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찾으라/경허 선사

2009. 2. 18. 10:41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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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마음을 찾으라 / 경허 스님 ◈  

     

    비록 몸뚱이는 살아 있으나 내 마음을 찾으려면

    이미 죽은 송장의 몸으로 여겨야 하며  

    세상일이 좋으나 싫으나 다 한갓 꿈으로 알라.

    사람의 생사는 누구도 알지 못하니

    아침에 만난 사람이 저녁에 죽고

    저녁에 만난 사람이 아침에 죽는 것이

    또한 세상의 이치다.

    또한 죽어 천당과 지옥에 가서

    짐승도 되고 귀신도 되어

    구천을 한없이 떠도는 고통을

    맛보아야 하는 것도 사람이다.

    이는 바로 사람이 가진 업보가 아닌가

    그렇기에 세상만사를 다 잊어버리고

    항상 내 마음을 궁구하여 보라

    그리고 듣고 말하는 일체의 형상을 생각하라.

 

 

 

 

         다시 피는 꽃 / 도종환

 

가장 아름다운 걸 버릴 줄 알아
꽃은 다시 핀다
제 몸 가장 빛나는 꽃을
저를 키워준 들판에 거름으로 돌려보낼 줄 알아
꽃은 봄이면 다시 살아난다

가장 소중한 걸 미련 없이 버릴 줄 알아
나무는 다시 푸른 잎을 낸다
하늘 아래 가장 자랑스럽던 열매도
저를 있게 한 숲이 원하면 되돌려줄 줄 알아
나무는 봄이면 다시 생명을 얻는다

변치 않고 아름답게 있는 것은 없다
영원히 가진 것을 누릴 수는 없다
나무도, 풀 한 포기도, 사람도
그걸 바라는 건 욕심이다

바다까지 갔다가 제가 태어난 강으로 돌아와
제 목숨 다 던져 수천의 알을 낳고
조용히 물밑으로 돌아가는 연어를 보라
물고기 한 마리도 영원히 살고자 할 때는
저를 버리고 가는 걸 보라

저를 살게 한 강물의 소리 알아듣고
물밑 가장 낮은 곳으로 말없이 돌아가는 물고기
제가 뿌리내렸던 대지의 목소리 귀담아듣고
아낌없이 가진 것을 내주는 꽃과 나무
깨끗이 버리지 않고는 영원히 살 수 없다는

 

 

    Ave Natura - Antonio Tr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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