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주인이 되라. /법정스님

2008. 12. 18. 11:16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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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주인이 되라.

 

바닷가의 조약돌을 그토록 둥글고 예쁘게 만드는 것은

무쇠로 된 정이 아니라 부드럽게 쓰다듬는 물결이다.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또 다른 의미이다.

 

용서란 타인에게 베푸는 자비심이라기보다

흐트러지려는 나를 나 자신이 거두어 들이는 일이 아닐까 싶다.

 

우리들이 화를 내고 속상해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외부의 자극에서라기보다

마음을 걷잡을 수 없는 데에 그 까닭이 있을 것이다.

 

정말 우리 마음이란 미묘하기 짝이 없다.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다 받아 들이다가

한 번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꽂을 여유조차 없다.

 

그러한 마음을 돌이키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라고 옛 사람들은 말한 것이다.

- 법정스님 '무소유' 中 -

 


      그리운 날에 쓰는 편지/오광수 받아볼 리 없지만 읽어 볼 리 없지만 연분홍빛 고운 편지지에 그리움 가득 담아 편지를 씁니다. 글자 하나에 당신의 미소가 떠오르고 글자 하나에 당신의 음성이 살아나서 더욱 보고픔이 짙어져 가도 이젠 부칠 수 없는 편지입니다 노란 바람같이 실려오던 노래였는데 하얀 설레임이 앞장서던 만남이었는데 뒷모습도 남기지 않고 그렇게 파란 하늘 속으로 숨었습니다 미우면 밉다고 하시지요? 싫으면 싫다고 하시지요? 가슴속에 고운 얼굴만 깊이 새겨두곤 그냥 말없이 떠났습니다. 아지랑이 같이 떠나간 계절이 오면 연녹색 생명들의 부추김에 못이기는 척 그리운 날에 쓴 편지들을 나만의 빨간 우체통에 넣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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