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어록 9

2009. 7. 21. 23:43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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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문언(雲門偃)에게 어떤 중이 묻기를, ···

     

    『 어떤 것이 움직이는 곳마다 모두가 그윽한 경지입니까?』하니,

    선사가 대답하기를, ···
    『혀끝을 씹으면서 노승은 거꾸로 삼천리를 달아나야 되겠구나.』
    『어떤 것이 흐름을 따라 성품을 깨닫는 경지입니까?』
    『찐 만두가 곧 '마하반야바라밀'이니라.』
     또 어떤 때에는 말하기를,···
    『동당(東堂)엔 달이 밝은데 서당(西堂)은 어둡니라.』하였다.

     

     석실행자(石室行者)에게 행산(杏山)이 묻기를,···  

     『듣건대, 행자께서는 오대산(五臺山)에 다녀오셨다는 데,

    문수보살을 만나 보셨습니까?』하니, 선사가 대답하기를,···
     『만나보았느니라.』하였다.
     『문수보살이 무엇이라 말씀하시더이까?』
     『"그대의 '친부모'(生身父母)가 '깊은 풀밭' 속에 내던져졌다" 고 하였느니라.』

    하니, 행산이 대답이 없었다.


     

     한암승(寒岩升)이 이 이야기를 들고는 말하기를,···

     

     『이 한 토막의 공안(公案)이 어떤가? 그 밖의 딴 이야기를 하지 말라.

    나는 다만 여러분에게 묻노니,

    「화상의 친부모가 '험한 풀밭'(分別妄想) 속에 내던져졌다」고 한 뜻이 무엇이겠는가? ···

     

     행산(杏山)의 물음을 무찌른 것이 아니겠는가?

    그의 말문을 쓸어버린 것이 아니겠는가? 도리(道理)나 이치(理致)를 뛰어나서

    분별 속에 있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겠는가?

    유언(有言) 중의 무언(無言)이요, 뜻이 있는 가운데 뜻이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티끌 한 점 세우지 않고, 한 법도 남기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겠는가? ···

     

     여러분이 만약 '바로 안다면' 다시 무슨 현묘(玄妙)한 말이나

    기이한 구절이 있을 수 있겠는가? <묘한 구절이나 그윽한 말>(妙句玄言)은

    단지 그대들의 방안에서의 예사 이야기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니라.
     왜 그렇겠는가? 이는 단지 그대가 <그 안>에서 정견(情見)을 일으키고,

    의해(意解)를 내었기 때문이니라.
     따라서 그 경지에 이르러서는 문득 삼키지도 못하고 뱉지도 못하게 되어,

     마침내 그 모두가 군말(剩語)이 되느니라. 군말이 될 뿐만 아니라,

    이것이야말로 오음계(五陰界) 중의 <생사의 근본>이니,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니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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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실행자(石室行者)에게 행산(杏山)이 묻기를,···

     

     『듣건대, 행자께서는 오대산(五臺山)에 다녀오셨다는 데,

    문수보살을 만나 보셨습니까?』하니, 선사가 대답하기를,···
     『만나보았느니라.』하였다.
     『문수보살이 무엇이라 말씀하시더이까?』
     『"그대의 '친부모'(生身父母)가 '깊은 풀밭' 속에 내던져졌다" 고 하였느니라.』

    하니, 행산이 대답이 없었다.

     


     한암승(寒岩升)이 이 이야기를 들고는 말하기를,···

     

     『이 한 토막의 공안(公案)이 어떤가? 그 밖의 딴 이야기를 하지 말라.

    나는 다만 여러분에게 묻노니, 「화상의 친부모가 '험한 풀밭'(分別妄想) 속에 내던져졌다」

    고 한 뜻이 무엇이겠는가? ···

     

     행산(杏山)의 물음을 무찌른 것이 아니겠는가?

    그의 말문을 쓸어버린 것이 아니겠는가? 도리(道理)나 이치(理致)를 뛰어나서

    분별 속에 있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겠는가? 유언(有言) 중의 무언(無言)이요,

    뜻이 있는 가운데 뜻이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티끌 한 점 세우지 않고,

    한 법도 남기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겠는가? ···

     

     여러분이 만약 '바로 안다면' 다시 무슨 현묘(玄妙)한 말이나

    기이한 구절이 있을 수 있겠는가?

    <묘한 구절이나 그윽한 말>(妙句玄言)은 단지 그대들의 방안에서의

    예사 이야기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니라.
     왜 그렇겠는가? 이는 단지 그대가 <그 안>에서 정견(情見)을 일으키고,

    의해(意解)를 내었기 때문이니라.
     따라서 그 경지에 이르러서는 문득 삼키지도 못하고 뱉지도 못하게 되어,

    마침내 그 모두가 군말(剩語)이 되느니라. 군말이 될 뿐만 아니라,

    이것이야말로 오음계(五陰界) 중의 <생사의 근본>이니,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니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