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27. 20:24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광현스님 08년 10월05일 법문
반갑습니다.
벌써 10월 첫 주입니다.
지난 2일 새벽에 자택에서 목을 매 자살한 최 진실 씨에 대한 세간의 온갖 말들이 무성했습니다만, 결국 나이 40에 한 인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횡단보도를 건너던 사람이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한 교통사고를 당할 수도 있는 것이고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은 말할 것도 없고 전국 곳곳의 병원에서 불치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으면서도 기를 쓰고 살아보고자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라크나 팔레스타인에서는 아무런 죄도 없이 강대국들의 힘의 논리에 의해서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참 불공평한 세상입니다.
절대적인 전능한 하나님이 계시다면 그 하나님이라는 신은 참 나쁜 신입니다.
두 아이의 엄마로 이혼 후에 우울증에 시달려온 한 여자에게 그토록 의지할 힘이 되어주지 못하고선 자살로 마무리된 인생에 믿음이 약해서였다는 말로 합리화 시켜서는 안 될 것입니다.
어제 오후에 이천에서 두 분 보살님들의 예고 없는 방문으로 잠시 다담을 나누던 중에 제게 좀 봐달라고 하길래 보살님은 밥술도 넉넉하고 살만 하신데 어딜 봐 달라고 하시냐고, 차 마시면서 서로 마주보는데 볼게 뭐 있냐고 했더니 애들 아빠 때문에 너무나 마음 상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남편한테 이리도 잘 해주는데 남편이 쬐끔만, 십 분지 일만 해줘도 맘 상하지 않을 건데 그걸 못해준다고 속상한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뭔가를 해보겠다고 하는데 자기 생각엔 아닌 것만 같고 잘못될 것만 같아 말을 해도 도무지 화만 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해드리길, 보살님이 과거 생에 지금의 남편에게 엄청 힘들게 했기에 한을 품고 금생에 부부 인연으로 와서 그리도 앙갚음을 하나보다고 여기시고 힘들게 할 때 마다 나는 당신에게 얼마나 잘해주는데 당신은 나에게 왜 이렇게 밖에 못해? 하는 보상심리를 버리시고 속상할 때 마다 그저 빚 갚는다는 마음으로 마음을 가볍게 갖는 게 정신건강에도 좋고 삶이 편안해지실거라고 해드렸더니 여기서 스님 말씀을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이게 맞다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집안에 돌아가면 그게 잘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자주로 절에 오시고 법회에도 참석하셔서 법문을 들으시면서 눈이 열리고 귀가 열리면 마음도 따라서 열리게 되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여러분, 가졌다는 것은 편리할 뿐이지 행복은 아닙니다. 하지만, 못 가진 것은 불편함이 지나치면 불행까지 가게 됩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가진 게 없어 먼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을 지갑이 두툼하다면 버스 탈걸 택시 타고 택시탈걸 자가용 타는 것이 가진 것의 효용가치일 것입니다만, 그러나 행복까지는 함께 못갑니다.
반대로 가진 게 없다면 자가용은 못 타더라도 택시는 타야하는데 버스 마저도 못타고 가게 될 때, 혼자 몸이라면 그나마 혼자서 겪고 말 일이지만, 딸린 식구라도 있다면 불편도 하루 이틀이지 성인군자 가족이 아닌 한에는 지옥은 그때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부처님 법이 그래서 수승한 것입니다.
비구(比丘: Bhikkhu)라는 수행자는 걸사(乞士)라 이것은 빌어먹는 선비라는 유교적인 표현이 있습니다만, 불교에서 말하는 걸사는 항상 탁발을 하며 중생들이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느껴 위로는 법을 빌어 지혜의 목숨을 돕고, 아래로는 중생들에게 탁발로 밥을 빌어 몸을 기른다는 뜻입니다.
또, 비구를 포마(怖魔)라고도 하는데 응당 비구는 온갖 수행을 다 마쳐 마왕과 마군들을 두렵게 한다는 뜻도 있습니다.
또, 파악(破惡)으로도 불리는데 계정혜 삼학을 잘 닦아서 견혹(見惑)과 사혹(思惑)을 끊고 남들도 끊어준다는 뜻도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비구라는 의미 속에는 자신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온갖 내면의 욕구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지혜로운 방편이 들어 있는 것입니다.
가졌던 못 가졌던 있고 없음의 차이일 뿐인 것이지 행불행은 아닌데도 우리는 있고 없음으로 인해 서로 사랑한다고 해놓고도 사니 못사니 해대다 이혼해버리고 안 입고, 안 먹고 아껴가며 뒷바라지 했던 자식들에게 늙어서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게 되는 21세기의 혼탁한 물질만능의 사회가 잘못됐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이러한 자기 내면에서 일어나는 욕구로부터 자유롭지를 못하고 가까운 이웃이나 친구나 친척이나 형제간에 상대적인 있고 없음의 비교가치로 인해 스스로 만들어낸 갈등과 번뇌로부터 벗어나질 못하기 때문에 젊은 연예인들의 자살이 유행처럼 번지고 인터넷 사이트에서 동반자살 사이트란 요상한 만남까지도 생겨나는 것입니다.
급박하게 변질되어 가는 이러한 물질 사회에서 뒤따르지 못하는 정신가치를 종교는 다르다 해도 모든 종교가 심어주어야 하고 우리 불자들은 자녀들이 올바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팔정도라는 여덟 가지의 지혜를 자녀들의 마음속에 심어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전법륜경을 보게 되면 부처님께서 대각을 이루신 후, 맨 처음 법을 전하셨던 사자후가 고집멸도(苦集滅道)라는 성스러운 네 가지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중생들의 괴로워하는 괴로움에 대한 말씀, 괴로움의 원인에 대한 말씀, 그 고통을 없애는 것에 관한 말씀, 괴로움을 소멸시키는 수행에 관한 지혜의 가르침들이었습니다.
중생들이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면 괴로움의 원인과 괴로움의 원인이 되는 조건들인 인(因)과 연(緣)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그 원인과 조건들을 소멸시켜야 할 것입니다.
그 반대로 행복을 가져오는 원인과 조건들의 인과 연을 알아내서 행복을 가져다주는 인과 연을 스스로 실천한다면 우리는 괴로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행위로부터 벗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맨 처음 설법하시면서 즐거움과 고행의 두 극단을 여읜 중도의 수행법을 말씀 하셨는데 신성한 여덟 가지의 바른 길이라는 뜻의 팔정도가 그 핵심인 것입니다.
첫째는 세상과 현상을 바로 보고 유와 무라는 분별의 편견을 벗어버리고 올바른 견해나 사상으로 좌우를 다 감싸 안을 수 있는 폭 넓은 마음세계를 갖도록 해주는 정견(正見)을 말합니다.
둘째: 정사(正思) 정지(正志)라고도 하는데 매사에 생각을 바르게 갖는 것을 정사유(正思惟)라고 합니다.
셋째: 정어(正語)라 천수경에 나오는 구업의 네 가지를 경계하는 것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넷째: 정업(正業)으로 살생과 투도(偸盜), 사음(邪淫)등의 부정한 행위를 하지 않고 올바른 신업의 행을 바르게 하는 것으로, 정사유 뒤에 생기는 신체적 바른 행위를 말합니다.
다섯째: 정명(正命)은 바른 직업과 규칙적인 생활에 의한 바른 생활방법을 말합니다.
여섯째: 정정진(正精進), 정방편(正方便)이라하는 중도에 그만두는 포기가 아니라 끈기와 용기를 가지고 끝까지 노력하는 것으로, 이런 노력은 선을 증대시키고 악을 제거하게 해주는 선근선업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철야로 자비참법을 완주하시는 용맹정진수행이나, 천일기도를 끝까지 밀어붙여 성취하신 고보살님의 기도 원력이 이에 해당된다 할 것입니다.
일곱째: 정념(正念)으로 언제나 정견이라는 바른 목표와 바른 의식, 바른 생각을 잊어버리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여덟째는 정정(正定)이라 해서 바른 선정(禪定)의 생활을 말하는데 칠불통계에서 말하는 자정기심과 같은 것입니다. 자기 마음을 스스로 잘 살펴 마음 안에서 일어나고 생겨나는 온갖 욕구를 알아차려 조절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 모든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던 최진실이라는 여배우도 일찌감치 부처님 법과 인연을 지어 이러한 네 가지의 괴로운 고통의 원인과 그 원인의 치료법이 되는 여덟 가지의 지혜를 귀동냥이라도 했더라면 안타까운 극단적인 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누구라도 그렇게 되겠지만, 겉으로 보기에 그리도 화려하게만 보였다던 유명배우가 40의 나이에 겨우 2시간 만에 한 줌 재로 변해져 버린 중생살이에 화무십일홍이라는 속담이 떠오릅니다. 화무십일홍만이 아니라 권불십년도 있습니다.
사십이장경 제 24장에서 세간에서 이름과 명예를 구하는 일들이 얼마나 부질없는 헛된 일인가를 부처님께서는 욕망의 끝이라 해서 말씀하십니다.
짐승은 배만 채우면 만족하지만, 사람은 이익과 더불어 명예까지 취하려들면서 괴로움을 스스로 만들어 나간다는 뜻입니다.
“사람은 욕망을 따라 이름과 명예를 구하지만 이름이 드러날때는 이미 몸은 죽고 만다. 세상에서 이름과 명예만을 탐하고 도를 배우지 않는다면 헛되이 몸만 피로하게 될 뿐이듯, 마치 향을 태우면 처음에는 향내를 맡고 좋아하지만 향이 다 타고 나면 위태로운 불씨만 남아 있는 것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대기설법(對機說法)이라, 부처님께서는 설법을 하실 때, 상대방의 수준과 근기에 따라 설법의 방법과 내용을 달리하셨던 근기설법인지라, 정견에 대해 말씀하실 때에도 재가자에게 대한 정견과 출가자에게 대한 정견의 설명이 달랐다고 합니다.
재가자에게 있어 정견이란 선함과 악함이라는 인과(因果)도리를 바르게 이해하고 삶의 윤리규범으로 받아들이도록 하셨던 것입니다.
인과를 부정하는 것은 도덕과 윤리를 부정하는 삿된 사견(邪見)이 되어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범죄와 비윤리적 행동을 하고도 스스로를 합리화하게 되기 때문인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단군상이나 불상에 못된 짓을 하는 이교도들의 행위가 될 것입니다.
인기라는 뜬 구름위에 살다가 추락하게 되면 자기 내면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어쩌지 못해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인기인들이 돈과 결부됐다는 헛된 명예로 인해 우울증으로 시달리는 연예인들이 부지기수라고 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수승한 부처님 법과 인연이 되어 자기를 스스로 다스리고 조절하는 팔정도의 지혜를 배웠더라면 하는 생각이 드는 오늘입니다.
화려한 인생의 연예인이어서가 아니라 두 아이의 엄마인 한 여자의 40살을 갓 넘긴 인생이 겨우 두 시간 만에 한 줌 재로 변해져버리는 것이 우리 중생들의 삶입니다.
성불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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