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8. 20:06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화엄경·보현행원품
[밝은 달]
무명의 구름 속에 본디 밝은 저 달을
못 보아 중생들은 길을 잃고 헤맨다
번뇌가 보리요 괴로움이 낙인 줄
깨-달아 끝없는 정진으로 이룩하자
아! 우리는 영원한 진리의 벗, 동지다...
- 조 지훈 작시, ‘대학교 불교 연합 학생회(大佛聯)’ 회가에서
추석날 기다리던 밝은달이 드디어 두둥실 떠 올랐습니다.
추석 달을 보기 위해 50 여분 전부터 저는 집앞 공원에 나와 하늘을 보며 달을 기다렸는데, 드디어 달이 뜬 것입니다.
달은 참 이상한(?) 존재입니다. 우선 달은 지구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위성입니다. 이렇게 큰 위성을 거느리는 태양계 행성은 없습니다. 다른 행성들은 모두 자기 크기의 몇십 분의 일도 안되는 위성을 거느리나, 지구만은 자신의 1/4에 육박하는 지름을 가진 달을 위성으로 거느리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버거운(?) 위성인 것입니다. 따라서 위성의 영향을 다른 행성보다 크게 받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그런 달 때문에 지구 상에 생명체가 나타나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즉 자기가 모시는(?) 행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달 덕분에 지구 상에는 조석의 간만 차이가 생기고, 이런 조석 간만 차이는 습지를 만들어 습지에서 원시 생명체들이 생기게 되었다는 것이 현대 과학이 추측하는, 지구 생명체 탄생의 시나리오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보면 달은 참으로 이상한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달이 없었으면 우리도 없었을지 모르니까요.
또한 달은 동서양 인류 문화의 많은 상상력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달로 인해 참으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풍부한 상상을 이룰 수 있었습니까. 그리하여 얼마나 많은 예술, 사상들이 인류를 풍요롭게 했습니까. 그리고 달은 특히 불교에서는 매우 중요한 존재가 되었으니, 달은 바로 우리 마음(心月)을 일겉는 상징적 존재가 되어 불교 수행자들은 늘 마음의 달을 찾기에 바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달이 좋았습니다. 달은 다 좋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했던 달은 보름달입니다. 보름달이 뜰 때면 저도 모르게 제 마음은 설레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하늘 높이 뜬 밝은달을 보면 제 마음은 끝없는 환희와 황홀로 가득찹니다. 어느 시인은 무지개만 보면 마음이 뛴다 하였지만, 저는 밝은달만 보면 사죽(?)을 못 씁니다. 밝은달을 보면 만사를 제치고 온 밤 내내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제 버릇이 되었을 정도입니다. 자면서도 달을 보고 달을 안고(?) 잘 지경입니다.
추석 전 어제 하루 종일, 그리고 낮까지 맑았던 하늘이 오후부터 점점 흐려지더니, 어쩌면 달을 못 볼지도 모른다는 일기예보도 나왔습니다. 그렇지만 달을 못 볼 정도로 날이 흐리진 않기에 일찌감치 넓은 공원에 나와 자리를 틀고 앉아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오늘 예정된 달 뜨는 시각은 오후 5 시 50 분경으로 알고 기다리는데, 6 시가 넘어도 달은 뜨지 않았습니다.
물론 예보 시각은 바다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기에 도시에서는 이보다는 늦은 법. 그런 생각을 하며 계속 하늘을 보는데, 아! 구름 낀 하늘 사이로 희미하게 추석 보름달이 보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마 하늘을 뚫어지라 보고 있지 않았다면 달 뜨는 것을 보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구름이 낮으막하게 깔려 있었으니까요. 희미하게 떠 오르던 달은 얼마 지나지 않아 마침내 구름을 뚫고 두둥실 그 밝은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었습니다. 저는 환호를 지르며 집에 연락을 했습니다. 달 떴다!고 말입니다.
왠일인지 올해 추석달은 저를 보고 웃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웃음 머금은 달은 한동안 구름 없이 밝게 떠 오르다 어느새 다가온 구름 사이로 점점 사리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더니 완전히 자취를 감춰버린 달. 아마 달이 뜬 줄 몰랐으면 지금 달이 없다고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저는 달이 뜬 것을 본(?) 사람! 그러니 달이 사라졌다고 달이 없다고 초조할 이유는 전혀 없는 것. 기다리면 또 다시 달이 뜰 터. 그런 생각으로 가만히 기다리니 달은 정말 다시 살며시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그렇게 때로는 구름에 가리워졌다, 때로는 구름을 벗어났다, 또 때로는 구름에 반쯤 가리운 채로 달은 조금씩 조금씩 어둠이 오는 하늘로 올라갑니다. 저는 그런 달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달을 가만히 바라보니, 조지훈 시인의 노래 그대로입니다. 우리는 얼마나 그동안 마음의 달을 보지 못하고 지냈습니까! 또 우리는 얼마나 많은 세월을 무명의 구름 속에 본디 밝은 저 달을 보지 못하고 지내왔습니까!. 구름이 있거나 없거나 본래 밝은 저 달을 말입니다. 그러니 번뇌가 바로 깨달음이요, 괴로움이 낙인 줄을 모르고 그렇게 번뇌를 번뇌로, 괴로움이 괴로움인 줄로만 알고 살아왔고 또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터. 정녕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구름에 가린 달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사라졌다 나타나듯, 그리고 구름에 가리워도 없는 것이 아니듯, 그래서 마침내 온 세상 밝게 비추듯, 마음의 밝은 달 역시 무명의 구름에 가리어 우리 마음을 비췄다 못 비췄다 하지만, 언젠가는 밝은 그 모습 우리 앞에 환히 나투어 우리 모두를 밝게 비출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총명은 둔한 연필만 못하다.
공부하는 고통은 잠시지만 배우지 못한 고통은 평생을 간다.
가르치고 배우는 것을 제일 먼저 하라.
가르치고 배우는 일을 인생의 근본으로 삼아라
항상 배우고 익히는데 힘을 쓰면 늙지 않는다.
하루라도 선한 일을 생각지않으면
모든 악한 것이 저절로 일어나느니라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라
편안할 때에 위태로워질 것을 생각하라
사나이가 평생의 뜻을 이루고자 한다면
육경을 부지런히 창 앞에 펴놓고 읽을 지어다.
청춘은 다시 오지 않고 하루에 새벽이 두번 오지 않는다.
때를 놓치지 말고 마땅히 힘을 써야만 하는 것이라
하늘 위에도 없고 하늘 아래도 없이 오직 나만이 존귀하다.
책을 읽음으로 만배의 이익이 생기는 도다.
책을 펴놓으면 스스로 즐겁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느니라
착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복을 주고
선하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은 하늘이 재앙을 주느니라
선한 것을 보거든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이 하고
악한 것을 보거든 끓은 물을 만지는 것 같이 하라
집을 부하게 하려고 좋은 밭을 사지마라
글 가운데 본시 천종의 곡식이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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