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7. 19:15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합니다만, 전번 주 5월 11일은 입양의 날이었습니다.
입양의 날은 2006년 5월 11일부터 처음 시작된 날입니다.
현대인들은 산업사회를 살아가면서 다양한 직업과 환경으로 가정은 어른이라는 구심점이 없이 핵가족화 되어가고 있고, 사람들에게는 개인주의가 확산되고, 경기침체로 생활 경제가 팍팍해지면서 가족이 해체되는 현상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혼자 사는 1인 가족이 317만 가구(2005년 기준)를 넘어 섰고, 다섯 집 당 한 집 꼴로 독신가구라고 하는데, 하루 평균 320여 쌍의 부부가 갈라서고, 연간 2만여 명이 넘는 기러기 아빠가 생겨나고 있다고 합니다.
거기다, 이혼이 급증하면서 아빠 혼자 아이를 키우는 이른바 싱글대디 가정이 전국적으로 28만 가구가 된다고 합니다.
도대체 이러한 사회적인 현상이 어디에 있을까요.
소위 사회지도층들이라는 분들이나, 여러 종교지도자들이 좋은 말씀은 수시로 하고들 계시고 이렇게 우리절에도 일요 가족법회를 보기위해 오셨듯이, 오늘도 일요예배를 보고자 유명교회에는 인산인해로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을 것이고, 밤이면 시뻘건 십자가들이 하늘을 찌를 듯이 한집 건너에 한 곳씩, 어떤 빌딩에는 교회간판이 두세 개씩 걸려있고 눈여겨보면 사찰의 포교원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건만, 우리 사는 세상은 어찌 이리 흉악해지고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혼은 급증하고 기러기 아빠니, 독신자 아파트니 원룸이니 하는 말들이 이리도 많이 생겨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전번 주 법회 때 제가 읽어드렸던 글이 새삼 떠오릅니다.
“옛날에는 없이도 살았는데, 집 없이도 살았고, 돈 없이도 살았으며, 자존심 없이도 살았고, 명예 없이도 살았지요.다 없어도 본전인데, 무슨 걱정들이 있을까요.” 하는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남과 자기를, 이웃집과 자기네를 견주어가며 상대적인 분별심으로 미래의 만족을 위해 현재의 불만족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한번쯤 생각해 봐야한다고 말씀드렸었습니다.
남의 주머니에 천만금보다도 내 주머니의 김밥 한줄 사먹을 돈이 더 소중한 것에 그것만으로도 하루를 만족해한다면 우리는 항상 행복할 수가 있을 것이건만, 거기서 그 행복한 마음에서 내일을 즐겁게 맞이하면서 살아갈 수만 있다면 우리는 항상 매일 즐겁고 감사하고 가족 간에 서로의 존재가치를 누리고 살아갈 것이건만, 미래의 행복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는게 지나쳐 가족간에 대화는 점점 없어지고 각자의 삶에 바쁘다는 핑계로 현재의 불행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 아닌지, 미래의 낙원을 위한다고 여가도 없이 일에 급급해 현재의 삶을 지옥으로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미래의 뜬구름을 위해 현재의 소중한 삶을 희생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깊이 통찰 해보는 가족 간에 대화의 시간들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자신과 가정에 대한 깊은 통찰이 일어나 작은 것에도, 만족할 줄 알고 감사할 줄 알게 된다면 자신과 자기의 가정이 그래도 세상에서 가장 풍요로운 곳이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고 세상에서 자기 남편과 아내와 자식들이 가장 귀하고, 가장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을 뒤에 모시고 이런 말하기가 그렇습니다만,
부부와 자식은 원수끼리 만난다고들 말들을 합니다.
그런데 그 말을 곰곰 새겨보시면 참 타당한 느낌이 들 것입니다.
지난 18일에 수원의 한 고등학교에서 같은 노숙자들에게 집단으로 매를 맞고 죽은지 5일 만에 발견된 가출소녀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아 행려자처리로 화장을 하게 된다는 뉴스를 말입니다.
우리의 현실에서는 그런 부모와 그런 가정에 태어나게 된 그 박복함을 굳이 전생을 들먹일 필요 없이 지금 우리들이 살아가는 우리집 담장너머에 이웃들의 가정이 해체되어가며 생겨나고 있는 사회의 천태만상의 한 단면들일 것입니다.
사람중생은 대부분 스스로의 무지와 교만으로 온갖 불행과 번뇌를 만들어 그 안에서 스스로의 마음에 불을 질러 애간장을 태우고들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다겁생래에 맺어진 원결과 악연의 고리를 풀기 위해서라도 간절하게 이참 사참의 기도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모쪼록 일주일의 시간을 보내며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지어온 온갖 업들을 일요일 하루 한나절 동안 부처님을 뵙고 자신과 더불어 가족 모두에게 닥쳐오는 행, 불행들을 행복은 더욱 커지고 불행은 작아지고 소멸되도록 지극하게 기도하는 이 한나절이야말로 잠깐의 수고로움으로 가족 개개인들이 살아생전에 닥쳐올 지옥고를 벗어나도록 해주는 참으로 지혜로운 수행방편이자 참회와 발원의 시간들인 것입니다.
모두들 오늘의 이차인연공덕으로 모든 죄업들이 가벼워지시고 업장은 녹아내려 동성불하시기를 축원드립니다.
성불하십시오.
|
'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 > 불교교리·용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활속의 불교 이렇게 집전한다 <제사> (0) | 2009.12.08 |
---|---|
포용하면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난다 (0) | 2009.12.07 |
지혜롭게 살아가는 자자와 포살의 행 (0) | 2009.12.04 |
불안하고 즐겁지 않은 삶에 대한 고타마의 접근법 (0) | 2009.12.03 |
사십구재 시식에 관해서... (0) | 2009.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