그 감각기관의 매듭이 만약 풀리면 대상인 물질의 현상도 저절로 없어질 것이다. 모든 허망한 것이 사라져 없어지면 참되지 않음이 어찌 있겠느냐? 아난아, 내가 지금 너에게 묻겠는데 이 겁바라수건의 여섯 매듭이 앞에 나타났으니 동시에 매듭을 풀면 한꺼번에 풀릴 수 있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그 매듭이 본래 차례로 맺혀진 것이므로 지금도 마땅히 차례로 풀어야 할 것입니다. 여섯 개의 매듭이 본체는 같지만 그 매듭은 동시에 맺혀진 것이 아니므로 그 매듭을 푸는 데 어떻게 한꺼번에 풀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섯 가지 감각기관으로 인하여 생긴 의혹을 풀어버리는 것도 이와 같느니라. 그 감각기관이 처음 풀어지면 먼저 인공(人空)을 얻고 허공의 성품마저 원만하게 밝아져서 법의 해탈이 이루어지나니 법을 해탈하고 나서 모두가 공하다는 것까지도 생기지 않아야 이것을 보살이 삼마지에서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고 하는 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