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기도하는 마음가짐
1. 기도할 때의 마음가짐
두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는 부처님의 한량없는 자비하신 위신력이 자신과 온 누리에
넘치고 있는 것을 깊이 믿고 감사하며 일심으로 기도하는 것이고,
둘째는 매사에 자비한 마음으로 대하고 자비한 행을 할 것이고
결코 분노나 증오를 일으키지 말아야 합니다. 분노를 일으키면
마음의 불길을 일으키는 것이라 온갖 닦은 공덕을 모두 불살라
버리게 되고, 증오 대립심을 가지면 마치 검은 구름이 덮인
것처럼 공덕의 햇살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기도 성취가 늦어지게 됩니다.
2. 기도와 믿음
첫째, 진리는 부처님이며 참으로 있는 것은 진리뿐이며
선(善)뿐인 것을 확신하여야 합니다. 중생세계가 있고
미혹이 있고 업보가 있다 하는 것은 중생의 망견(妄見) 때문입니다.
실로는 불성진리 뿐입니다. 이것을 확신하여야 합니다.
둘째, 현상적으로 고통과 장애가 있더라도 현상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눈을 돌려 법성 진리를 보도록 하여야 합니다.
어두운 구름에 매여 있지 말고 항상 푸른 하늘
밝은 태양을 보라는 말입니다.
이와 같이 하여 끊임없이 진리 실상을 보도록 하여야 합니다.
셋째, 마음에서 일체 두려운 생각과 근심 걱정을 몰아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믿음을 흔듭니다.
넷째, 자신의 본래면목이 불성으로서 결코 불행할 수 없는 자임을
확신하여야 합니다.
그리하여 소극적이거나 퇴폐적이거나 어두운 그릇된 사회 풍조에
물들지 않도록 하여야 합니다.
언제나 씩씩하고 건강하고 끊임없는 창조로서 보람있는 인생을
발전시키는 주체자임을 확신하여야 합니다.
3. 기도와 감사
감사할 줄 모르면 기도 성취할 수 없습니다.
감사는 부처님의 대자대비에 대한 감사이며, 대위신력으로 항상
은혜롭게, 조화 있게, 완전하게, 우리를 가호해 주시기 때문에
감사하는 것입니다.
이런 말을 처음 듣는 사람은 우리는 아직 은혜를 받지 못했으므로
이제부터 받고자 기도하는 것이다.
감사는 받은 다음에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니겠느냐 말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받았으니까 감사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에게 완전한 것을 주셨습니다.
그렇건만 받지 못했다 하는 것은 우리들 측에서 하는 말이고,
부처님께서는 이미 주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자비하시게 완전한 것을 이미 주신 것을 긍정해야 합니다.
이것이 믿음입니다.
이 믿음을 바탕으로 하여 끊임없이 감사하며 일심 정진할 때
부처님께서 주신 은혜는 더욱 구체적으로 뚜렷하게 현실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조금만 생각을 돌려보면 우리 주변에는 우리의 노력 없이 받고 있는
수많은 은혜가 있는 것을 발견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모르고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도성취라 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 공덕의 나타남이므로 진리성에 대한
전면적 긍정과 믿음의 순수성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감사를 모르는 기도는 이루기 어려운 것입니다.
감사 가운데서 수행해 갈 때 감사한 내용은 더욱 가까이 현실로 나타납니다.
실로 감사에서 부처님의 공덕을 만나는 것이며,
감사에서 진리가 자신에게서 꽃핀다 하겠습니다.
혹 어떤 사람이 감사는 기도 성취를 위한 가정적 방편이라 한다면
그것은 큰 착오입니다.
하늘에 구름이 끼어 태양이 나타나지 않는다 해서
찬란한 태양 광명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들의 현실감각이 비록 부처님 공덕을 느끼지 못한다 하더라도
부처님의 자비 공덕은 이미 변함없이 태양처럼 빛나고 있고,
우리의 생명과 환경과 생활 위에 은혜는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감사해야 성취합니다. 감사해야 부처님을 만납니다.
끊임없이 감사하기 바랍니다.
4. 기도와 발원
보리심을 발하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불보살님과 같은 원을 세우는 것은 자신에게 불보살님의 위신력이
함께 흐를 수 있도록 자신의 생명 차원을 높이는 것이며 그 위에서
비로소 온갖 창조적 소망이 쉽게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기도의 성취는 진리의 실현이기 때문에 진리는 남과 대립하는
이기적 욕망 충족에서는 찾을 수 없는 것입니다.
또 아상(我相)과 교만과 삼독심(탐욕․성냄․어리석음)을 멸하여
그 마음을 청정히 하는 데는 참회가 가장 순수하고 가까운 것입니다.
참회할 때 모든 아집과 번뇌의 때와 장애되는 벽들이 모두 허물어집니다.
하물며 일체 중생의 죄업을 대신 참회하는 보살의 참회야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
그러기에 기도할 때 먼저 맹세코 일체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원을 세우고 일체 중생과 자신의 무시겁래(無始劫來)의 죄업을
지성으로 참회하여야 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기도뿐만 아니라 다른 수행에 있어서도 먼저 발원과 참회수행을 하여야 합니다.
제가 엮은 <예참문>을 읽으면서 정진하시면 발원과
참회수행이 원만히 성취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 뒤에 <발원문>과 <축원문>을 모아 놓았으니 참조하시고
선택해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5. 기도와 자비행
자비를 행한다는 것은 마음의 문을 여는 것입니다.
이기적 자아의 성을 허물고 진리의 생명을 회복코자 나아가는 것입니다.
대개 무엇이든 얻으려 하면 먼저 주어야 합니다.
문을 열어야 햇빛도 시원한 바람도 들어오는 거와 같습니다.
기도하려면 먼저 자비한 마음이 되고 무엇인가 주려는 마음이 되고
성실한 자신에 돌아가 모든 사람에게 친절과 따뜻한 심정을 주어야 합니다.
우리를 둘러싼 온 세계는 적이 아니라 부처님의 공덕세계이며
자비의 손길이 뻗혀 있는 것입니다.
우주 구석구석에 부처님의 자비하신 복덕의 손이 미쳐 있습니다.
우리는 애착하고 집착함으로써 복덕의 창구를 닫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비하고 보시함으로써 우리가 얻고자 하는 소망의 문이
열려지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기도는 이 기초 위에 집을 세우는 것과 같습니다.
道文
혜산스님의 기도수행법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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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달빛
창가에 부서지는 달빛이
너무도 고와
한 가닥 오려서
그대에게 보내 드릴까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부치오리다
까만 밤 그대 오시는 길
어둡거든
등불 삼아
친구 삼아
밝히고 오소서
나뭇잎 사이로
반짝반짝
불빛이 세지면
임인가?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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