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9. 20. 13:40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방편과 실상 방편은 찾는 것이 아니라 주어 지는 것이다. 보든 현상이 공한 이 실상은 나는 것도 아니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벼량끝을 향하다. 산바다 일상을 조금 벗어나 나만의 공간을 찾아 나서는 일이 있다. 아무도 나를 알아보는 이가 없고, 나를 누군가가 알아 보아 달라고 매달리고 애원하지 않아서 좋은 곳이다. 숲 속에서 은은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간혹 내 옷깃을 노크하기도 한다. 조용하고 안전하고 마음이 쉼게 쉼할 수 있어서 금새 몸이 다 편안해 진다. 서울 동대문시장, 남대문시장 만큼이나 사람들은 북적되고 오고가는 사람들을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한결같다. 그러나 엄살이 아니다. 그냥 죽고 싶어도 쉽게 죽지 못하는 생명체들을 발견하는 일이 생겨난다. 누구든지 영원히 살아가는 일은 없다. 행복하게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을까를 알아차림하는 일은 중한 일이다. 산다는 일이 잘 죽는 일이 되는 것을 알아가는 일이고, 잘 죽는 일이 잘 사는 일이 되어 가는 일이다. 세월은 영원하다. 그러나 영원하지 못하다. 갑짜기 큰 매미가 내 앞에 나타났다. 천신만고 끝에 이 세상에 나온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하직인사를 하려는지 두눈 멀뚱하게 뜨고서 일심으로 무거운 자신의 몸을 이끌고 나 자신이 바라보는 곳과 같은 곳을 향하고 있었다. 그 곳을 무심히 지나는 사람들의 발길에 즉시 밟혀 죽을수도 있는 대장정의 길을 천천히 기어가는 모습을 보는 일은 그 매미가 마치 깨달음을 얻고 해탈을 통해서 생사의 초월한 초연함을 내게 가르치려는 것이였다. 매미의 곁에는 그의 가족이 아무도 없었다. 무쏘의 뿔처럼 자신 혼자서 바람에 온 몸을 끼웃둥하면서 석불전의 관세음보살님을 향하고 있었다.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생명의 마음-자유와 행복을 나누는 곳 '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 > 오매일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2)해하고 또 이(2)해하는게 사(4)랑이래요" (0) 2008.09.22 가장 큰 행복은 마음의 평안이다 (0) 2008.09.22 덕을 베푸는 행위속에서도 '나'가 있습니다 (0) 2008.09.20 물속에 사는 물고기는 물을 알 수 없듯이 (0) 2008.09.16 거울에 때가 끼면 모습이 드러나지 않고 (0) 2008.09.14 관련글 "이(2)해하고 또 이(2)해하는게 사(4)랑이래요" 2008.09.22 가장 큰 행복은 마음의 평안이다 2008.09.22 덕을 베푸는 행위속에서도 '나'가 있습니다 2008.09.20 물속에 사는 물고기는 물을 알 수 없듯이 2008.09.16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