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엇이 이렇게 왔는고 !
어느 날 중국 숭산에 사는 한 수행자가 육조 혜능(중국선종의 6번 째
조사) 선사를 찾아왔습니다. 이 수행자는 자기 공부가 상당한 수준
이라고 내심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 혜능 선사께서 큰 소리로 물으셨습니다.
‘어디서 왔는고 ! ’
‘예, 숭산에서 왔습니다.’
‘무엇이 이렇게 왔는고 ! ’
‘예 ?’
이 한 물음 앞에 숭산의 수행자는 꽉 막혀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는
한 마디 대답도 하지 못하고, 땀을 빨빨 흘리다 무참하게 무너져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저 숭산의 수행자는 왜 한 마디 말도 못하고 처참하게 돌아갔는가.
다시 당신에게 묻겠습니다.
‘당신 누구요 ! ’
벗이여, 뭐라고 대답하렵니까. 김 아무개라고 하렵니까. 주민등록증을
보이렵니까. 군번을 대렵니까. 직책을 말하렵니까.
‘무엇이 이렇게 왔는고 ! ’
이것은 실로 내 존재의 실체에 대한 물음입니다. 이름 붙이기 전의
나(自我) , 어머님 뱃 속에서 나오기 전의 나, 아니 부모님 이 세상에
나오시기 전의 나, 아니 천지 창조 이전의 나, 그 때 나는 어디 있었
습니까! 그 때 내 얼굴은 무엇입니까!
지금 우리가 ‘이것이 나(我)다.’하는 그 나는 한갖 그림자에 불과 합니다.
거짓 나, 가짜 나에 불과합니다. 지금 우리는 참 나를 찾으려 합니다.
내 본래 얼굴 본래 면목을 찾으려 합니다. 저 숭산의 수행자는 그 질문의
뜻을 알아들었기 때문에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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