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면/월호스님

2009. 3. 17. 11:36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728x90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월호스님


공부가

걸어가면서도 걷는 줄 모르고 앉아도 앉는 줄 모르면,

이때 팔만사천 마군의 무리가

육근의 문 앞에 지키고 있다가

마음을 따라 들고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 <선가귀감 19>

주해(註解): 마군이란 생사를 좋아하는 귀신의 이름이고,

팔만 사천 마군이란 중생의 팔만 사천 번뇌이다. 마(魔)는 본래 종자가 없는

것이데, 수행자가 바른 생각을 놓는데서 그 원천이 된다.

중생들은 그 환경에 순종하므로 탈이 없고, 수행인은 그 환경에 거스르므로

마가 대든다.

그래서 “도가 높을수록 마가 억세어 간다”고 하는 것이다.

선정 중에 상주를 보고 제 다리를 찍으며, 또는 돼지를 보고 제 코를 붙잡기

도 하는 것이, 모두 자기 마음에서 망상을 일으켜 외부의 마를 본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마의 여러 재주일지라도 마치 칼로 물을

베려거나 빛을 불어 버리려는 격이 되고 말 것이다.

옛말에 “벽에 틈이 생기면 바람이 들어오고, 마음에 틈이 생기면 마가 들어온다”고 했다.


벽에 틈 생기면 바람 들어오고
마음에 틈 생기면 魔 들어온다



사족(蛇足): 옛날 어떤 스님이 좌선을 하는데, 상복을 입은 사람이 송장을

메고 와서

“네가 왜 우리 어머니를 죽였느냐?”하며 달려들었다. 옥신각신 시비 끝에

도끼로 그 상주를 내려쳤는데, 도리어 자기 다리에서 피가 흘렀다고 한다.

또 어떤 스님이 공부하고 있는데, 멧돼지가 쫓아와 대들기에 그 코를 붙잡고

소리치다가 정신을 차려 보니 자기 코를 잡고 있었다고 한다.

이런 일들은 모두 제 마음에 틈이 생겨 마가 들어온 것이다.

한편 서천 제5조인 우바국타 존자는 마왕 파순을 항복시키고 불자로 귀의

시켰다고 한다.

우바국타 존자가 수많은 사람을 교화하니까 마왕 파순이 악마의 궁전이 텅

비게 될까 걱정을 했다. 그래서 우바국타 존자가 삼매에 들어 있을 때,

사람.개.뱀의 송장으로 만든 목걸이를 목에 걸어두고 갔다.

그런데 존자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 “네가 나한테 좋은 목걸이를 주었으니까,

내가 꽃으로 만든 목걸이를 보답하겠다” 하고 파순의 목에다 꽃으로 만든

목걸이를 걸어줬는데, 받고 나서 보니까 세 가지 냄새 나는 시체로 변하여서

구더기가 우글거렸다.

파순이 자기의 신통력으로 목걸이를 벗으려고 해도 벗겨지지 않자, 천상에

올라가서 천왕에게 풀어달라고 청했지만 “십력의 제자들이 부린 신통을

우리 같은 범속한 이가 어찌 풀 수 있겠는가?”라고 답하였다.

결국 파순이 존자의 발에 예배하고 참회했다. 존자는 앞으로 여래의 바른

법을 방해하지 않고 악을 끊겠다는 파순에게, 그렇다면 네 입으로 삼보에

귀의함을 외치라 하였다.

마왕 파순이 합장하고 ‘귀의불 양족존, 귀의법 이욕존, 귀의승 중중존’ 을

크게 외치자 이 목걸이가 사라져버렸다.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거룩한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거룩한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삼귀의를 하는 것만으로도 마왕, 또는 마귀, 악마의 해침에서 벗어날 수 있다.

어려운 일이 있거나 이상하고 섬뜩한 느낌이 들 때 얼른 삼보에 귀의하기만

해도 거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월호스님 / 쌍계사 승가대학 교수

[불교신문 2506호/ 3월7일자]

 

 

 

.

x-text/html;charset=iso-8859-1 volume="0" loop="-1" autostart="true" allownetworking="internal">

 


이별이라 하지마오 / 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