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삼부경(淨土三部經)
제二장 정종분(正宗分)
제1절 극락정토를 세운 원인
2. 영겁(永劫)의 수행
아난아, 이렇듯 법장비구는 세자재왕부처님 앞에서 범천과
마왕과 용신 등의 팔부대중과 그밖에 많은 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러한 四十八의 큰 서원을 세우고 한결같이 뜻을
오로지 하여 불국정토를 건설하고자 굳은 결심을 하였느니라.
그런데 그가 세우려는 불국토는 한없이 넓고 청정미묘하여
비할 데가 없으며, 또한 그 나라는 영원불멸하여 모든 것이
변하지 않고 쇠미하지 않는 극락의 정토이니, 법장비구는
이러한 청정하고 장엄한 정토를 세우기 위하여 불가사의한
오래고 오랜 영겁의 세월을 두고 보살의 헤아릴 수 없는
수행공덕을 쌓았느니라.
그는 탐욕과 성냄과 남을 해치는 생각은 아예 나지도 않고
일으키지도 않았으며, 또는 감관(感官)의 대상인 모든 형상
이나 소리나 향기나 맛이나 촉감이나 분별하는 생각에 대해
서도 집착하지 않았고, 어려움을 참아내는 인욕(忍辱)의
행을 닦아서 어떠한 고통에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으며,매양
만족함을 알아서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삼독(三毒)번뇌에
물들지 않고, 항시 삼매에 잠겨서 밝은 지혜는 어디에도
걸림이 없었느니라.
그리고 남을 대할 때는 거짓과 아첨하는 마음이 없이 언제나
온화한 얼굴과 인자한 말로써 미리 중생의 뜻을 보살펴 그들
을 기쁘게 하였으며, 또한 애써 용맹정진하여 그 뜻을 호리도
굽히지 않고, 청정 결백한 진리를 구하여 모든 중생에게
은혜를 베풀었느니라.
그리고 그는 불(佛)·법(法)·승(僧) 삼보(三寶)를 공경하고
스승과 어른을 받들어 섬겼으며, 온갖 수행을 쌓고 복과 지혜
의 큰 장엄을 갖추어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공덕을 성취하게
하였느니라.
그는 또, 일체 모든 현상의 실상은 본래 비어 있으니, 변하
지 않는 모양(相)이 없고 바랄 것(願)도 없다는 삼매에 머물어
아예 차별심을 일으키지 않았으며, 모든 것은 다만 인연이
화합하여 이루어졌으니, 허깨비와 같고 뜬 구름같이 허망함을
관조(觀照)하였느니라.
그리고 그는 자기를 그르치고 남을 해치는 부질없는 말을 멀리
여의고, 자기와 남에게 한결같이 유익하고 공덕이 되는 청정한
수행을 닦았느니라. 그래서 그는 나라와 왕위와 재물과 보배와
처자의 인연까지도 끊어 버리고, 몸소 보시와 계율과 인욕과
정진과 선정과 지혜 등 六바라밀의 보살행을 수행하였으며,또한
남에게도 이를 가르쳐 수행하도록 하였으니, 이렇듯, 그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오랜 세월을 두고 무수한 공덕을 쌓았느니라.
그래서 법장비구가 태어나는 처소는 마음대로 자유자재하였으며
한량없는 법문이 저절로 우러나와 수없이 많은 중생을 교화하여
안온하게 하고 위없는 바른 진리를 깨닫게 하였느니라.
그는 때로는 부귀하고 덕 있는 장자로 태어나기도 하고, 혹은
거사로, 혹은 높은 벼슬아치로, 혹은 국왕, 혹은 전륜성왕,
혹은 六욕천으로부터 범천왕에 이르기까지 소원대로 태어나서,
매양 음식과 의복과 침구와 약품 등으로써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고 공경하였나니, 이러한 공덕은 이루 헤아릴 수
없었느니라.
그래서 법장비구의 입에서는 청결한 향기가 마치 우담발라화
꽃 향기와 같았고, 몸의 모든 털구멍에서는 전단향의 그윽한
향기를 내어 그 향훈이 두루 한량없는 세계에 풍겼느니라.
그 모습은 단정하고 상호(相好)는 원만하며, 손에서는 항시
무량한 보배가 소원대로 나왔는데 그 의복과 음식과 진귀하고
미묘한 꽃과 향이며, 갖가지의 비단일산과 깃대 등 아름다운
장식물들이 모두 천상보다도 한결 뛰어나게 훌륭하였으니, 이와
같이 그는 일체 모든 것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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