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삼부경(淨土三部經)
제二장 정종분(正宗分)
제四절 극락세계 왕생의 과보(果報)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아난아, 극락세계의 보살들은 모두 보살의 가장 높은 자리인
일생보처(一生補處)에 이르게 되느니라. 그러나 그 원력에 따
라서, 중생을 위한 큰 서원의 공덕으로 스스로를 장엄하고 두루
일체중생을 제도하여 해탈시키고자 하는 보살들은 다음 생에는
부처가 되는 일생보처에 머물지 않느니라.
아난아, 극락세계의 모든 성문(聲聞)들은 그 몸에서 발하는 광
명이 한 길이며, 보살들의 광명은 일백 유순(由旬)을 비추느니
라. 그런데 그 보살들 가운데 가장 존귀한 두 보살이 있는데,
뛰어나고 불가사의한 광명은 두루 三천대천 세계를 비추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어 물었다.
“그 두 보살의 이름은 무엇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한 분은 관세음(觀世音)이라 하고 또 한 분은 대세지(大勢至)
라 하느니라.이 두 보살은 일찍이 이 사바세계에서 보살행을 닦
다가 수명이 다하자 홀연히 몸이 바뀌어, 저 극락세계에 태어나
게 되었느니라.
아난아, 누구든지 극락세계에 태어난 중생들은 모두 三十二상
(相)을 갖추었고, 지혜가 충만하여 모든 법의 이치를 깊이 깨달
아 묘법을 밝히고 신통이 자재하며, 눈·코 등 六근이 청정하고
밝으니라.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둔한 사람이라도 법문을 듣고 깨닫는
음향인(音響忍)과, 진리에 수순하는 유순인(柔順忍)의 二인(忍)
을 얻게 되고, 근기가 수승한 사람은 본래 생멸이 없는 실상을
깨닫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느니라.
또한 저 극락세계의 보살들은 성불할 때까지 지옥·아귀·축생
등의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신통이 자재하며 과거를 사무쳐 아
는 숙명통을 얻느니라. 그러나 자신의 서원이, 흐리고 악한 五
탁악세(濁惡世)의 말세 중생들을 제도하려는 이는 마치, 내가
일부러 사바세계에 태어나듯이 자재로이 다른 국토에도 태어나
느니라.
아난아, 극락세계의 보살들은 아미타불의 위신력으로 한식경
(食頃) 동안에 시방세계의 헤아릴 수 없는 많은 국토를 돌아다
니면서 여러 부처님들을 공경하고 공양하느니라. 그런데 마음
으로 생각만 하면 바로 꽃과 향과 음악과 일산과 깃발 등 모든
공양거리가 자연히 나타나는데, 이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한
량없이 진귀하고 미묘한 보물들이니라.
보살들은 그러한 귀중한 공양거리로 여러 부처님과 보살과 성
문 대중에게 받들어 뿌리면 그 공양거리는 이내 허공 중에서
아름다운 꽃 일산으로 변화하는데, 그 광명은 찬란하게 빛나고
향기는 한없이 온 세계에 풍기느니라.
그런데 그 꽃 일산은 둘레가 四백리나 되는 것으로부터 三천
대천 세계를 뒤덮는 것까지도 있는데, 그것들은 공양하는 일이
끝나면 앞 뒤의 차례대로 자연히 사라져가니라.
그때 모든 보살들은 한없이 기뻐하여 다함께 미묘한 하늘의
음악을 연주하고 아름다운 음성으로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며
법문을 듣고 환희하여 마지않느니라. 이렇듯 공양을 올리고
나서 보살들은 미처 한식경이 지나기도 전에, 홀연히 가볍게
날아서 극락세계에 돌아오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아미타불께서 여러 성문과 보살들을 위하여 법문을
하실 때에는 모두 다 七보로 된 강당에 모이게 하여 자세히
성불하는 가르침을 말씀하시며 미묘한 진리를 밝히시느니라.
법문을 들은 대중들은 환희에 넘치며 마음이 열리고 진리를
깨닫지 않은 이가 없느니라.
이 때 四방에서 자연히 미풍이 불어와서 보배나무에 살랑거리
면 다섯 가지의 미묘한 음악이 울려퍼지고, 헤아릴 수 없는
천상의 꽃들이 바람에 불려와서 비오듯이 온 세계에 흩날려
춤을 추느니라.
이와 같이 자연의 공양이 끊임이 없는데, 모든 천신들도 백천
가지의 꽃과 향과 천만 가지의 음악으로 아미타불과 여러 성
문과 보살들을 공양하고 꽃과 향을 뿌리며 갖가지 음악을 연주
하면서 서로 앞뒤를 연달아 오고 가고 하는데 이 때 대중들의
즐거움은 말로는 다할 수 없느니라.
아난아, 극락세계에 태어난 보살들은 법을 설할 때에는 언제
나 바른 진리만을 말하고 부처님의 지혜에 수순(隋順)하여
그릇됨이 없고 모자람도 없느니라. 그리고 그 불국토에 있는
모든 물건에 대하여 내 것이라는 욕심이 없으니 그것들에 집
착하는 마음도 없나니, 그래서 가고 오고 머무는 데에 조금도
마음에 걸림이 없고, 마음 내키는대로 자재로우니라.
또한 친하고 스스러운 간격이 없고 너와 나의 차별심이 없으니
서로 시새우고 시비를 다투는 마음이 나지 않으며, 다만 모든
중생을 사랑하는 큰 자비심만 가득하니, 매양 상냥하고 부드러
워 분하고 한스러운 마음이 없느니라.
그래서 모든 마음의 번뇌를 여의고 청정하여 중생 제도에 싫어
하고 게으른 마음이 없느니라. 또한 보살에게는 평등하고 고결
한 마음과 깊은 자비심과 평온한 마음으로 오직 진리만을 사랑
하는 기쁘고 즐거운 환희심뿐이니, 모든 번뇌를 소멸하고 지옥·
아귀·축생 등 三악도의 마음을 멀리 여의었느니라.
그들은 깊은 선정과 바른 지혜의 힘으로 마음의 작용과 몸의
동작이 자유자재한 三명(明)과 六신통(神通)을 얻고, 마음은
언제나 참과 거짓을 가려 닦는 七각지(覺支)에 머물게 하여 오
로지 불법을 닦는데 전념하느니라.
그래서 보살들은 五안(眼)을 원만히 갖추고 있는데, 형상을
보는 육안(肉眼)은 맑고 밝아서 모든 사물을 분명히 알아보지
못함이 없고, 천안(天眼)을 통달하여 시방세계와 과거·현재·
미래의 三세 등 무한한 시간·공간을 꿰뚫어 보는데걸림이 없
으며, 법안(法眼)을 통달하여 일체 만유의 차별상을 관찰하고
가지가지의 가르침을 밝히며, 혜안(慧眼)을 통달하여, 심오한
진리를 깨달아 능히 영생의 피안에 이르며, 또한 위에 말한
네 가지 지혜의 안목을 원만히 갖춘 불안(佛眼)으로 일체 만법
의 근본 실상을 사무쳐 깨달았느니라.
그리고 보살들은 걸림 없는 지혜로 중생을 위하여 불법을 연설
하며, 욕계(欲界)·색계(色界)·무색계(無色界) 등 三계가 본래
공(空)하여 집착하고 취할 바가 없음을 관찰하여 오로지 불법
만을 받들어 행하고 모든 변재를 갖추어
중생의 번뇌병을 없이 하느니라.
보살은 본래 진여(眞如)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모든 법이 진여
와 같이 생멸이 없이 여여(如如)함을 깨달았으나, 중생을 구제
하기 위하여 고(苦)·집(集)·멸(滅)·도(道)의 四체(諦) 등
능히 사악(邪惡)을 멸하는 방편의 가르침을 베풀며, 또한 세속
의 속된 말을 좋아하지 않고, 매양 정법(正法)의 진리만을
즐겨 말하느니라.
또한 보살들은 모든 선근(善根)을 닦고 그 뜻은 항시 불도를
숭상하며, 일체 만법의 본질이 생멸을 여읜 적멸(寂滅)임을
깨달아 생사(生死)와 번뇌를 다 여의었느니라. 그래서 심오한
불법을 들어도 마음은 추호도 의혹과 두려움이 없이 한결같이
올바르게 수행하느니라.
그리고 그 보살들의 대자대비는 모든 중생을 다 감싸고 거두지
않음이 없으며, 마침내 모든 중생이 성불하는 一승법(乘法)을
밝히고 일체 중생을 영생의 피안에 인도하느니라. 이렇듯 보살
들은 이미 의혹의 그물을 끊었으니 지혜는 저절로 마음에서 우
러나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온전히 갖추어 남음이 없느니라.
또한 보살들의 지혜는 한량이 없어 바다와 같고, 삼매(三昧)는
수미산과 같이 고요하여 동요가 없으며, 해와 달보다도 더 밝
은 지혜 광명은 청정하고 결백한 불법을 원만히 갖추었느니라.
그래서 보살들의 고결한 마음은 하얀 눈을 이고 있는 설산
(雪山)과 같아서 모든 공덕을 평등하게 갖추어 치우침이 없고,
또한 대지와 같아서 정결하고 더럽고, 좋고 궂은 차별심이 없
으며, 또한 모든 번뇌의 때를 말끔히 씻는 청정한 물과 같고,
마치 타오르는 불길과 같이 일체 번뇌의 숲을 태워 없애며, 폭
풍과 같이 모든 장애를 무너뜨리며, 허공과 같아서 일체 모든
것에 대하여 집착이 없고, 또한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과
도 같이 세속에 처하여도 오염되지 않느니라.
그리고 또한 보살들의 마음은 마치 큰 수레와 같아서 모든
중생들을 태우고 생사(生死)의 불바다를 빠져나오게 하며,
우렁찬 불법의 뇌성으로 중생들을 깨우치는 것은 짙은 구름과
같고, 감로수 같은 법문으로 중생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하는
것은 산천을 흠뻑 적시는 단비와 같고, 마군의 무리와 외도들
의 핍박에도 움직이지 않는 것은 견고한 금강산과 같고, 또한
저 범천왕과 같아서 모든 착한 일에는 언제나 으뜸이 되며,
또한 가장 높이 우거져 다른 나무들을 뒤덮는 니구류나무와
같이 두루 일체 중생을 감싸는 자비의 그늘이 되나니, 참으로
이러한 보살들은 三천년만에 한 번 피는 우담바라 꽃과도 같이
드물고 고귀하여 만나보기 어렵느니라.
또한 보살들은 새들의 왕인 금시조와 같아서 위신력으로써 외
도들을 항복받으며, 또한 마음이 담백하여 저장하고 쌓아놓지
않고 욕심이 없는 것은 떼를 지어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와
같으며, 또한 황소와 같이 한사코 모든 번뇌를 이기며, 거대한
코끼리와 같이 능히 삿된 무리들을 항복 받으며, 또한 용맹무
쌍한 사자왕과도 같이 일체 모든 것에 두려움이 없으며, 또한
저 광대무변한 허공과도 같아서 넓고 평등한 대자대비로 모든
중생을 제도하느니라.
아난아, 보살들은 또한 질투심을 모조리 끊어버렸기 때문에
남을 이기려 하거나 시새우지 않고 오로지 불법만을 즐겨 닦아
서 싫고 만족하는 일이 없으며, 항상 중생을 위하여 널리 설법
함을 좋아하고 아예 피로하고 게으른 마음이 없느니라.
그래서 보살들은 매양 진리의 북을 치고, 법의 깃발을 세우고,
지혜의 광명을 비추어 중생의 어두운 어리석음을 없애며,항시
六화경(和敬)을 닦아서 모든 중생과 화합하며, 언제나 진리를
베푸는 법시(法施)를 행함에 더욱 세차게 정진하여 호리도 물
러서는 마음이 없느니라.
또한 보살들은 세상의 등불이 되어 가장 수승한 복밭(福田)이
되고, 항상 중생을 평등하게 인도하는 도사가 되어 사랑하고
미워하는 차별이 없으며, 오직 바른 진리만을 즐기고 다른 기쁨
과 시름이 없느니라. 또한 모든 중생의 탐욕의 가시를 뽑아내어
그들의 마음을 안온하게 하는 등 보살들의 모든 공덕은 참으로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느니라.
그리고 보살들은 탐심과 진심과 치심 등 三독(毒)의 장애를 없애
고 온갖 신통에 자재하며, 모든 인연의 힘과 의지의 힘과 서원
(誓願)의 힘과, 또는 방편의 힘과 끝내 변심하지 않는 힘·선의
힘·선정의 힘·지혜의 힘·많은 지식의 힘과 보살이수행하는 六
바라밀의 힘과,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관찰하는 힘과 三명·六
통의 힘과, 모든 중생을 불법으로 다스려 조복을 받는 힘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위신력을 모두 갖추어 자재롭게 중생을 제
도하느니라.
그래서 극락세계의 보살들은 그 몸의 상호와 공덕과 변재를 원만
하고 장엄하게 갖추어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으며,이 보살들
은 헤아릴 수 없는 모든 부처님을 공경하고 공양하며, 또한 항상
모든 부처님들께서도 보살들을 칭찬하시어 마지않느니라. 그리고
보살들은 성불하는 모든 바라밀(波羅蜜)을 끝까지 밝히고, 공무상
무원삼매(空無相無願三昧)와 불생불멸한 모든 삼매를 닦아서 성문
과 연각 등 소승의 경계를 멀리 여의었느니라.
아난아, 저 극락세계의 보살들은 이와같이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
하였느니라. 나는 지금 그대를 위하여 그 대강만을 간략히 말했을
뿐이며, 만약 그 공덕을 자세히 말한다면 백천만겁의 오랜 세월을
두고도 다할 수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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