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음보살 이야기/공양간에 들어 밥짓고 빨래하니 뭇사람이 놀라다

2009. 12. 23. 23:32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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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음보살 이야기/

    새들이 우짖고 꽃들이 만발한 봄이었다. 백작선사로 가는 데 더없이 좋은 봄날 길이었다. 묘선 공주는 상큼한 공기를 마시며 쉬지 않고 걸었다 "오 리 길 번개처럼 지나고 십 리 길 구름같이 흘렀구나 산에 올라 날 저물면 쉬어 가고 다리에 지친 몸
    기대어 숨 돌리며 긴 여정 어느새 여주땅에 이르렀네 버드나무 우거진 성 안 경치 구경 않고 공주 일심으로 길만 걷네 공주 맞이하는 여주의 비구니들
    저마다 그녀의 도심(道心) 찬탄하네 한 나라 국왕의 셋째 딸 수행 발원하고 여주에 온다네 백작선사 바로 눈 앞이라 공주 허리 굽히고 산문에 들어서네 종고루(鍾鼓樓) 에서 종과 북 울리니 종소리 북소리 하늘에 퍼지네 공주 걸음을 이끌어 성전에 들어서니 향불 올리고 삼존을 예찬하네 먼저 부처님께 경건히 절 올리고 그 다음 오백 비구니에게 절 드리니 공주 실로 범속한 인간이 아니라고 비구니들 경탄해 마지않네 예향 예불 모르는 것 없고 몸가짐 또한 지나침이 없으니 성인 현자 이 땅에 환생하였는가.산문의 승려보다 훨신 낫구나. 나무 관세음보살" 묘선은 절에 들어와 향을 피워 참배한 후,곧 물러나와 여러 비구니에게 인사를 하였다,한 비구니가 묘선을 주지 스님에게 안내하였다 인사를 올리고 난 다음 차를 마시고 나자마자 주지가 묘선에게 말 하였다 "그대는 나라의 금지옥엽이오.이 거친 산에는 서민 여인들이 비구니로 있는지라 숙식을 함께 하자면 불편한 점이 많을 것 입니다." 묘선이 공손하게 말 하였다. "도를 배우는 것은 마음을 닦자는 것인데 어찌 귀천을 가리고 불편을 따지 겠습니까." 그러자 주지가 왕궁으로 돌려보내라는 국왕의 밀지를 생각하며 왕궁과 절 생활을 비교하여 말 하였다. "그대는 성진(星辰)이 어지러워진 까닭에 마음이 말을 듣지 않아 부왕의 명을 거역하게 된 것이오.출가 한다는 명분으로 절에 와서는 절의 허물을 들춰내어 부처님을 비방하고 불법을 헐뜯는 게 바로 악인들이오. 궁중에서 부마를 삼는다면 부귀영화는 그대로 보장될 것이고 청춘도 헛되이 보내지 않을 것이며.만사도 뜻대로 마음대로 될 터. 이런 좋은 일이 어디 있겠소 노승이 있는 이곳에서는 헌 누더기를 걸치고.멀건 죽을 먹기 일쑤이고. 게다가 적적하고 쓸쓸하기 짝이 없는데 무얼 하러 이런 곳으로 온다 말이오." 묘선이 차분하게 대답하였다 "죽을 먹어도 마음이 깨끗하고.적막하고 쓸쓸해도 마음이 고요하지요 이 절 이야기는 오래전에 들었는데 오백분의 비구니들 모두 관리나 부잣집 딸들이고. 지혜롭고 총명하여 인과응보의 도리를 알고 행동 또 한 가볍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 오백 분의 비구니들이 모두 나이 어린 처자들인데 만약 그녀들을 모두 환속시키어 시집가게 할 수 있다면 저도 왕궁으로 돌아 가겠습니다." 백작선사 주지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말 하였다 "그대의 식견은 하늘의 도리에 어긋나는 것이외다. 공주 한 사람 때문에 우리 절 오백 명의 비구니가 그대와 함께 고통을 당해야 하다니 기가 막히오.노승은 이 절에 들어온지 서른 해가 더 되었건만 지금까지 이 산문에 재화가 떨어진 걸 보지 못했소이다. 그대 공주와 부왕 간의 갈등이 우리 산문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인지 답답한 일이오." 묘선이 소리 없이 웃으며 대답하였다 "모름지기 스님은 크게 화합하고두루 덕(德)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를 출가인의 도라 하였습니다.그런데 주지스님은 지혜가 얕아 견해를 옳게 가지지 못하였고. 몸은 비록 출가하였다 하지만 마음은 도를 깨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옛 성인들 가운데는 제 몸을 주린 호랑이에게 먹이로 준 이도 있고 제 살점을 베어내어 날짐승에게 먹인 이도 있음을 어찌 모르고 계십니까. 그리고 제 몸을 태워 전신을 바친 이도 있지요 그들은 심신을 바쳐 더없는 깨달음을 얻은 것 입니다 스님은 몸과 마음을 아끼고 탐욕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데 이러고서야 어찌 수행하여 도를 깨칠 수 있겠습니까. 자신을 버리고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야 말로 승려 본연의 도리요 자신을 위하고 남을 해치는 것은 부처님을 따르는 제자의 예의가 아니지요 지금 당장 절을 불사르려고 오지도 않았는데 지레 짐작하고 당황하여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으니 스님은 실로 도를 이루려는 마음이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주지는 한숨을 쉬며 혼잣말로 말 하였다 "야단 났구나.야단났어.하늘의 재앙이 떨어지려 하는구나 허공이 반드시 반응을 보일 터인즉 이 일을 어찌하나 ." 그러더니 법당으로 나아가 스님들과 대책을 의논 하였다 그런 뒤에 다시 묘선 공주를 불러 말하였다 "출가하면 한가하고 자유롭다고 생각하지 마소. 노승의 절에서는 귀천을 가리지 않소이다. 이곳으로 출가한 이상 노승이 시키는대로 따라야 합니다. 먼저 공양간에서 일해보고 견딜 수 있다면 여기 머물도록 하시오 부지런히 서둘러 물 긷고 밥 짓고 반찬 만들고 그릇과 가마솥을 닦으시오 또한 차 따르고 과일 챙기고 향 피우고 물 갈아주고 . 처소 청소하고 꽃 꽂고 종 치고 북도 울려야 하오 이 모든 일들을 그대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데 잘못하다가는 회초리 맞고 절에서 좇겨나게 됩니다.이런 일을 사전에 미리 말씀 드리는 것이니 잘 판단 하기 바라오." 묘선은 주지의 명을 다 받아 들였다, "이 모든 일을 달갑게 하렵니다." 주지가 나가고 난 뒤.묘선 공주는 곧 커다란 공양간으로 들어갔다 주지의 말대로 큰 일 작은 일 할 것 없이 공양간의 일이 모두 그녀에게 맡겨졌다. 다음날도 마찬가지였다.묘선 공주는 하루 종일 허리를 펼 사이도 없을 정도로 일을 계속 하였다. 그러니 그녀의 몸은 곧 초췌해졌고.입술은 어느새 마르고 부르텄다 그래도 묘선 공주는 조금도 원망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즐겁게 일을 하였다 힘들 때마다 그녀는 하늘에 기도를 하였다 "소녀에게 법력을 주십시오.이 몸 다하여 여러 스님들 을 섬기리라. 만일 불과(佛果)를 얻어 보리를 이루면 하늘의 은혜 잊지 않으리라." 묘선 공주는 비록 공양간에 몸을 두었지만 보리심은 더욱 굳세어졌다 부엌의 신인 조왕신이 묘선 공주의 보리심에 감동하여 옥황상제에게 공주의 사정을 아뢰었다.조왕신의 보고를 받은 옥황상제는 크게 기뻐하며 속히 백작선사로 자신의 권속들을 보내었다 그들에게 공주의 일을 나누어 맡도록 하였다 동해의 용을 시켜 공양간 옆에 우물을 파게 하였다 산짐승들에게는 숲 속에서 땔나무를 물어 오게 하였고. 날짐승들에게는 반찬거리를 물어 오게 하였다 공양간의 일들을 천신(天神)과 지신(地神)들이 도와주니 묘선은 유유자적하였고.이에 절의 비구니들은 몹시 놀랐다. 그들은 잘못하다가는 자신들에게 무슨 해가 오지 않을까 싶어 급히 왕궁으로 노승 세 명을 보내어 이 일을 알리게 하였다 (계속) - 불기 2553(2009)년 10월 조계종 원로의원(경주 기림사 서장암) 동춘 합장() - 이 책은 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원이신 동춘스님의 원력에 의해 제작,배포하는 법보시입니다 울~도반님들 마음 공부 하시는데 도움이 되셨으며 하는 바램으로 회원 전체 멜을 보냅니다 성불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