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마경(維摩經) / 13. 우바리의 계율

2009. 6. 3. 10:05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유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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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바리의 계율 부처님께서 우바리(優波離)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가서 유마힐을 문병하지 않겠는가?" 우바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일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전에 두 사람의 제자가 파계(破戒)한 일을 마음 으로부터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부처님께 나아가 물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그들은 저를 찾아와 물었습니다. `우바리님 저희들은 계율을 범했습니다. 진심으로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 스스로 부처님께 나아가 물어볼 수도 없습니다. 부디 참회하노니 허물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가르쳐 주십시오. ' 저는 그들에게 법답게 해설하여 주었습니다. 그때 유마힐이 저에게 와서 말했습니다. `우바리여, 이 두 제자들의 죄를 더욱 무겁게 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 당장 두 사람의 뉘우침과 불안을 해소시켜 주어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죄의 본성은 그들 자신의 내부에 있는 것도 밖에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바와 같이 마음이 오염되어 있으면 중생도 더렵혀지고, 마음이 청청하면 중생도 청정한 것입니다. 또한 이 마음은 안에 있는 것도 밖에 있는 것도 그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마음이 그렇듯이 죄의 본성 또한 그와 같으며 모든 존재도 그와 같아서 진여의 본성으로부터 떠나있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그대가 마음의 본래 모습을 관찰하여 해탈을 얻는다고 하면 그 마음은 오염되어 있겠습니까? ' 저는 `아닙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유마힐이 말했습니다. `일체 중생의 마음은 본래 오염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바리여, 망상(妄想)은 오염이며 망상이 없으면 바로 청정한 것입니다. 실체로서의 자아가 있다고 생각하면 오염되어 있는 것이지만 그릇된 생각이 없으면 본래 청정한 것입니다. 모든 것은 생멸(生滅)을 거듭하여 환영(幻影)이나 번갯불과 같아서 잠시도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또한 모든 것은 서로 기다리는 일이 없이 한순간도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아지랑이, 물 위에 비친 달, 거울 속의 영상과 같아서 망상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입니다. 이 도리를 아는 사람이야말로 계율을 지키는 사람이며, 이 도리를 아는 사람이야말로 깨달음을 잘 얻은 사람입니다. '유마힐의 설법을 듣고 두 사람의 제자는 말했습니다. `얼마나 뛰어난 지혜인가? 이는 우바리님이 감히 미칠 수 있는 경지가 아닙니다. 우바리님만큼 계율을 훌륭하게 지키는 사람도 설하지 못하는 법문입니다. '저도 찬탄하여 말했습니다. `여래를 제외하고 소승의 성자나 대승의 보살에게 이와 같은 변재(辯才)를 지닌 사람은 없다. 그 지혜는 명석하고 사물의 도리에 통달해 있다.' 이때 두 사람 의 제자는 의심과 불안을 버리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고 `모든 중생에게 변재의 재능을 얻게 하리라'는 원(願)을 세웠 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제가 유마힐에게 가서 문병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습니다." - 유마경(維摩經)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