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운 (浮 雲) /나옹화상

2009. 3. 13. 10:47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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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 운  (浮 雲)

 

 空手來 (공수래)

 空手去 (공수거)

 是人生 (시인생)


 生從何處來 (생종하처래)

 死向何處去 (사향하처거)


 生也一片浮雲起 (생야일편부운기)

 死也一片浮雲滅 (사야일편부운멸)

 浮雲自體本無實 (부운자체본무실)


 生也去來亦如然 (생야거래역여연)

 獨有一物常獨露 (독유일물상독로)

 澹然不隨於生死 (담연불수어생사)


 

 

 

뜬 구름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

 이것이 인생이다


 태어남은 어디서 오며

 죽음은 어디로 가는가

 태어남은 한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은 한조각 구름이 사라지는 것인데

 뜬구름 자체는 본래 실함이 없나니


 태어남과 죽음도 모두 이와 같다네

 여기 한 물건이 항상 홀로 있어

 담연히 생사를 따르지 않는다네



 * 위 시는 고려 공민왕때 왕사(王師)를 지냈던 나옹화상(懶翁和尙)의 누님이 동생인 나옹에게 스스로 읊었다는  '부운(浮雲)'이라는 제하의 빼어난 선시로써  태어남과 죽음을  한조각 뜬구름(一片浮雲 )의 기멸에 비유했다.

그러나 항상 생사를 따르지 않고 홀로 우뚝 서 있는 이 <한 물건>은 무엇인가?  

 

 

 

 

人 生


근심 걱정 없는 사람 누군고.
출세 하기 싫은 사람 누군고.
시기 질투 없는 사람 누군고.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난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 기죽지 말고
못 배웠다 주눅 들지 마소
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기외다.
 
가진 것 많다 유세 떨지 말고,
건강하다 큰소리 치지말고
명예 얻었다 목에 힘주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
잠시 잠간 다니러 온 이 세상,
있고 없음을 편 가르지 말고,
잘나고 못남을 평가 하지 말고,
얼기 설기 어우러져 살다나 가세.
다 바람같은 거라오 뭘 그렇게 고민하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오.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오.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맴돈다오.

다 바람이라오 



버릴 것은 버려야지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하리요.
줄게 있으면 줘야지. 가지고 있으면 뭐하노.

내 것도 아닌데 ..  

 

삶도 내 것이라고 하지마소.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 둔다고
그냥 있겠오.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 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 일 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피고
인생 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그리 잘났다고
남의 것 탐내시요.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하늘도 있지 않소.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게 있소.
살다보면 기쁜일도 슬픈일도 있다만은,
잠시 대역 연기 하는 것일 뿐,
슬픈표정 짓는다 하여 뭐 달라지는게 있소.
기쁜표정 짓는다 하여
모든게 기쁜 것만은 아니요.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 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

그렇게 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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