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구비유경(法句譬喩經)
|
호 계 품(護戒品)
옛날 부처님께서 슈라아바스티이국의 제타숲절에 계시면서 여러 하늘과
사람들을 위해 설법하셨다.
그때 라하자그리하국에는 새로 된 두 비구가 있었으며 그들은 부처님을
뵈오려 길을 떠났다.
두 나라 중간에는 빈 들판이 있었으며 아무도 살지 않았었다.
마침 가뭄이 들어 샘물은 모두 말라 버렸다. 그들은 배 고프고 목 마른
데다 더위 때문에 몹시 헐덕이면서 겨우 숨을 쉬었다.
마침 묵은 샘물에 한 되 남짓한 물이 있었지만 잔잔한 벌레들이 있었기
때문에 마실 수 가 없었다.
그들은 서로 마주 보며 말하였다.
『일부러 멀리 온 것은 부처님을 뵈오려 한 것인데, 오늘 여기서 죽을
줄은 생각지도 못하였다.』
한 사람이 말하였다.
『우선 물을 먹고 목숨을 구제한 뒤 부처님을 가서 뵈옵자, 그 뒤 일은
어찌 알 것이냐.』
또 한 사람은 대답하였다.
『부처님의 밝은 계율은 자비를 우두 머리로 삼는데 생물을 가지고 스스
로 살아나서 부처님을 뵈온들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차라리 게율을 지키
고 죽을지언정 계율을 범하고 살지는 않으리라.』
그리하여 한 사람은 곧 일어나 한껏 물을 마시고 길을 떠났다. 그러나 한
사람은 끝내 물을 마시지 않고목숨을 마치어 둘째 하늘 도리천에 태어났
다. 그는 스스로 돌이켜 생각하니 곧 전생에 계율을 범하지 않았기 때문
에 이제 여기 와서 난 줄을 알았다. 그리하여
「참으로 복의 갚음은 멀지 않았구나」
하고, 곧 꽃과 향을 가지고 부처님 계신 곳에 내려가, 부처님께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 섰다.
물을 마신 또 한 사람은 길에서 몹시 피곤하여, 하루를 지낸 뒤에야 비로
소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렀다.부처님의 싱그러운 덕이 가장 높고 뛰어난
것을 뵈옵고, 머리를 조아려 예배한 뒤 눈물을 흘리며 그 내력을 말씀드
렸다.
『저와 동행 한 사람은 길에서 목숨을 마치고 원을 이루지 못한 것을 슬퍼
하나이다.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살피소서.』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나는 이미 알았다.』
부처님은 손으로 가리키면서
『이 하늘 사람이 바로 네 동행이다. 이 사람은 계율을 완전히 가졌기 때
문에 하늘에 나게 되었고, 또 너보다 먼저 왔느니라.』
그리고 부처님은 가슴을 헤쳐 보이시면서
『너는 내 얼굴만 보고 내 계율은 받들지 않았다. 너는 나를 보지마는 나
는 너를 보지 않는다. 너는 내게서 만리나 떨어졌다. 그러나 계율을 받들
어 행한 이 사람은 바로 내 눈 앞에 있다.』
하시고, 부처님은 이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배우고 많이 듣고
계율을 범하지 않으면
그는 두 세상에서 칭찬을 받고
원하는 바를 이루느니라.
배우고도 들은 것 적고
계율을 완전히 가지지 못하면
그는 두 세상에서 고통을 받고
본래의 소원을 잃고 마나니
대개 공부에는 두 가지가 있다
많이 들은 이를 항상 친하고
조용하고 자세히 이치를 알되
아무리 고생 되도 삿되지는 말라.
이에 그 비구는 이 게송을 듣고 부끄럽고 두려워 머리를 조아리고 뉘우치
면서, 잠자코 그 행할 바를 생각하였다. 그리고 하늘사람은 이 게송을 듣
고 마음이 기뻐지며 곧 법눈을 얻게 되었다. 거기 모인 신과 사람들은 모
두 부처님 말씀을 받들어 행하였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