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건련의 설법
부처님께서는 대목건련(大目∼連)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유마힐을 찾아가 문병을 하지 않겠는가?"
목건련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일을 저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비야리대성(臻耶離大城)의 거리에서 거사
(居士)들을 위하여 설법할 때의 일이 생각나기 때문입니다.
그때 유마힐이 저에게 와서 말했습니다.
`목건련이여, 백의거사(白衣居士)들을 위해서 설법할 때는
그대가 설하는 것처럼 해서는 안됩니다. 설법이란 마땅히
진리 그대로를 설하는 것입니다.
법에는 중생이 없나니 중생의 오염을 초월한 까닭이며,
법에는 자아가 없나니 자아의 오염을 초월한 까닭이며,
법에는 수명(壽命)의 한정이 없나니 생사가 없는 까닭
입니다.
법은 항상 적연(寂然)하나니 모든 형상이 없기 때문이며,
법에는 모든 형상이 없는 것은 인식의 대상이 없는 까닭이며
법에는 일정한 이름이 없나니 언어가 끊어진 때문입니다.
목건련이여, 법상(法相)은 이와 같거늘 어찌 말로 설할 수
있겠습니까?
설법자에게는 설하는 것도 없으며 보여주는 것도 없습니다.
또한 그 법을 듣는 사람은 듣는 것도 얻는 것도 없습니다.
비유컨대 요술하는 사람이 요술로 지어진 인형을 위하여 법을
설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뜻을 세워서 법을 설해야 합니다.
중생의 능력에 날카롭고 무딘 차이가 있음을 마땅히 알아야 하고
어떠한 것에도 능히 걸림이 없는 지견과 커다란 자비심으로 대승
(大乘)의 가르침을 찬탄하고 불은(佛恩)에 보답코자 염원하며
삼보(三寶)가 단절되지 않도록 한 연후에 설법해야 합니다.
' 유마힐이 이 법을 설하였을 때 8백의 거사들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했습니다.
저에게는 이와 같은 변재(辯才)가 없으므로 저는 그에게 문병을
갈 수가 없습니다."
- 유마경(維摩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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