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 엄 경
능엄경:제5권 3/6 육진(六塵)의 원통(圓通)
교진나(憍陳那) 등 다섯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녹야원과 *계원(鷄園)에 있을 적에 여래께서
최초로 도를 이루심을 보았고 부처님의 음성에서
*사제(四諦)를 깨달았나이다.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물으시므로 제가 먼저 안다고
하였는데, 부처님께서 저를 인가하시어
'아야다(阿若多)'라고 하셨으니, 오묘한 음성이
은밀하고 원만하였으므로 저는 그 음성으로 인하여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는 음성이 제일인가 하옵니다."
우바니사타(優波尼沙陀)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도 부처님께서 최초로 도를 이루심을 보았을 때
부처님께서 깨끗하지 못한 모양을 보게 하셨으므로
크게 싫어해서 여의어야겠다는 생각을 내었기에
모든 물질의 성품을 깨달았나이다.
깨끗하지 못한 것과 백골(白滑)과 미세한 티끌을
따라 허공으로 돌아가서 허공과 물질이 둘 다 없어져
더 배울 것이 없는 도를 이루었는데 부처님께서 저를
인가하시어 '니사타(尼沙陀)'라고 하셨으니, 대상인
물질이 이미 다 없어지고 미묘한 물질이 은밀하고
원만하였으므로 저는 그 물질의 모양으로부터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는 색신으로 인하여 닦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향엄동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부처님께서 모든 작위가 있는 형상을 자세히
살피라고 하심을 듣고 난 후,깨끗한 방에서 편안히
생각에 잠겼다가 여러 비구들이 침수향 태우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향기가 은연중에 콧속으로 들어오거늘 그 향기는
나무도 아니요, 허공도 아니며 연기도 아니요, 불도
아니어서 가도 닿은 데가 없으며 와도 좇아 온 데가
없음을 관하였나이다.
이로 인하여 뜻이 사라져서 번뇌가 끊어짐을 발명
하였사오니, 여래께서 저를 인가하시어 '향엄(香嚴)'
이라고 이름하셨는데 대상인 향기가 문득 사라지고
오묘한 샹기가 은밀하고 원만하였으므로 저는 그
향기로 인하여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는 향기가 제일인가 하나이다."
약왕(藥王)과 약상(藥上) 두 법왕자가 모임 가운데
있다가 오백의 범천(梵天)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한량없는 세월 동안 세상의 훌륭한 의사가
되어서 입으로 이 사바세계의 풀.나무.쇠붙이.돌을
맛보았는데 그 가짓수가 무릇 팔천이나 되옵니다.
이와 같이 쓰고.시고.짜고.담담하고.달고.매운 것
등의 맛과 아울러 화합해서 생긴 맛.함께 생긴 맛.
변하여 생긴 맛과 찬 맛.더운 맛.그리고 독이 있고
없고를 두루 맛보아 알 수 있었습니다만 부처님을
받들어 모시면서 맛의 성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있는 것도 아니며, 몸과 마음에 붙어 있는 것도
아니고 몸과 마음을 떠나 있는 것도 아님을
깨달았으니, 맛의 원인을 분별함으로 인해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저의 형제를 인가하시어
약왕.약상 두 보살로 이름하여 주심을 받자와
지금 이 모임 중에서 법왕자가 되었사오며
맛으로 인해 깨달아 보살의 지위에 올랐습니다.
부처님게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는 맛으로 닦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발타바라(跋陀婆羅)가 그 도반인 열여섯 명의
*개사(開士)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이 과거 세상에 위음불의 처소에서 법을
듣고 출가한 후 스님들과 목욕할 적에 차례로
욕실에 들어갔었는데 홀연히 물로 인하여 깨닫고서
이미 때를 씻은 것도 아니며,
또한 몸을 씻는 것도 아니며,
중간이 편안하여 지닌 것이 없음을 얻었습니다.
숙세의 습기를 잊지 못해서 지금에 와서도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여 배울 것이 없는 경지를 얻었으니,
부처님께서 저를 발타바라라고 이름하심을 받자옵고
오묘한 접촉으로 밝아져서 불자로 머물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는 접촉으로 인하여 닦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마하가섭(摩訶迦葉)과 자금광(紫金光) 비구니 등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지나간 세월 어느 세계에 있을 적에 세상에
나온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이름이 '일월등(日月燈)'
이셨습니다.
저는 그 부처님을 가까이 모시면서 법을 듣고 닦아
익혔으며,그 부처님이 멸도(滅度)하신 뒤에는 사리를
공양하면서 등을 켜 계속 밝혔고,자금광(紫金光)으로
부처님의 형상에 도금을 했더니 그후부터는 세세생생을
몸에 항상 자금광빛이 모여 원만하였나이다.
이 자금광 비구니 등은 곧 저의 권속이니 그때 다함게
발심했던 이들이옵니다.
저는 세간의 여섯 가지 대상인 물질이 변하여 없어짐을
보고서 오직 비고 고요함으로써 멸진정(滅盡定)을
닦았기에 몸과 마음이 백천 겁을 지내도 마치 손가락을
퉁기는 기간과 같이 짧았으므로 저는 공(空)한 법으로써
아라한을 이루었으니 세존께서 저를 인가하시어
두타(頭陀)에 최고라고 하셨는데 오묘한 법이 밝게
열려서 정기가 번뇌를 모두 다 소멸시켰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는 법으로 인함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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