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 엄 경
능엄경:제5권 4/6 육근(六根)의 원통(圓通)
아나유타(阿那律陀)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처음에 출가하여 늘 수면을 즐겼는데 여래께서
저를 꾸짖으시기를 축생의 무리가 된다고 하셨으므로
제가 부처님의 꾸지람을 듣고 울고 자책하면서 칠 일
동안 잠을 자지 않았더니 두 눈이 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세존께서 저에게 *낙견조명금강삼매
(樂見照明金剛三昧)를 가르쳐 주셨으므로 저는 눈으로는
시방세계를 보지 못하지만 참다운 정기가 환희 열려서
마치 손바닥에 있는 과일을 보듯 했으니 여래께서 저를
인가하시어 아라한을 이루었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는 보는 것을 돌이켜 근본을 따르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주리반특가(周利般特迦)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외울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많이 듣는 성품이
없었는데 처음 출가하여 부처님을 만나 법을 듣고서
여래의 비밀하신 게송 한 구절을 백 일 동안이나 읽어도
앞의 것을 외우면 뒤의 것을 잊어버리고 뒤의 것을
외우면 앞의 것을 잊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저의 어리석음을 가엾게 여기시어 저에게
편안히 있으면서 숨쉬는 것을 조절하라고 하셨으므로
제가 그때 숨쉬는 것을 관하여 나고 머무르고 변하고
없어지는 모든 행동의 찰나를 미세한 것까지 다
연구했는데 그 마음이 환해져서 크게 걸림이 없음을
얻었고, 나아가 번뇌가 다 없어지는 데까지 이르러
아라한이 되어서 부처님의 자리 아래에 머물렀거늘
부처님께서 더 배울 것이 없음을 이루었다고
인가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는 숨쉬는 것을 돌이켜 공(空)을 따름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교범바제(憍梵鉢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는 부처님게 아뢰었다.
"저는 구업(口業)으로 죄를 지었으니 과거 겁에 스님을
조롱한 탓으로 세세생생에 소처럼 되새김하는 병이
있었는데여래께서 저에게 일정한 맛의 깨끗한 마음의
법문을 가르쳐 주셨으므로 저는 잡념이 없어질 수
있어서 삼마지에 들어가 맛을 아는 것이 실체도 아니고
물질도 아님을 관하였습니다.
그리고 한 생각 동안에 세간의 모든 번뇌에서 벗어나서
안으로는 몸과 마음을 해탈하고 밖으로는 세계를 버려서
삼계(三界)를 멀리 벗어남이 마치 새가 새장을 벗어난
것 같아 때와 먼지를 소멸하여 법안이 맑아져서 아라한을
이루었으니, 부처님께서 친히 인가하시어 배울 것이 없는
도에 올랐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한 원인을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는 맛을 돌이켜 지로 돌아감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필릉가바차(畢陵伽婆蹉)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는 부처님게 아뢰었다.
"저는 처음으로 발심하고서 부처님을 따라 도에 들어가
부처님께서 '세간에는 즐길 만한 일이 없다'고 자주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성중에서 걸식할 적에 마음으로
법문을 생각하다가 저도 모르게 길에서 독한 가시에 발이
찔려서 온몸이 매우 아팠습니다.
제가 느낌이 있으므로 이렇게 아픔을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사온데 비록 느낌이 있어 아픔을 느끼지만
깨달음의 깨끗한 마음에는 아픔과 아픔을 느끼는 것이
없으므로 제가 또 생각하기를 '이 한 몸에 어찌 두 개의
깨달음이 있으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가다듬은 지 오래지 아니하여 몸과 마음이
문득 공(空)해져서 삼칠 일 동안에 모든 번뇌가 다
없어져서 아라한을 이루고서 친히 인가하심을 받아 더
배울 것이 없음을 발명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깨달은 원인을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는 순수하게 깨달아 몸을 버리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수보리(須菩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오랜 겁 이전부터 마음에 걸림이 없음을 얻어서
이렇게 세상에 태어난 것이 항하의 모래 수와 같이
많았음을 스스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처음 어머니의 태 속에 있을 때부터 비고 고요하다는
것을 알았었는데 이와 같이 시방에 이르기까지도 공(空)
하여졌으며, 또한 중생으로 하여금 공한 성품을 증득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부처님께서 깨닫는 성품이 참으로 공한 것임을
밝혀 주셨으므로 공한 성품이 원만하게 밝아져서 아라한을
증득하고, 부처님의 *보명공해(寶明空海)에 들어가
부처님의 지견(知見)과 같아졌는데 더 배울 것이 없음을
이루었다고 인가하시어 해탈한 빈 성품은 저보다 더할
사람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깨달은 원인을 물으신다면
제가 증득한 바로는 모든 현상이 아닌 데에 들어가고
능히 아니라는 것과 아니라고 여겨질 대상이 다하여,
법을 돌려 없는 데로 돌아가는 방법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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