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 엄 경
능엄경:제6권6/7 훔칠 생각을 갖지 말아라
네가 삼매를 닦는 것은 본래 번뇌에서 벗어나고자 함이거늘
훔칠 마음을 없애지 못하면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비록 지혜가 많아서 선정이 앞에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만일
훔칠 마음을 끊지 못하면 반드시 사도(邪道)에 떨어지리니,
크게 잘 되어야 정령(精靈)이 되고 중간쯤 되면 요매(妖魅)가
되며 하품이 되면 귀신들린 사람이 된다.
저 사귀들도 역시 무리가 있어서 각각 스스로 최상의 도를
성취했노라고 하느니라.
내가 멸도한 뒤 말법 가운데 이러한 요망한 사귀가 세상에
많이 번성하여 몰래 숨어서 간사하게 선지식이라고 속이
면서 제각기 높은 사람의 법을 증득했노라고 말하면서
무식한 자를 현혹하고 위협하여 본마음을 잃게 하고 가는
곳마다 그 집안을 망하게 하리라.
내가 비구를 시켜서 법대로 걸식하게 한 것은
그들로 하여금 탐심을 버리고 보리의 도를 이루게 하려고
함이니 모든 비구들은 스스로 밥을 지어먹지도 않고 남은
생애를 붙어살면서 삼계의 나그네가 되어서 한 번 다녀
가고서는 아주 가고 돌아오지 않을 것을 보여 주는 것이거늘
어찌하여 많은 도둑들이 나의 옷을 빌어 입고 부처님을 팔아
갖가지 죄업을 지으면서 모두가 부처님의 법이라고 말하고,
문득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은 비구를 소승의 도라고 비방하며
한량없는 중생을 의혹하느냐?
그러므로 목숨이 끝날 때는 모두 무간지옥에 떨어지게 되리라.
만약 내가 멸도한 후에 어떤 비구가 발심하여 삼마지 닦기를
결정하고, 부처님의 형상 앞에 몸소 한 등을 켜거나 손가락을
태우거나 몸 위에 향 한 개비 사르면, 이 사람은 시작 없는
과거로부터 묵은 빚을 한꺼번에 갚고 이 세상을 영원히
하직하고 모든 번뇌를 끊어 해탈했다 하리니, 비록 최상의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밝히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이 사람은
이미 법에 대하여 마음을 결정했다고 하리라.
만일 이렇게 몸을 버리는 작은 원인이라도 짓지 않으면
비록 무위(無爲)를 이루었더라도 반드시 인간으로 태어나서
묵은 빚을 갚되 내가 마맥(馬麥)을 먹는 일과 같으리라.
네가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삼마지를 닦게 하려면 더욱더
훔치려는 마음을 끊게 해야 할지니 이것이 부처님과 과거
불세존께서 세 번째로 결정하신 깨끗하고 분명한
가르침이시니라.
그러므로 아난아, 만약 도둑질할 마음을 끊지 않고서 선정을
닦는 이는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새는 잔에다 물을
부으면서 가득 차기를 바라는 것과 같으니 비록 수많은 겁을
지낸다고 하더라도 끝내 가득 채우지 못하리라.
만약 모든 비구들이 입을 옷과 바루 외에는 푼촌만한 것도
쌓아두지 말고 걸식하되 남은 것은 굶주린 중생에게
나누어주며, 큰 집회에서 대중에게 합장하고 예배하고
사람들이 때리고 욕을 하더라도 오히려 칭찬처럼 여기며,
반드시 몸과 마음을 부리고 두 가지를 다 버려서 힘이 드는
모든 일을 도반들과 함께 하며, 부처님의 이치에 맞지 않는
방편의 말씀을 가져다가 자기 멋대로 해석하여 초학을 그르
치지 아니하면 부처님께서 인정하시기를 이 사람은 참다운
삼매를 얻은 사람이라 하리니, 나와 같은 이러한 말은
부처님의 말이라고 할 것이요, 이와 같지 않은 말은 파순의
말이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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