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29. 20:55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승진행 박원자 보살님이 오랜 세월 발품을 팔아 큰?스님 작은? 스님들을 참방하며
스님네들의 행자시절을 채록하여 엮은 세권의 책을 앞에 두고 읽노라니
아스라히 어렵고 곤고하던 시절에 발심을 하고 부처님 전에 출가하여
공부를 시작하던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어제도 다녀 가는 오십대 중반의 처사보고 처사님이나 내나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면
의식주에 참으로 어렵고 곤고하던 시절인지라 그 시절을 고해라 한다면
지금 우리 사는 삶은 극락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며 웃었습니다
콩 하나도 나누어 먹는다 하고 밤을 까다가 쪽밤이 나오면 나누어 먹게 하려
혼자 먹으면 쪽니가 난다고 어른들은 우리를 나눔의 삶으로 인도하셨지요
아마 나도 이가 고르지 못한것이 여럿인것을 보면
어려서 욕심내고 혼자서 몰래 먹은 과보일것입니다
미처 다 읽지는 못하였으나 세권 가운데 3권에 해당하는 책은
이전에 나왔던 책을 조금 보완하여 새로이 편집한 책이라 소개되어 있어 보니
오래전 서점에서 사서 읽으면서스님들 이야기도 좋고 쓰신 작가분의 글 솜씨가
한번 붙잡으면 놓지 못하게 하는 마력이 있다 여겨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아마 행자 시절의 하심과 공경의 마음 간직하고 무엇 하나라도 더 배우고 듣고 싶어
귀를 쫑긋 세우고 발심하여 공부하던 시절이 탄탄할수록 그 스님의 평생의 수행 일과가
충실하였을 것이니 좋은 스승을 만나고 좋은 도반을 만나며 좋은 불자들과 공부하고
좋은 도량을 인연지어 간경과 기도와 참선으로 일평생을 보내는 청복을 누리는 힘도
그 시절에 닦은 인욕과 정진의 결과일것입니다
법의 나이로 스물다섯해가 다 되는데 나는 나 스스로를 돌아다 보면 언제나 배움을 쫓아
가는 사람이요 늘 공부가 부족한 사람이어서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이끌어 주는 일은
영 아니다 싶으니 다시 출가 전의 행자부터 시작해 재출가의 발심을 일으켜야 할 모양입니다
하여 언제인가
스님 앞으로 출가를 하고 싶다 찾아온 청년을 완곡하게 사양해 훌륭한 큰스님께
보내드리기도 하고 며칠 후에 와서 공부의 길을 잡지 못해 헤매고 있기에 스님께 들러
도움을 받고 싶다 연락을 한 사미 스님에게도 강원을 가거나 선원을 가는등의 기본적인
이야기 외에는 해줄 말이 별로 없으니 그도 역시 부족한 소치입니다
절에 스님들 하는 말로 산에 곧고 쓸만한 나무는 모두 베어 나가고
못생긴 나무만 산을 지키는 것처럼 절에 스님네들도 잘난 스님들은 다 나가고
못난 스님네들이 남아 절을 지킨다는 말도 있는데
승진행 보살님이 찾아 다니며 행자 시절을 채록한 스님들은
누군가 날을 갈고 베러 오면 깊은 산 바위와 굴을 벗삼아 숨어 염불과 정진으로
스스로를 세속의 유혹으로부터 이겨낸 분들이시어서
인물로도 세상에 누구 못지 않게 잘나고 학덕이나 인품이나 정진력이나 포교의 원력이
모두 뛰어나고 올곧은 학승이요 선승들이시니그와 같은 훌륭한 스님들의
행자 시절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 속 잔잔한 감동을 느끼며
스스로를 돌아 보는 구감으로 삼아도 부족하지 않으리란 생각으로 일독을 권해 봅니다
출판사는 다할미디어이고
책의 제목은 "나의 행자 시절" 1.2.3이며
부제로 "출가 그 극적인 전환"이라 되어 있으니어른 스님들의 편안한 옛날 이야기를 들으시듯
보고 들으시며 즐겨 보소서
모 총림의 방장 스님께서는 그 총림의 살림을 맡아 할 스님으로
당신의 상좌를 마음에 두지 않으시고 어릴적 보았던 다른 노스님의 상좌를 찾아
전국을 다니신다 말을 들었는데 그 이유는
당신 총림에 행자가 한 사람 들어서 얼마나 사람이 야무지고 하심을 하여
웃 어른들을 공경하여 모시는지 다들 칭찬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당시에 방장으로 계시던 스님 앞으로 출가 인연을 맺도록 사중에서 이야기가 있자
이 행자님은 절에 과거에 주지로 사시면서 육이오등에도 피신을 가지 않고
도량을 수호하고 중창하신 노스님 한분이 계시는데
마땅하게 상좌가 없음을 생각하여 노스님 앞으로 시봉이 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내
스님의 상좌가 된 후에 노스님이 열반에 드시는 날까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효상좌의 역할을 하였다는데
훗날까지도 정진하고 부처님 시봉하며 대중들과 정진하는데 한점 흐트러짐 없이 하는 것을
눈여겨 보아 두었던 이제 방장이 되신 스님이 다음 우리 총림 살림은 그 스님이 맡아 해야
한다며 찾아 다니시고 젊은 스님은 대중에 숨으실 정도라니
그 마음 씀이 얼마나 간절하고 지극하였으면 그러하겠습니까
잘될 나무는 어릴적 떡잎부터 안다는 말처럼 그렇게 훌륭하게 절집의 장판때를 익히고
이제 불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있는 스님들과 괴퍅?스런 스님들 찾아 말씀 청하여
들으며좋은 책을 내느라 수고하신 승진행 보살님께 찬탄의 마음 담아 정례 올립니다
화엄 대예문의 승보 조문에는 선지식과 승보에 대해 이렇게 묘사합니다
선지식들은 나의 스승이고
선지식은 나의 안목이며
선지식은 나의 나루와 교량이고
선지식은 나의 지혜의 수레시네.
선지식을 말미암아 악취에 떨어 지지 않으며
선지식을 말미암아 선법이 증장되며
선지식을 말미암아 조도법을 갖추며
선지식을 말미암아 세간의 길을 여의네.
선지식의 가르침은 마치 큰 바다 같고
선지식의 가르침은 마치 봄의 햇빛과도 같으며
선지식의 가르침은 둥근 달빛 같으시며
선지식의 가르침은 보배로 된 섬과 같네.
법계가 다하고 허공계가 다하도록
시방 삼세에 제망의 그물처럼
중중하고 중중하며 중중하시고
다함없고 다함없어 사의하기 어려운
무리 가운데 존귀하신 승가야 대중들
다섯 가지 덕을 갖춘 스승들과
육화를 갖춘 도반들이
중생을 이롭게 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법을 널리 전하는 것이 집안의 업무라네.
분요한 티끌 세계 피하고,
늘 고요한 자리 찾아 머물며
털옷 얻어 몸 가리고,
토란 뜯어 배를 채우며
발우에 용을 항복 받고,
석장으로 싸우는 호랑이 뜯어 말리며
법의 등불 두루 밝히고
조사 인장 전할 것을 부촉하시네.
돈오 점오, 비증 지증,
일승 삼승, 동체 별체 등으로
자리이타 닦아 이루고 삼명을 증득하셨고
등지와 삼현과 사과 이룬 수행자들과
보살과 연각, 성문승들이 계셔서
색과 성이 본래 없으나 색과 성을 드러내고
대비로 몸 삼아서 여러 중생 이롭게 하시네.
부처님 법 만난 인연을 감사하는 믿음으로
팔정도의 길을 걸어 열반의 언덕을 향해 가는 불자들
무자년 새해에는 모두 모두 행복하시고
각자 하시는 정진에 장애 없으시기를 기도합니다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아미타불
|
'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 > 제불조사스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마음이 곧 부처다/혜인스님 (0) | 2009.11.03 |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 글 (0) | 2009.11.02 |
녹슨 삶을 두려워하라/법정스님 (0) | 2009.10.26 |
주머니 속 무량대복을 어디서 찾나/무비스님 (0) | 2009.10.23 |
사람마다 한권의 경전이 있으니.../ 법정스님 (0) | 2009.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